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브랜드’로 수입차 맞선다
  • 이은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11.03.14 10:5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차, ‘PUV’ 표방한 벨로스터 필두로 2012년형 제네시스·에쿠스 출시해 브랜드 가치 제고

 

▲ 지난 3월10일 현대차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벨로스터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신차 효과를 통한 내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40%대로 1년 만에 7%포인트나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손실분을 채워 넣는 수준을 뛰어넘어 50%까지 치고 오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현실로 만들 첫 번째 주자는 신개념 차량 ‘벨로스터’이다. 운전석 쪽에는 문이 1개, 조수석 쪽에는 문이 2개인 벨로스터는 파격적인 비대칭 3도어로 쿠페의 느낌뿐만이 아니라 해치백의 실용성까지 겸비한 차이다.

2007년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를 양산차로 만든 최초의 사례인 만큼 디자인 자체가 혁신적이다. 벨로스터는 PUV(Premium Unique Vehicle)를 표방하고 있다. PUV는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고 표현해줄 수 있는 혁신적인 차’라는 의미를 담아 현대차가 만들어낸 새로운 개념의 차이다. 

벨로스터, 젊은 세대 사로잡으려 한정 판매

지난 3월1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신차발표회에서 양승석 현대차 사장은 “20~30대 젊은 세대들이 타고 싶어 하는 차를 만들고, 수입차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가치 창출이 필요했다. 벨로스터는 젊은 세대들의 감성을 만족시키고, 한 번 타면 내리고 싶지 않은 차를 표방하며 탄생한 차이다”라고 말했다. 일단 현대차는 수입차에게 뺏긴 시장 점유율을 되찾아오겠다는 각오이다. 독일 자동차업체 BMW의 소형차 ‘미니’처럼 독특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들을 벨로스터로 끌어들이기에 디자인이나 성능 면에서 손색이 없다고 현대차는 공언한다.

젊은 세대들의 구매 만족도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1만8천대를 한정 판매하는 독특한 마케팅 기법도 도입했다. 양사장이 “양산차로서 쉽지 않은 선택이다”라고 토로할 정도로 마케팅 전략 또한 통념을 뛰어넘었다.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장이라는 시각도 있다. 자동차공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출시된 해치백 ‘i30’은 첫해 내수 시장에서 1만1천대를 팔았고, 그 이후에도 연간 2만대 수준이어서 한정판이라는 표현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벨로스터의 경쟁 차종으로는 BMW 미니 외에도 한국GM의 쉐보레 크루즈(라세티 프리미어), 기아차의 포르테, 현대차의 i30과 아반떼를 꼽을 수 있다. BMW 미니와 비교해서는 가격 면에서 벨로스터가 2천만원가량 저렴하다. 벨로스터 유니크 모델은 1천9백40만원, 익스트림은 2천95만원으로 미니 컨트리맨 쿠퍼(3천8백50만원)보다 40~50%가량 싸다. 기아차의 포르테와 비교하면 출력과 토크가 똑같지만, 가격이 벨로스터가 최고 5백만 원 가까이 비싸다. 프리미엄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안전 및 편의 사양이 기본으로 장착된 결과라는 것이 현대차의 입장이다.

벨로스터는 차를 사지 않는, 또는 수입차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양적 성장을 꾀하기 위한 현대차의 전략차이다. 반면 지난 3월9일 동시에 선보인 2012년형 제네시스와 에쿠스는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질적 성장을 꾀하기 위해 현대차가 내놓은 야심작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에쿠스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내 고급차 시장의 리딩 브랜드라고 자부한다. 국내 최초로 도입된 8단 후륜 자동변속기는 완성차 업체 가운데 세계 최초 독자 기술로 개발한 성과물이다. 이를 통해 가속 성능과 연비 향상, 부드러운 변속감, 소음·진동 개선 효과를 이끌어냈다.

기술력·디자인 모두 글로벌 수준 평가

▲ 2012 제네시스는 BMW5 시리즈, 벤츠 E클래스, 렉서스 ES급과 경쟁한다. ⓒ현대차

제네시스의 경쟁 차종은 BMW5 시리즈, 벤츠 E클래스, 렉서스 ES급을 들 수 있다. 일단 가격 면에서 동급의 수입차보다 평균 2천만원가량 저렴하다. 제네시스 기본 모델은 4천3백10만원인 반면 수입차는 6천만~7천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최고급 사양으로 가면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 제네시스 BH380로열VIP는 6천2백90만원이고, 에쿠스 VL5000프레스티지는 1억5천만원에 육박한다.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기술력과 디자인이 글로벌 수준에 올랐다는 사실에 이견은 없다. 그러나 해외 소비자들을 구매자로 이끌어낼 만한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른다.

▲ 2012 에쿠스는 볼보 S80, 폭스바겐 페이톤, 링컨 타운카 등과 경쟁한다. ⓒ현대차

강상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 3백63만대를 팔면서 공식적인 생산 능력을 초과했다. 이미 성장세가 둔화될 수밖에 없는 규모에 도달한 만큼 올해에는 질적 성장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최근 연이어 내놓은 신차를 통해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