[방송·연예] 눈 뜨면 유재석·강호동 ‘2인 천하’는 계속된다
  • 안성모 (asm@sisapress.com)
  • 승인 2010.10.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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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어 나란히 1, 2위…격차는 많이 좁혀져

 

스타 MC들이 연예계를 점령했다. 전통적으로 연예계를 주도해 온 지상파 방송에서 ‘예능 전성시대’가 계속되면서, 메인 MC들의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KBS·MBC·SBS 방송 3사 어느 한 곳 다를 바가 없다. 간판으로 내건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누구를 기용하느냐에 따라 방송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재석·강호동 ‘쌍두마차’가 올해에도 방송·연예 부문 차세대 리더 1,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조사 결과와 비교할 때 다소 변화가 있다면 두 MC의 격차가 좁혀졌다는 점이다. 실제 방송 활동에서도 최근 유재석이 다소 주춤하는 사이 강호동이 입지를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유재석은 ‘국민 MC’로서 여전히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현재 MBC <무한도전> <놀러와>, KBS2 <해피 투게더 3>,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등 방송 3사 예능 프로그램을 골고루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패밀리가 떴다>의 후속작으로 SBS가 야심차게 내놓은 <런닝맨>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어 유재석의 체면이 구겨졌다. 다른 프로그램의 경우 여전히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지만, 진행을 맡은 지가 오래되었다는 점이 부담으로 남는다.

강호동은 덩치만큼 요지부동이다. 강호동은 현재 MBC <황금어장-무릎 팍 도사>,KBS 2TV <해피 선데이-1박2일>,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강심장> 등에서 메인 MC로 활약하고 있다. 이 중에서 <1박2일>
은 일요일 저녁 최고의 시청률을 굳건하게 지키고 있고, 지난해 첫선을 보인 <강심장>도 1년여 만에 자리를 잡았다. 

소속사 문제에서도 한솥밥을 먹던 유재석과 강호동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재석은 스톰이앤에프(구 디초콜릿이앤티에프)와 최근 결별을 선언했다. 채권단의 가압류로 인해 한동안 출연료까지 받지 못하자 결국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유재석은 이 과정에서 적잖게 마음고생을 했다.

유재석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온다. 계약금만 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져 새로운 소속사와 전속 계약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각에서는 동료 연예인들과 함께 직접 매니지먼트사를 설립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 경우 소속사 없이 활동 중인 노홍철·정형돈 등 <무한도전> 멤버들이 합류할 수도 있다. 1인 기업 형태로 독자 활동에 나설 수도 있다.

반면 강호동은 일단 현 소속사에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 지분 참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섣불리 계약 해지에 나서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강호동 역시 소속사 내에서의 관계가 정리되면 새로운 소속사를 찾기보다는 매니지먼트사를 설립하거나 1인 기업을 차릴 가능성이 크다. 상황에 따라 MC 경쟁을 펼쳐온 두 스타가 브라운관 밖에서 경영 대결을 펼칠 수도 있게 되었다.

김제동·이수근·이승기, ‘차세대 MC’로 주목

유재석·강호동을 위협하는 차세대 MC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김제동이 5위를 차지해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데뷔 4년 만에 연예대상을 수상한 김제동은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에서 사회를 맡았던 그가 방송 프로그램에서 잇따라 하차하자 ‘정치 외압설’이 일기도 했다. 오는 11월 초 SBS 새 토크쇼 <밤이면 밤마다> MC로 컴백할 예정이다.

<1박2일>에서 맹활약 중인 이수근과 이승기는 나란히 공동 6위에 올랐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고음불가’로 인기를 얻은 이수근은 리얼 버라이어티 <1박2일>에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절정의 예능감을 선보이고 있다. 이승기는 MC는 물론 가수와 연기자로서도 ‘차세대 황제’로 자리 잡았다. 흥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강심장>에 이어 SBS 수목드라마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도 인기를 끌었다.

MC 이외 영역에서는 비(정지훈)와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공동 3위에 올랐다. 지난 2007년 JYP와 결별한 비는 가수 겸 배우로서 ‘월드 스타’에 등극했다. 이듬해인 2008년 차세대 리더 조사에서 1위에 오르는 영광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자신의 소속사이자 주주로 있던 제이튠엔터테인먼트의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하면서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해외 활동에 전념했던 그는 최근 KBS 2TV 수목드라마 <도망자 플랜 B(Plan.B)>로 오랜만에 방송에 복귀했다.

 
비가 나갔지만 JYP에는 여전히 인기 아이돌 스타가 즐비하다. 남성 아이돌 그룹 ‘2PM’을 비롯해 한동안 미국에서 활약한 걸그룹 ‘원더걸스’ 등이 소속되어 있다. JYP와 함께 국내 가수 기획사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도 공동 6위에 올랐다. 세븐을 비롯해 남성 그룹 ‘빅뱅’, 4인조 걸그룹 ‘2NE1’ 등이 YG 소속이다. YG는 연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지난 9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조 한류 스타인 배용준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08년 비와 박진영 대표에 이어 공동 3위를 차지한 그는, 지난해에도 유재석·강호동에 이어 3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2007년 MBC 수목드라마 <태왕사신기>
이후 활동이 뜸해진 지 몇 해가 지나자 순위도 내려앉았다. 일본 팬들에게는 영원한 ‘욘사마’로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국내 연예계를 이끌 차세대 리더로서는 점점 자리를 잃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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