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아닌 것에 흔들리고 뒤척이지 말자고요”
  • 조 철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0.12.1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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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만난 사람│소설가 공지영

ⓒ오픈하우스 제공
작가는 뭔가에 몰두하면 휴대전화를 ‘자동 응답’ 상태로 돌려놓는다. “지금은 장편 집필 중이니, 문자를 남겨 주세요”라며 친절하게 안내한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문자를 남겼을까? 그 문자의 수가 불어나서 작가의 ‘장편’도 완성되었을까.

공지영 작가는 올해 작품으로는 인사를 하지 않을 듯하더니, 세밑이 다 되어서야 ‘행복’의 의미를 깨우쳤다며 ‘샤우팅’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도심에서가 아니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지리산에서다.

지리산에서 보낸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오픈하우스 펴냄)가 도심에 싱싱하고 맑은 공기를 더하고 있다.  공작가는 그의 벗인 낙장불입 시인, 버들치 시인과의 인연으로 지리산을 찾으면서 만나기 시작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에 ‘감동 먹었다’. 제각기 다른 이유로 도시를 떠나온 사람들. 인생의 막장을 지리산에 의탁한 사람부터 스스로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사람까지. 그냥 그렇게 살 수는 없어서 모인 사람들은 지리산을 등지고 섬진강을 바라보며 자신들의 삶을 살아냈다. 책의 말미에야 지리산 학교가 만들어지는 분주한 풍경이 담겨 있지만, 공작가는  이미 그들이 ‘행복학교’에 살아오고 있었다고 느꼈다. 그러므로 책의 내용은 ‘공지영이 바라보는 지리산 행복학교’이다.

공작가는 “굳이 그들이 누군가 알려고 하지 않으시면 더 좋겠다. 다만 거기서 사람들이 스스로를 사랑하고 느긋하게 그러나 부지런히 살고 있다는 것, 그래서 서울에 사는 나 같은 이들이 도시의 자욱한 치졸과 무례와 혐오에 스스로를 미워하게 되려고 하는 그때, 형제봉 주막집에 누군가가 써놓은 시구절처럼, ‘바람도 아닌 것에 흔들리고 뒤척이는’ 도시의 삶이 역겨워질 때. 든든한 어깨로 선 지리산과 버선코처럼 고운 섬진강 물줄기를 떠올렸으면 싶다”라며 책 속의 주인공들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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