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백년 만에 베일 벗은 ‘천하의 명작’들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0.10.2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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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세계 각지에 흩어졌던 고려 불화들 한자리에 모아

고려 시대(918~1392년)에 제작된 불화 가운데 지금까지 전해지는 작품은 1백60점 정도이다. 이 중 61점이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 모였다. <고려 불화 대전-7백년 만의 해후>에 출품된 것이다. 프랑스 기메 박물관,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독일 쾰른 동아시아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삼성리움미술관 등 세계 곳곳으로 흩어졌던 고려 불화가 말 그대로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고려 불화의 진가를 먼저 알아본 것은 해외였다. 전시된 61점의 고려 불화 가운데 국내에 있는 작품이 19점밖에 안 된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특히 일본 센소지(淺草寺)가 소장하고 있는 일명 <물방울관음(수월관음도)>에 대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과연 천하의 명작이다”라고 주저 없이 표현했다. 이 작품은 일본 내에서도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던 작품이기에 이번 전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고려 불화 속의 투명한 옷자락의 질감과 입체감 있는 얼굴, 화려하고 정교한 보관 등의 표현력은 고려 시대의 물질적 자산과 문화적인 구현 능력이 동시대 세계 최고였고, 그때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고려가 망한 14세기에 이르러서야 서양은 캄캄한 중세를 지나 르네상스의 시작을 맞이했다. 전시는 11월21일까지 열리지만 몇몇 작품은 10월 말까지만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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