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십분 발휘한‘지피지기 창업’으로 가맹 사업까지 확장
  • 박남수 한국창업전략연구소 팀장 ()
  • 승인 2010.12.1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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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패션 가발 전문점 ‘모양스타일가발’ 이민경 대표

 

“50대 이후와 남편의 퇴직을 대비하기 위해 창업한 패션 가발전문점 사업이 가맹점 사업으로까지 확장되었다.” 여성용 패션 가발 전문 브랜드 ‘모양스타일가발’(mo yangkorea.com)의 이민경 대표(44)는 뷰티업계에서 18년간 내공을 쌓아온 주부이다.

이대표는 대우어패럴 디스플레이 사원으로 사회에 첫 발을 디딘 이후, 메이크업 분야에서 10년간 경력을 쌓았다. 이후 두피클리닉 프랜차이즈에서 3년간 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아미치’라는 브랜드를 런칭해 6개점을 개설했고, 이를 관리하는 업무를 추진했었다. 이대표가 두피클리닉 프랜차이즈를 그만두고 패션 가발 시장에 뛰어든 것은 2006년 ‘파로’를 런칭하면서부터다.

“선진국의 사례를 보며 두피클리닉 분야와 가발 산업을 접목하면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생각에 제안을 했지만 회사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이대표는 사업 초기에 어려운 점을 많이 겪었다. 중국 현지에 있는 생산 공장에서 만들어낸 제품의 질을 실제 생산 전까지는 가늠할 수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무조건 수소문하고 물리적으로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가발 시장은 워낙 폐쇄적인 곳이다 보니 부딪쳐 보지 않고서는 파악할 수 없었다.” 초창기 이대표는 변변한 매장이 한 곳도 없었던 만큼 대규모 생산 체계를 갖춘 공장과 협력해 제품을 만들 수 없었다. 하지만 미술을 전공한 이대표의 경력이 빛을 발했다. 가발의 전면, 옆면, 후면 등 각 세부 형태를 입체적인 스케치로 표현하다 보니 공장에서는 매뉴얼을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소규모이지만 제품을 생산해주었다.

“스케치 방식의 생산은 처음이라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눈치였다. 제품의 보이는 부분만 중요하게 여기던 분위기에서 안쪽의 내부망 속 모습까지 작성한 시방서를 제출해 제작하면서 샘플을 만들 수 있었다.”

이대표는 패션 가발도 보이지 않는 곳까지 디테일한 부분을 강조해야 한다고 믿었다. 구매자가 바깥쪽이나 안쪽이나 모두 꼼꼼이 살펴보기 때문이다. 문제는 디테일을 강조하면 할수록 제작 단가가 높아진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만든다’라는 소문이 돌면서 규모가 큰 여러 공장에서 이대표에게 직접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이대표 스타일의 생산 제안이 제작 공정을 과학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낀 것이다. 이대표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면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여성의 친밀감 앞세워 직장 동료를 직원으로

본사 직원은 총 10여 명. 대다수가 두피클리닉 시절부터 함께 일해오던 직원으로 이대표의 토털 헤어 부티크라는 개념에 공감하는 직원들이다.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만큼 팀워크도 살아나고, 일에 대한 몰입도도 높다.

이대표가 헤어 부티크 ‘모양’을 구상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이다. 숍인숍 형태의 백화점 브랜드 ‘파로’를 로드숍 형태로 만든 것이 ‘모양스타일 가발’이다. 파로를 런칭할 때부터 ‘모양스타일가발’을 구상했지만, 여성용 패션 가발 시장이 로드숍에서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어 접근하기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대표의 목표는 ‘모양스타일 가발’ 매장을 1백53개 여는 것이다. 초기에는 패션 가발 전문점을 표방했지만 점점 두피클리닉을 접목해 ‘토털 헤어 부티크’ 개념의 토털숍으로 사업 모델도 정했다. 이후 계획은 기능성 샴푸나 헤어 액세서리까지 판매하는 토털 헤어 부티끄를 여는 것이다.

“토털 뷰티 숍은 20대부터 오랫동안 생각해온 것이다. 미술,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두피클리닉 재직 경험까지 뷰티 사업에 필요한 경력을 두루 가지고 있는 만큼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꿈이라고 생각한다.” 이대표는 외국의 경우 뷰티 토털숍이 비즈니스 형태로 정착되어 있고, 1인 소득이 2만 달러에 진입한 국내에서도 뷰티 토털숍이 충분히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모양스타일 가발은 최근 벤처 인증을 받았다. 사업의 독창성과 기술과 디자인에 대해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사장이 된 뒤에도 판매 사원으로 고객 반응을 직접 살피고 있는 이대표는 마지막으로 ‘모양스타일 가발’을 창업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패션 가발을 수익률이 높은 창업 아이템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고객에게 이미지를 찾아주는 헤어 스타일리스트가 되겠다는 프로다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야 성공할 수 있다.”

패션 가발 판매업에 뛰어들려면 미용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헤어스타일링 연출, 판매법, 노하우 등 인접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갖고 정보를 수집하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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