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 죽음의 진실 밝히고 죽겠다”
  • 정락인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1.01.1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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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GP 군 의문사 희생자 유족 박영섭·이찬호·전제용 씨

 

ⓒ시사저널 전영기

“자식들이 왜 죽었는지 그 진실을 밝히기 전까지는 죽을 수가 없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가슴에 묻은 아버지들은 한을 품고 있다. 벌써 6년째이다. 지난 2005년 6월19일 경기도 연천 530GP에서 여덟 명이 죽고 네 명이 부상당하는 일이 있었다. 그때 여덟 명의 부모들은 한날한시에 자식들을 잃었다. 당시 국방부는 김동민 일병이 내무반을 향해 수류탄을 투척하고 총기를 난사한 사건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군에서 발표한 것과 당시 여러 정황들이 맞지 않았다. 희생 장병들의 몸에 나 있는 부상도 미심쩍었다. 그 뒤 부모들은 거리로 나섰다. 자식들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생존 장병들을 만나고, 군 병원을 찾아가고, 또 군부대를 오가며 진실의 실마리를 찾아다녔다.

그렇게 수년간 고생한 끝에 내무반에서 숨진 것이 아니라 북한군과 교전 중에 발생한 사건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유족들은 국방부 등에 ‘진실을 밝혀달라’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고, 공개 토론회를 제안했지만 국방부는 묵묵부답이었다.

그러자 유족들은 지난 5년 동안 발품을 팔아 모은 방대한 자료 등을 한데 모아 책으로 엮었다. 그것이 <사상 최대의 군 의문사 530GP>이다.

박영섭(고 박의원 상병 아버지·가운데)·이찬호(고 이태련 상병 아버지·맨 왼쪽)·전제용(고 전영철 상병 아버지·맨 오른쪽) 씨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아들을 군대에 보냈다. 그러면 정부는 최소한 아이들의 죽음에 대해 의혹을 해소해줄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나 몰라라 한다면 누가 자식들을 군대에 보내겠느냐”라며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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