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위의 녹색 혁명’ 경연 펼치다
  • 이은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11.04.0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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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서울 모터쇼, 국내외 업체 친환경차 44대 선보여…연료 효율 높여주는 다양한 시스템 ‘눈길’

 

▲ 지난 3월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2011 서울 모터쇼’ 언론 공개 행사에 수천 명의 내·외신 기자와 자동차 관계자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국내 최대 모터쇼인 ‘2011 서울 모터쇼’에서 대세는 친환경차이다. ‘2009 서울 모터쇼’에서 선보인 친환경차가 모양을 갖춘 수준이라면 올해는 실속까지 챙겼다고 볼 수 있다. 기술력의 발전으로 공간 효율성과 연비가 월등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2011 서울 모터쇼’ 주제가 ‘진화, 바퀴 위의 녹색 혁명’인 만큼 국내외 업체들이 총 44대의 친환경차를 선보였다. 지난 3월31일에 열린 언론 공개 행사에서 자동차업체들은 신차를 소개할 때부터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예로 현대차는 가솔린 하이브리드인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소개를 어린이 환경운동가인 조나단 리에게 맡겼다. 양승석 현대차 사장은 “지구의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미래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자동차회사의 책임이다”라는 말로 친환경차는 선택이 아닌 의무라는 뜻을 전했다. 기아차는 K5 하이브리드를 소개하기에 앞서 어린이 합창단 공연을 선보였다. 이어 등장한 이삼웅 기아차 사장은 “어린이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친환경차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기차의 한계였던 주행 거리 문제도 해결

▲ 닛산이 선보인 전기자동차 ‘LEAF.’ ⓒ시사저널 임준선

두 차종 모두 모터와 동력 제어를 위한 엔진클러치를 병렬로 연결한 병렬형 하드 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기존의 복합형과 비교해 적은 모터 용량으로도 동급 이상의 성능을 가질 수 있어 연비가 높아진다. 연비가 21km/l로 최고의 경제성을 가졌다. 르노삼성차는 전기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신기술을 선보였다. SM3 Z.E.는 배터리 교환 시스템을 통해 정해진 배터리 교환소에서 3분 내에 교체가 가능하다. 전기차의 한계로 지적된 주행 거리의 제약에서 자유롭게 되었다. 2012년 말 부산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는 도요타, 렉서스와 폴크스바겐이 가장 많은 친환경차를 전시했다. 렉서스는 최근 출시된 CT200h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LS600Lh, GS450h, RX450h를 선보였다. 도요타 차 중에서는 프리우스 플러그인, 캠리 하이브리드가 눈길을 끌었다. 폴크스바겐은 신형 제타 1.6 TDI 블루모션과 신형 투아렉 V6 3.0 TDI 블루모션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폴크스바겐은 국내 디젤 수입차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BMW는 친환경차로 비전 이피션트다이내믹스와 액티브 하이브리드7을 선보였다. 비전 이피션트다이내믹스의 주행 가능 거리는 전기 모드가 50km, 디젤 엔진이 6백50km으로 총 7백km이다. 친환경차 행진은 스포츠카에도 이어진다. 혼다가 내놓은 CR-Z 하이브리드 차량은 스포츠카다운 강력한 가속감과 25km/l의 뛰어난 연비를 동시에 갖추었다. 

▲ 하이브리드 차를 주종으로 내놓은 스바루 전시장. ⓒ시사저널 임준선

콘셉트카에서도 친환경차가 눈길을 끌었다. 기아차가 내놓은 전기 콘셉트카 팝(POP)은 배출 가스가 전혀 없는 무공해 자동차이다. 3인승 소형 전기 콘셉트카인 팝은 고효율을 위해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적용했다.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크기는 20% 정도 작지만 동일한 힘을 낼 수 있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일반 가정용 전기인 220V를 이용해 완속 충전을 하면 6시간 이내에 100% 충전이 가능하고, 급속 충전을 하면 30분 내에 약 80% 충전이 가능하다. 기아차의 또 다른 전기 콘셉트카 NAIMO(네모)는 소형 CUV로 한국의 미를 대표하는 고려청자를 연상시키는 은은한 비취빛의 외장 컬러를 사용한 점이 눈길을 끈다. 한국GM은 친환경 콘셉트카인 전기차 ‘미래(Miray)’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번 모터쇼를 통해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는 것은 그만큼 친환경차에 대한 중요도와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쿠터의 대안으로 탄생한 전기 콘셉트카도 있다. 르노삼성차가 선보인 트위지 Z.E. 콘셉트카는 2인승 소형 전기차로 차폭이 작아 시트 구성이 좌우가 아닌 앞뒤로 장착되어 있다. 배터리 충전은 220V 가정용 전기로 3시간 반이면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최근 유럽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쌍방향 소통’해 경제 운전 유도하는 기술도

▲ 르노삼성차가 스쿠터의 대안으로 선보인 전기 콘셉트카 ‘트위지 Z.E’. ⓒ시사저널 임준선

전기차 전문 업체도 고성능 전기차를 내놓고 기술력을 뽐냈다. 파워프라자의 전기차 ‘예쁘자나’는 차체에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을 적용해 무게를 줄이고 주행 거리를 향상시켰다. 최고 속도가 시속 1백50km인 고속용 전기차이다. AD모터스는 체인지, 체인지 하드탑, e6(BYD) 등을 공개한다. e6는 최고 속도가 시속 1백40km며 1회 충전으로 3백km를 주행할 수 있다.

친환경차의 핵심은 부품이다. 소소한 장치 하나로 연료 효율을 상당히 높일 수 있다. 현대모비스가 선보인 지능형 배터리 센서(IBS)가 대표적이다. 이는 배터리 상태를 측정해 불필요하게 소비되는 전력을 줄여 발전기를 최적의 상태로 제어하는 기술이다. 연비 개선은 물론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현재 메르세데스-벤츠에 적용되어 있다. 차량 엔진룸의 온도에 따라 흡기구가 자동으로 개폐되는 액티브 에어 플랩(Active Air Flap) 기술도 에너지 절약에 효과적이다. 차량에 장착하면 연비는 3%, 난방은 5% 개선된다.

▲ 현대차가 오는 5월 출시할 쏘나타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사저널 임준선

편의 사양에서는 운전자의 경제 운전을 유도하는 시스템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차량에 최적의 운전 조건을 알려주는 ‘에코 가이드 게이지’를 탑재했다. “다 같이 지구를 지킵시다”라는 박준호 현대차 디자인센터팀장의 말대로 일종의 쌍방향 기술이다. 혼다가 인사이트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한 ‘에코 어시스트 시스템’은 좀 더 체계적이다. 주행 상황에 맞추어 연비를 높이는 ‘이콘 모드’와 연비 상황을 속도계 색상 변화로 알려주는 ‘코칭 기능’, 경제 운전의 정도를 채점해 알려주는 ‘티칭 기능’ 등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친환경차의 향연이 펼쳐지는 서울 모터쇼는 오는 4월10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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