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_2. 젊게 사는 법]‘만점 건강’에 이르는 걷기 좋은 길
  • 김성환I연세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
  • 승인 2010.10.1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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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에 편한 길/ 올레길, 둘레길처럼 걷기 좋은 길도 많지만 걷기에 힘든, 무리를 주는 길도 있다. 그리고 무리해서 걸으면 안 되는 사람도 있다.

 

ⓒ시사저널자료

같은 코스를 반복적으로 걷다 보면 쉽게 지루해진다. 최근에는 올레길과 둘레길처럼 자연 경관을 즐기며 상쾌하게 운동할 수 있는 코스도 소개되고 있어 걷기의 지루함을 덜 수 있다. 그러나 준비하지 않은 섣부른 걷기는 자칫 무릎이나 발목 관절에 무리를 주고 오히려 부상이나 증상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서서히 강도와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기 시작하는 40~50대 이후에는 발바닥을 포함한 발목, 무릎관절들의 자연적인 충격 완화 기능이 줄어든다. 특히 여성들에게는 골밀도가 감소하기 시작하므로 지면으로부터의 충격이 큰 딱딱한 아스팔트나 시멘트길보다는 부드러운 흙길이나 풀로 이루어진 길이 좋다.

울퉁불퉁한 길을 충분한 경험이나 밸런스 운동 없이 무작정 걷는 것은 발목 인대 등의 손상 위험이 증가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모래 위를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래 위를 걸을 경우 아스팔트길을 걷는 것보다 약 2.5배의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동일한 거리를 평지로 걷는 것보다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걷는 것이 경사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약 2.5배 이상의 운동량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

경사진 길을 걷는 것으로 꼽자면 대표적인 것이 산행 이다. 최근 등산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많은 사람이 등산을 즐긴다. 산행을 통해 우리는 줄곧 걷게 된다. 하지만 산행을 할 때에는 평지와 달리 몇 가지 주의해야 될 점이 있다. 우선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산행이나 운동을 가능하면 하지 말아야 될 사람은, 치료하지 않았거나 치료 중인 중증 고혈압과 중증의 대동맥판 협착증, 심한 대동맥하 협착증, 심실상성 부정맥, 심실 동맥류 등의 심장질환자들이다. 또 당뇨와 갑상선질환 등 조절이 안 되는 대사질환, 전해질 이상자, 만성 또는 재발성 감염 환자(말라리아·간염 등), 운동에 의해 심해지는 신경 근육, 근골격계 또는 류마티스질환자는 등산을 피하고 가벼운 체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식 환자가 야외에서 산행이나 운동을 할 때는 미리 기관지 확장제를 투여하는 등 예방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발작 등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3백㎎/㎗ 이상이면 등산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인슐린 치료를 받고 있는 당뇨병 환자는 등산으로 인한 저혈당을 조심해야 된다. 칼륨을 배설하는 이뇨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혈중 칼륨 농도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되며, 진정제나 항히스타민제 등 항콜린성 약품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발한 기능이 억제되어 쉽게 체온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휴식과 수분을 섭취해야 된다.

그 밖에도‘허리가 아프다’‘무릎이 아프다’‘등이 아프다’등의 증상이 있을 때에는 산을 타는 것을 자제해야 된다. 이런 증상이 마음에 걸리는 사람은 산을 오르기 전에 걷기 운동을 해도 괜찮은지 전문의와 의논하고 의학적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감기 기운이 있거나 숙취, 수면 부족 등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닐 경우에도 무리하지 말고 쉬는 것이 우선이다. 즐겁고 쾌적한 상태에서 걸어야 운동의 효과가 극대화된다.

▲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이 있으면 전문의와 상담한 후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세세브란스병원

그리고 걷기 전 준비 운동과 스트레칭을 꼭 해야 된다. 걷기 운동은‘보통 걷는다’라는 것이 아니라‘건강을 위해 걷는 것’‘운동을 위해 걷는 것’이기 때문에 운동에 앞서 준비가 필요하다. 그것이 준비 운동과 스트레칭이다. 온도뿐 아니라 바람, 습도 등 종합적인 환경 요건의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기온이 섭씨 27~29℃ 이상, 상대 습도 70% 이상에서 30분 이상 걷는 것은 신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심장병 환자는 이럴 경우 운동을 피해야 한다. 그래서 여름철에는 이른 아침이나 저녁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겨울철에는 가급적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바람을 등지고, 열과 체액 손실을 적게 하기 위해 입보다는 코로 숨을 쉬는 것이 좋다. 혈액 순환을 위해 발가락과 무릎을 움직이고,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간식을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좋다. 탈수증을 피하기 위해 물을 마시는 것은 좋지만 알코올이나 아이스 음료는 피해야 한다. 저체온증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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