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 없이 기침만 나도 ‘의심’
  • 노진섭 (no@sisapress.com)
  • 승인 2010.12.20 18:3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종플루 감염 환자 또다시 속출해…독감 수준으로 약화되었지만 예방 힘써야

 

▲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16명의 학생이 집단으로 신종플루에 감염되어 12월13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대전일보 제공

신종플루(인플루엔자A H1N1)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면역력이 약한 9세 이하 어린이와 노인, 천식 환자, 흡연자는 백신을 접종하는 편이 안전하다. 감기 증세가 2~3일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 고열보다 기침 증세를 더 의심해야 한다.

최근 신종플루가 확산되는 이유는 이른바 ‘독감 시즌’이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지고 건조해지면서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시기가 되었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는 환경이 달라져 지난해와 같은 대유행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신종플루라는 용어 대신 인플루엔자A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신종플루가 일반 독감 수준으로 약화되어 더 이상 ‘신종’이 아니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신종플루의 증상은 기침, 열, 가래, 두통 등이다. 정부는 지난해 고열과 콧물, 코막힘, 인후통, 기침 가운데 한 개 이상의 증상이 있는 경우를 신종플루의 진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그중에서 37.8℃ 이상의 고열이 중요했다. 일단 고열이 나지 않으면 신종플루 의심환자로 분류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이 진단 기준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2월15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신종플루 확진환자 10명 가운데 아홉 명은 주로 기침을 호소했고, 열은 없지만 신종플루로 확진된 사람도 10명 중 네 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이 없다는 이유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확진환자의 40%는 발열 증상 보이지 않아

이지원 연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난 11월부터 신종플루 의심환자 8백28명을 대상으로 주요 증상과 확진 여부를 조사했다. 그중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3백72명의 90%는 기침을 주 증상으로 호소했고, 40%는 발열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주요 증상이 기침-발열-근육통 순이었다. 고열 없이 기침만 하는 경우에도 신종플루 감염 초기 증상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기침이 2~3일 지속되면 진찰을 받을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기환 연세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어린이 중에 특히 지난해 신종플루에 걸리지 않았거나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올해에는 반드시 예방 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건강한 성인에게는 백신 접종을 권장하지 않지만, 흡연자이거나 천식이 있는 사람 등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일반인은 평소에 손 씻기와 기침할 때 입을 가리는 등의 예방법만 지켜도 신종플루 확산을 방지하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신종플루가 유행했던 지난해부터 올해 8월 말까지 감염자 수가 확진환자는 75만9천6백78명, 의심환자는 4천74명으로 나타났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