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시대에도 유망 지역은 있다
  • 전영진│예스하우스(부동산 투자 자문 전문 사이트) ()
  • 승인 2010.11.2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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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동요 현상에 따른 ‘몰려가기’ 식 아닌 지역별 구체적 분석으로 살아남아야

‘부동산 대폭락’이라는 단어가 ‘바닥론’으로 바뀌었다. 부정이 긍정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필자는 전에도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왔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바꿔 말해 지금 나오는 ‘바닥론’이라는 단어에도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부동산 시장을 칼로 무 자르듯이 대세장, 하락장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전반적으로 포괄하는 분석 방법은 더 이상 부동산 시장에 통용되지 않는다. 지역에 따라, 주변 환경에 따라 부동산 시장은 제각각 움직이고 있다. 지역별로 세분해 보면 하락장이든, 상승장이든 상관없이 투자할 만한 물건은 항상 있다.

▲ 거래 실종으로 낮은 입주율을 보이고 있는 경기 용인시 성복동의 한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국지적인 조정과 외곽 지역의 가격 하락은 폭락론이 아니어도 어느 정도 시장에서는 간파되고 있었다. 과거처럼 전반적인 상승, 또는 전반적인 하락보다는 지역적 특색에 맞게 시장이 조정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설득력을 갖고 있었다. 오를 지역은 오르고 떨어질 곳은 떨어진다고 본 것이다. 부동산 붐을 타고 오르지 않았어야 할 지역까지 부동산 가격이 올랐었는데 최근에 이러한 곳이 가격 조정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그 여파는 떨어지지 말았어야 하는 지역의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으로도 연결되었다. 결국 오르지 않았어야 하는 지역은 투자를 피해야 하고, 떨어지면서 가치를 무시하고 함께 떨어진 지역은 눈여겨봐야 한다는 결론이다. 집을 사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곳을 노려볼 만하다.

그렇다면 어디가 투자 유망 지역인가?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구매자라면 서울 한강변을 관심 있게 봐야 한다. 용산을 비롯하여 합정동, 당산동, 양평동, 자양동, 성수동 등이 이에 해당된다. 성수동이 급등한 것에 비하면 그 옆 자양동은 아직 저평가되어 있다. 또, 합정동 전략 정비 구역이 급등한 것에 비하면 양평동, 당산동도 아직 저평가되어 있다. 물론 아직 개발 단계에 진입한 것이 아니니 느긋한 마음을 갖고 멀리 보는 투자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 어느 정도 자금 동원이 가능하다면 그동안 지나친 금융 규제로 투자가 어려웠던 재건축이 가능한 강남 핵심 지역들도 눈여겨봐야 한다.

그러나 이 지역은 지금 당장 살기 편한 곳을 찾는 구매자에게는 적당하지 않다. 투자 가치가 있는 지역은 대체로 개발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활 여건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에 있는 신동아 아파트만 보더라도 지금은 살기가 불편하다. 그러나 개발 호재가 충분한 지역이다. 이 지역은 30평형대 아파트 가격이 12억원대로 비싼 편이다. 그렇지만 개발 호재로 따진다면 신동아 아파트보다 5억 정도 더 비싼 압구정동이나 여의도에 있는 아파트만큼 상승 가치가 있다. 투자에 의미를 두는 구매자라면 다소 살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자금에 여유가 있는 구매자라면 생활 여건도 좋고 투자 가치가 있는 압구정동과 여의도가 최적의 지역이다. 지금 당장 살기 편한 곳을 원하는데 자금이 부족한 구매자라면 전세를 얻을 수밖에 없다. 

여건 안 좋은 지역에 개발 호재 있을 수도

▲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한 아파트에서 성산대교 쪽으로 내려다본 한강과 그 주변 건물들. ⓒ시사저널 이종현

반대로 집을 팔아야 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있다. 쉽게 말해 폭락론이 맞아 떨어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다. 구체적인 지역을 꼬집어 말할 수는 없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너무 거세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명한 주택 소유자라면 더 이상 집값이 떨어지기 전에 파는 것이 맞다. 지금 집값 바닥론을 말하지만 이런 지역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먼저 서울 외곽 지대에 지어진 대형 평수 아파트 소유자라면 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과거 강남에서 대형 평수 아파트의 인기가 좋을 때, 이 붐을 타고 서울 외곽과 인천 지역에까지 대형 평수대 아파트가 들어섰다. 그러나 그 지역에는 대가족들이 갈 만한 생활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대가족이라면 노인 부부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들을 위한 병원 시설이라던지, 복지 시설이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다. 따라서 대형 평수를 살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노인 세대들이 이곳으로 갈 가능성은 현저히 작다. 게다가 1인 세대의 증가로 대형 평수에 대한 선호도는 시간이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이더라도 강북 지역에 집을 산 사람이라면 한 번쯤 주변 여건을 따져 보아야 한다. 교통 시설이 편리한지, 교육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지, 쇼핑이나 문화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환경들이 조성되어 있는지 체크를 해봐야 한다. 이런 요소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해당 지역 역시 집값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앞서 말한대로 바닥론이 해당되지 않는 지역이다.

들뜨지 말고 앞으로 직면한 상황을 꼼꼼히 점검해 봐야 한다. 2012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있고, 2014년에는 재개발과 관련된 서울시 기본계획이 새롭게 발표될 예정이다. 개발 계획 발표가 항상 정치적 이슈와 연관되었던 과거 역사적 경험으로 비춰볼 때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개발 가능 지역에 대한 지역 주민의 열망과 지자체 장의 지역별 표심 구도 잡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인 2011년은 지역별로 개발이 ‘된다’ ‘안 된다’를 타진하는 토론의 시간으로 봐야 할 것이다.

2012년 선거 이후의 방향은 더욱 두렵기만 하다.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부동산 가격의 방향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을 잘 모르는 정권일수록 오히려 더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며 부동산 거래의 속성을 잘 아는 정권이라면 오히려 무리하게 시장과의 타협을 시도하게 될 것이다. 둘 다 모두 위험한 방향이 아닐 수 없다. 유동성 부분도 위험해 보인다. 출구 전략을 통해 마냥 흡입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수준이 되어 버렸다. 넘쳐난 유동성이 부동산과 같은 특정 상품에 집중되는 일은 정책적으로 막아야 할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감히 예측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상승장에 욕심을 부리지 말고 바닥론에 불안해하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의 부동산 투자 시장은 동요 현상에 의한 ‘몰려가기’ 식이 아닌 지역별 구체적 분석으로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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