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외교의 ‘숨은 얼굴’ 만천하에 들추다
  • 김세희 기자 (luxmea@sisapress.com)
  • 승인 2010.12.2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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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어샌지 위키리크스 설립자 |미국 외교 전문 25만건 공개해 ‘충격’…각계 지지 선언도 잇따라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의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가 국제 사회의 최대 관심 인물이 되었다. 위키리크스는 지난 11월28일 미국의 외교 전문 25만건을 전격 공개했다. 그 뒤 전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미국이 사태 수습에 진땀을 뺐고, 주요 국가들은 외교 정책의 변화를 예고했다.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샌지는 최근 <타임>이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 온라인 투표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한 독일 여성이 위키리크스 사이트에 실린 미국 외교 전문을 보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샌지. ⓒ연합뉴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 전문은 미국 국무부가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2백70여 개 국외 공관과 주고받은 것이다. 여기에는 각국 지도자와 미국 당국자의 직설적인 발언과 묘사 등 외교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2007년 1월 대중에게 공개된 위키리크스는 각국 정부와 주요 단체의 비밀 문서들을 폭로하는 비영리 단체이다. 설립자 어샌지에 따르면, 위키리크스는 수많은 익명의 사람이 참여해 만들어지는 위키피디아에서 착안한 것으로 익명의 제보자들에게서 정보를 제공받는다. “이미 공개된 내용, 단순한 소문은 다루지 않는다”라고 밝힌 위키리크스는 자체적인 검증 시스템을 통해 2007년 한 해 동안만 해도 1백20만건이 넘는 문서들을 폭로했다.

독단적 리더십에 반기 든 구성원들 이탈도
세상을 경악케 한 이 조직은 불과 다섯 명의 전임 직원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 의하면 위키리크스 팀은 다섯 명의 직원과 월급을 받지 않는 8백명의 비상근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지지자들과 일부 언론사의 기부금만으로 서버 유지비와 임금을 충당하고 있다.

미국에 직격탄을 날린 어샌지는 현재 스웨덴 여성 두 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영국 법원 교도소에 수감되었다가 12월14일 보석금 24만 파운드(한화로 약 4억3천만원)를 내는 조건으로 풀려난 상태이다. 그는 “내가 수감 또는 사망하거나 위키리크스가 무너질 경우 사전에 유포한 보험용 파일의 봉인이 풀리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또 한 차례의 ‘폭로’를 예고했다. 석방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어샌지를 기소한 스웨덴 검찰이 항소함에 따라 그의 거취는 12월16일(현지 시각) 영국 상급법원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추가 폭로를 경고하는 등 위키리크스의 행보는 어샌지가 체포되기 전에 비해 오히려 활발해지고 있다. 또한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공개 지지 선언 등 전세계적으로 지지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어샌지의 독단적인 리더십에 불만을 품은 위키리크스의 구성원들이 이탈하는 현상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어샌지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던 독일인 돔샤이트-베르크는 위키리크스의 핵심 창립 멤버 중 한 명이었지만 “지금의 그(어샌지)는 내가 처음 만났을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라고 말하며 제2의 위키리크스인 ‘오픈리크스(Openleaks)’를 출범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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