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4사, 인력 영입 경쟁 불붙었다
  • 채은하│프레시안 기자 ()
  • 승인 2011.03.1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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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홍두표·‘조선’ 오지철·‘동아’ 유재홍 등 ‘사령탑’ 구축 마쳐…일선 방송 전문가들의 움직임 ‘주목’

 

▲ jTBC(중앙) 회장에 취임한 홍두표 전 제주방송 회장, CSTV(조선) 대표를 맡게 된 오지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채널A(동아) 대표를 맡게 된 유재홍 한국전파진흥원장(왼쪽부터). ⓒ연합뉴스

종합편성(종편) 채널 개국을 준비 중인 신문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과 인력이다. CSTV(조선일보), jTBC(중앙일보), 채널A(동아일보), MBS(매일경제) 등 종편 4사는 3월 말에 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자본금 마련과 인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속도를 내는 곳은 CSTV이다. 4사 가운데 가장 적은 자본금(3천100억원)을 적어냈던 CSTV는 지난 1월 일찌감치 자본금 문제를 해결했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조선일보 창간 91주년 기념사에서 “이달 중순쯤에는 정부의 최종 승인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른 신문사들 역시 3월 말 법인 설립을 확신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자본금 확보 문제로 승인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이들은 대부분 주요 임원진 구성을 마친 상태이다. jTBC에서는 지난 3월7일 홍두표 제주방송(JIBS) 사장이 중앙일보 방송 담당 회장으로 취임했다. 중앙일보는 “동양방송(TBC)의 마지막 사장이었던 그가 31년 만에 부활하는 중앙일보 종합편성 채널 jTBC의 설립을 총괄하게 되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채널A는 유재홍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을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동아일보의 방송설립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안국정 전 SBS 부회장은 건강상 이유로 대표이사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국정 위원장은 채널A 부회장직을 맡았다. CSTV는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한국관광공사 사장,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 등을 거친 오지철씨가 방송 부문 대표를, 방상훈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조선일보는 오지철 사장을 두고 “미디어업계의 관련 정책과 현장을 모두 경험했다”라고 치켜세웠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 신문사가 벌이는 방송 전문가 영입 경쟁이다. 특히 KBS 전·현직 간부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CSTV의 경우 장윤택 전 KBS 편성본부장을 전무로, 김현준 전 KBS 드라마국장을 콘텐츠본부장으로, 윤석암 CJ미디어 방송본부장을 편성실장으로 포진시켰다. <추적60분> <일요스페셜> 등을 제작하고 KBS 보도국 뉴스기획부장 등을 거친 장윤택 전무는 방송 뉴스 프로그램 제작에서, KBS 드라마제작국장과 삼화네트웍스 사장 등을 지낸 김현준 본부장은 드라마 편성·제작에서 사령탑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방송·외주 제작 방송 PD들 크게 동요

jTBC는 최근 KBS 현직 부장을 영입해 화제가 되었다. jTBC는 KBS 편성기획국장을 맡고 있던 김창조 PD를 방송설립추진단 편성·교양국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KBS <일요스페셜> 제작에 참여한 중견 PD로, 현재 종편에서 가장 필요한 편성 전문가이자 추가로 PD 등의 인력을 끌어오리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jTBC의 인력 영입에는 OBS 사장 등을 맡았던 주철환 방송제작본부장과 KBS 편성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김영신 편성본부장이 활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종편의 활발한 러브콜에도, 대부분의 지상파 방송 PD들은 시큰둥한 분위기인 것이 사실이다. 한 지상파 방송 PD는 “물론 부장급은 다르겠지만, 일선 제작 PD 중에서는 영향력도 크지 않고 전망도 불확실한 종편으로 옮겨가려는 이들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단, 요즘 도는 이야기처럼 고액의 연봉을 준다거나 파격적인 대우를 해준다면 예외는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방송가에는 “외제 자동차를 준다고 했다더라” “아무개 PD가 10억원대 영입 제안을 받았다더라”라는 식의 풍문이 돌고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종편이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대부분 외주 제작사에 맡긴다고 해도 자체적으로 기획·편성 등을 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예능 프로그램 등에 A급 스타를 끌어올 수 있는 인맥을 확보하고 있는 유명 PD와 접촉하려는 시도가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다만 지역 방송이나 외주 제작 방송의 PD들은 상당히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 종편사 중 최초로 치러진 MBS의 공채에는 PD 경력자 4백50명가량이 지원해 15 :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지역 방송사 관계자는 “여전히 지역 방송이 더 안정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수도권에 연고지를 가진 PD들은 상당히 관심을 갖는 것이 사실이라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회사의 영입 작전을 바라보는 기자들의 시선은 복잡다단하다. 방송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고액의 연봉이 필수적이기는 하나 역시 큰 ‘비용’인 데다 기존 신문사 인력과의 처우 차이도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한 신문사의 경우 종편 준비 당시 “방송·신문 간 처우가 크게 달라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기자들의 우려에 경영진에서 “그럴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들어 일제히 노사 간 임금 협상을 시작했으나 사측이 “종편에 들어갈 자금 때문에 대폭 인상은 어렵다”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기자들을 실망스럽게 하는 요인이다.

한편 대부분 신문사 자체 인력으로 해결할 방송 뉴스 제작을 두고 CSTV와 채널A의 극과 극 대응도 눈길을 끈다. 채널A는 “한 기자가 신문, 방송, 인터넷 등을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라며 지난 2월부터 취재 분야 전 사원 및 미디어 경영직 희망자 4백40여 명을 상대로 ‘방송 뉴스 제작 실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3월 말까지 하루에 2조씩 이틀 일정으로 기자들은 카메라 앞에서 뉴스를 읽는 리포팅과 뉴스 더빙 등을 배우는 일정이다. 반면 양상훈 조선일보 편집국장은 최근 노조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기자가 1인2역을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아무나 가서 마이크 잡고 기사 쓴 것 외워서 읽는다고 방송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CSTV의 뉴스 제작을 담당하게 될 기자의 인사나 교육 관련 일정도 최대한 늦추고 있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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