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 뒤늦게 자각한 인류가 몸살 앓는 것”
  • 조 철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0.10.2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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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만난 사람│김지하 시인

 

ⓒ시사저널자료
“부동산은 도깨비이다. 부동산만이 아니다. 주식, 대도시, 교통, 도시 건설의 이동 방향. 모두가 도깨비이다. 그러나 도깨비 중의 상도깨비는 무어니 해도 지난번 미국 금융 위기 때 정체를 드러낸 카지노 자본주의, 이른바 ‘슈퍼 버블’이다. 한마디로 ‘거품 문 도깨비’이다.”

아시아·아프리카 작가회의 로터스 특별상(1975년), 크라이스키 인권상(1981년), 1964년 대일 굴욕 외교 반대 투쟁, 8년간의 옥고, 사형 구형, 사면, 독재 권력에 맞서 자유의 증언을 계속해왔던 김지하 시인이 최근 경제 에세이<춤추는 도깨비>(자음과모음 펴냄)로 ‘칠순’을 기념했다.

도깨비는 사람이 죽은 후에 생기는 것이 아니고 사람들이 일상생활의 용구로 쓰다가 버린 물체에서 생성된다고 여겨져왔다. 즉, 우리 주위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에서 발생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도깨비인 것이다. <춤추는 도깨비>에서 도깨비는 경제를 뜻한다. 경제라는 것은 인간 생활에 있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삶의 매우 중요한 영역이지만, 인간은 지금껏 도깨비를 조정할 수 없었으며 오히려 도깨비의 놀음에 휘둘려온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김시인은 도깨비에 대한 공부, 결국 도깨비의 집인 인간의 마음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시인은 2008년 세계적 경제 위기를 초래한 미국발 금융 위기와 그 이후 잠재하는 전세계적 위기들의 원인과 해결책을 ‘돈과 마음의 관계’에서 찾았다. 그는 “경제는 드러난 바깥만의 삶이 아니고 마음이나 문화가 숨겨진 내면의 소망만이 아닌, 분명한 안팎 상호 융합의 소통 관계임을 깨달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시인의 말에 따르면, 현대는 다시금 마음과 돈이 어쩔 수 없이 서로 연관되어 그 전체로 보아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지금의 거대 변동은 단순한 시계열(視系列)적 파동만이 아닌, 우주 생명의 본래 위상으로 돌아가려는 인류가 크게 몸살을 앓는 것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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