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전사들이 쏘아 올린 ‘공’, 금빛 될까 은빛 될까
  • 신명철│인스포츠 편집위원 ()
  • 승인 2010.11.08 20: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대 모으는 구기 종목들의 관전 포인트 / 야구

우승 전망은 흐린 뒤 갬 정도이다. 완전히 맑지 않은 까닭은 김광현의 대표팀 탈락과 타이완의 만만치 않은 전력 등 무시하지 못할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야구는 지난 9월6일 김광현·박경완(이상 SK) 등 24명의 대표 선수를 뽑고 포스트시즌 경기가 끝난 직후인 10월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강화 훈련을 시작했다. 그런데 김광현이 갑작스런 컨디션 난조로 제외되었다. 김광현의 탈락으로 대표팀은 이번 대회 전략을 전반적으로 바꿀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야구는 이번 대회에서 비교적 좋은 대진표를 받았다. 조별 리그 B조 경기에서는 난적 타이완(13일) 정도만 눈에 띈다. 투수진 가운데 가장 페이스가 좋은 투수를 타이완 전에 내세워 승리를 거두고, 조 1위가 되면 준결승전에서 중국을 만날 가능성이 커 부담이 덜하다. 타이완 전 선발로는 류현진이 사실상 확정되어 있었다.

문제는 김광현의 탈락이 금메달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인 일본과의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과는 준결승 또는 결승에서 겨루게 된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에서는 김광현을 일본전 선발로 꼽고 있었을 것이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이선희와 구대성 등 한국의 왼손 투수에게 약했다. 대표팀 투수진은 김광현의 탈락으로 왼손 투수가 류현진과 양현종(KIA), 봉중근(LG) 등 세 명뿐이다. 전통적으로 왼손 타자가 많은 일본과의 경기가 걱정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실시된 야구 대표팀 훈련에서 류현진 투수가 훈련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번 대회에 타이완은 국내외 리그 프로 선발팀, 일본은 사회인 선발팀을 내보낸다.

타이완은 10월31일 타이중에서 끝난 제17회 대륙간컵대회에서 4위를 차지했다. 아마추어와 프로 혼성팀이 출전한 한국과 프로 2군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은 각각 6위와 5위를 기록했고, 쿠바가 대회 3연속 우승을 했다. 프로 선발팀이 나선 타이완이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선수단 구성과 관계없이 저력이 있다는 얘기이다. 한국은 조별 리그에서 타이완과 싸워 5-11로 졌다.   

타이완 대표팀에는 국내 팬들에게도 이름이 익숙한 천웨인(25·주니치 드래건스)과 궈훙즈(29·LA 다저스)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이 빠진 것은 한국으로서는 호재이다. 한국 타자들이 공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투수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대륙간컵대회 타이완전에서 린저시엔(보스턴), 천융치(피츠버그), 천준시우(클리블랜드), 로궈후이(시애틀) 등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매서운 방방이에 밀려 고전했다.

일본은 2006년 도하 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이토 하야타(게이오 대학·외야수)를 빼고는 에노키타 다이키(도쿄가스·투수) 등 전원 사회인 야구선수로 대표팀을 꾸렸다.

그러나 아마추어 선수들이라고 해서 절대 얕볼 수 없다. 9월7일 끝난 제81회 도시대항 야구대회에는 도쿄 대표인 도쿄가스, 오사카 시 대표인 일본생명 등 사회인 야구 32개팀이 참가했다. 6월에 치러진 지역 예선에는 3백8개 팀이 출전했다. 일본 사회인 야구는 고교야구와 함께 프로야구의 젖줄 가운데 하나이다. 일본은 대륙간컵대회에서 한국과 두 차례 겨뤄 1-8로 지고 2-1로 이겼다. 아시아경기대회 대표팀과는 완전히 다른 선수진이지만 일본 야구의 선수층은 상상 이상으로 두껍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