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_2. 젊게 사는 법] 준비 없이 나서면 오히려‘독’걷는다고 다‘운동’은 아니다
  • 최윤락 I연세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
  • 승인 2010.10.1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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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주의 사항

평소에 잘 걷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지나치게 걸으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걷기도 다른 운동처럼 처음에는 천천히 시작해야 한다. 특히 추운 겨울에 외출을 하면 몸이 움츠러든다. 이런 상태에서 갑자기 운동 강도를 높이면 심혈관계는 물론 척추나 관절 등 뼈에도 무리를 줄 수 있다. 그러므로 걷기 전에 가벼운 스트레칭 운동을 하고, 천천히 걷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걷기 태도는 서서히 체온을 올리면서 몸이 풀리게 해 운동으로 인한 손상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시사저널자료

걸을 때 보폭은 좁게 해야 한다. 또 걷는 속도를 너무 빠르지 않게 하는 것도 유의할 점이다. 운동량을 늘리기 위해 넓은 보폭으로 빠르게 걷다 보면 자칫 넘어지면서 근육과 뼈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골다공증 위험이 있는 노인들은 척추 골절이나 대퇴골 골절, 손목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걷는 운동을 하되 보폭은 좁게 하고, 너무 빠르지 않은 속도로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걷기 전에 마실 물을 챙기는 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여름철은 물론이지만, 가을철이라고 해서 운동 중 수분 소실이 없는 것이 아니다. 여름철보다 땀의 배출이 적기 때문에 수분 소실이 적지만, 습도가 낮기 때문에 호흡으로도 수분 소실이 일어난다. 따라서 탈수에 빠지지 않도록 마실 물은 꼭 챙기고 걷기 도중 조금씩 수분을 보충하도록 해야 한다. 걷기도 결국 건강을 위해서 하는 것임을잊지 말아야 한다. 항상 안전한 길을 선택하고, 특히 차량이나 오토바이의 진입이 많지 않은 길을 택해야 한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지는 계절에는 체온을 유지하는 데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두꺼운 옷 한 벌보다는 얇은 옷을 최소한 세 겹 이상 껴입는 것이 좋다. 이것은 보온의 목적도 있지만 걷기 도중 체온을 조절하는 데에 더 큰 목적이 있다. 걷다 보면 몸이 더워지고 땀이 나게 되는데, 이때 옷 하나를 벗어 체온이 너무 올라가는 것을 막고, 쉴 때는 다시 옷을 입어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옷의 재질도 점검하는 것이 좋다. 걷기에 편한 옷차림이 좋다고 해서 면으로 된 소재의 옷을 입는 것은 피해야 한다. 면으로 만들어진 옷은 땀을 흡수해 젖게 되고, 쉴 때 급격히 체온을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면보다는 땀을 배출하는 기능성 소재의 옷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 무리한 걷기는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연세세브란스병원

여름철에는 눈을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선글라스는 겨울철에도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눈이 쌓여 있는 날에는 눈에 반사된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눈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 겨울철에는 장갑도 필수이다. 장갑과 목도리, 귀덮개, 모자 등을 갖춰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걷는 데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신발이다. 가격이 비싼 신발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워킹화를 준비하는 것이 충격을 완화하는 것은 물론 예상치 못한 사고를 방지하는 데 이롭다. 충격을 완화하고 보온을 위해 양말을 겹겹이 신는 사람이 많다. 이런 경우 오래 걸을수록 오히려 물집이 생길 수 있다. 가급적 얇은 기능성 소재로 된 양말을 홀 겹으로 신는 것이 걷기에 도움이 된다.

걷기가 일반인에게는 건강을 위해 좋은 운동이지만 오히려 독이 되는 사람도 있다. 약으로도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나 심근경색 경력이 있는 환자, 심한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 뇌경색 또는 뇌출혈 환자,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당뇨병성 족부 병변이 있는 환자, 버거씨병 등으로 인한 말초동맥 협착증이 있는 환자 등은 걷기가 오히려 질환을 악화시키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운동을 계획할 때는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걷기의 방법과 강도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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