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가까운 자산 쥔 ‘경제 권력’
  • 이석 (ls@sisapress.com)
  • 승인 2011.03.0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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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그룹의 기업·기관 규모 얼마나 되나 / 계열사 15곳…업종도 의료·레저·항공 등 다양

 

▲ 통일그룹이 대주주인 서울 강남의 센트럴시티 건물. ⓒ시사저널 이종현

통일교는 기존 종교 단체와 차별화되어 있다. 막대한 현금 동원 능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기업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은 통일교 관련 사업에 재투자되고 있다. 때문에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종교적인 신념으로 뭉쳐진 거대한 경제 권력이 통일교이다”라고 말한다. 

2009년 말 기준으로 통일그룹의 자산은 1조7천3백61억원이다. 산하 계열사는 세계일보, 용평리조트, 일화, 일신석재, 일상해양산업 등 15개에 달한다. 업종도 언론에서부터 식음료, 리조트, 여행, 조선, 교육, 스포츠 등 다양하다. 통일그룹 계열사 중에서 7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리조트 분야이다.

조만간 용평리조트와 여수 디오션리조트 등을 중심으로 종합 리조트 체인망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2012년 열리는 여수엑스포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겨냥한 추가 개발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05년 문국진 회장이 취임한 이후, 적자 위주의 계열사 경영도 많이 호전되었다. 통일그룹은 지난 1월4일과 5일 여수 디오션리조트에서 산하 기업들의 실적 발표회를 가졌다. 세계일보의 경우 전년 대비 73%나 경영이 개선되었다. 용평리조트는 지난 2003년 쌍용으로부터 인수한 후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문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래 성장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998년 부도가 났던 일화를 증시에 재상장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세 체제를 앞두고 통일교가 본격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자금 조성 과정·사용처 등 여전히 불분명

하지만 이는 겉모습에 불과하다. 통일교의 저력은 다른 곳에 있다. 통일교대책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통일교 산하 기업·기관 수는 50곳을 넘는다. 복지, 의료, 문화, 스포츠·레저, 교육, 해운, 여행, 항공, 건설, 유통, 출판·인쇄, 투자, 대북 사업 등 걸치지 않은 업종이 없어 보일 정도이다. 통일교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사업을 통해 거둔 수익을 선교나 NGO(비정부 기구) 사업에 재투자하다 보니 계열사가 많을 수밖에 없다. 우리도 정확한 운영 규모는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미국, 일본 등 전세계에 운영되는 통일교 관련 조직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통일교는 최근 한·일 해저 터널 등 대규모 공사 계획을 발표했다. 소요 예산만 92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의 한 해 예산과 맞먹는 대규모 공사를 미국에서 공언하기도 했다. 이런 자금들이 어떻게 조성되어서 사용되는지가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이다. 이영선 통일교대책협의회 사무총장은 “매년 집행되는 자금이 천문학적인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 자금 집행은 극히 일부 인사들만이 관여하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는 추측이 불가능하다. 과도기를 거치면서 회계 문제 또한 투명하게 바뀌기를 기대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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