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버린 호수의 비극 내일을 잃은 슬픈 아랄 해
  • 성남훈│사진가 ()
  • 승인 2011.01.2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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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장소│우즈베키스탄 모인악크

아랄 해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 접해 있는 면적이 68만9천㎢, 수량이 1천83㎦에 이르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내륙 호수이다. 인간들이 수자원을 남용해 현재는 예전의 4분의 1 크기로 줄어들어 있다. 옛 소련 시절 아랄 해로 흐르는 아무다리아 강과 시르다리아 강 유역에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대규모 목화밭이 조성되면서 100여 개의 크고 작은 댐이 세워졌다. 이때부터 강물을 과도하게 사용하며 아랄 해의 비극이 시작되었다.

한때 아랄 해 최대의 항구 도시였던 모인악크(하얀 낙타의 목 같다는 뜻) 주변은 연간 3만t에 이르는 어획량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소금 사막으로 변해 어촌이 붕괴되고 10만여 명이 실업자로 내몰릴 형편이다. 지금 남아 있는 아랄 해는 소금 농도가 너무 높아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상황이다. 궁여지책으로 아랄 해로 흐르는 아무다리아 강을 막아  모인악크 주변에 거대한 인공 호수를 만들었다. 그곳에서는 어업 허가권을 가진 사람들만 어업 행위를 할 수 있게 한다.

사진에 보이는 노인은 아들과 함께 새벽 내내 그물을 건져올렸지만 시장에 내다 팔아 생계를 꾸릴 만한 어획량이 아니다. 지금은 가동을 멈춘 거대한 이 지역 통조림 가공 공장에 납품하기 위해 아랄 해 구석구석을 누비며 수십 t의 물고기를 잡아올리던 모인악크 최고의 어부에게는 젊은 날 쓰던 마도로스 모자도, 파이프도 없다. 낡은 목선처럼 추억으로 있을 뿐이다. 인간의 욕망에 의해 망가진 아랄 해는 곧 숨을 거둘 것처럼 파도도 일으키지 못하고 조용히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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