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 봉기한 ‘동학 농민혁명’은 오랫동안 ‘동학란’으로 왜곡되고 평가 절하되었다. 그러다, 지난 2004년 ‘동학 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 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지난해 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동학 농민혁명 기념 재단’(전북 정읍시 소재)을 특수 법인으로 인가하면서 비로소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한 본 궤도에 진입했다.
지난해 4월부터 1년 동안 이 재단을 이끌어온 3년 임기의 김영석 이사장(71)은 전문 경영인(CEO)과 대학교 총장 출신이다. 1966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동양맥주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던 그는 대한교육보험 사장, SK그룹 금융 부문 총괄 부회장 등을 거쳐 2003년부터 2007년까지 4년 동안 전주 우석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김이사장은 “재단 이사장을 맡은 1년 동안 동학 농민혁명에 대해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 혁명이야말로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빛나는 혁명이었음을 깨닫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만학도’이기도 하다.
“국민들과 후손들에게 동학 농민의 정신을 잘 알리는 것이 우리 재단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강조하는 김이사장이 올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역점 사업은 ‘동학 혁명 기념일 제정’과 ‘추모 공간 조성 사업’이다. 김이사장은 “기념일 제정은 동학 농민혁명에 참가했던 희생자들의 영령과 유족들이 우리 역사의 위대한 주인공이었음을 선포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동학 농민혁명 참가자들을 위한 추모 공간 마련도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혁명이 일어난 지 1백17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동학 농민혁명으로 희생된 30만~40만명의 동학 농민군과 혁명 과정에서 희생당한 분들을 추모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시설이나 공간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못한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라며 조만간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해 ‘추모 공간 조성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