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별 따기’보다 자리 지키기가 어려운 세 가지 이유
  • 이성용│베인앤컴퍼니 대표 ()
  • 승인 2011.04.2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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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능력 검증은 혹독한데 코칭·멘토링 시스템은 빈약

 

최근 들어 임원 승진 주기가 빨라지는 추세이다. 임원 승진이 쉬워졌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대다수 대기업에서 임원 승진을 시킨 후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한 인사는 퇴출시키는 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과거에는 연공 서열이 임원 승진의 주된 기준이었으나 최근에는 성과 중심으로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

문제는 많은 직장인이 임원 승진을 목표로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정작 훌륭한 임원이 되는 데는 시간과 노력을 거의 할애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임원이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많지만 훌륭한 임원은 적다”라는 말이 예전부터 널리 회자되어왔다. 임원으로 승진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지만 막상 훌륭한 임원이 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시간을 들이고 코칭을 받는 이는 별로 없어 원래의 계획에서 빗나가기 십상이다. 임원 승진을 목표로 20년간 열심히 일한 끝에 고작 2~3년간 임원 생활을 한 후 물러나야 한다면 무슨 보람이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임원으로서 장수하는 것이다.

롤 모델 될 만한 멘토를 찾아라

한국에서는 임원으로 승진해 임원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왜 그리도 어려울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로 임원으로서의 커리어 자체가 워낙 체계적이지 않은 경로인 데다 임원의 세계는 냉혹한 프로의 세계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임원의 커리어를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조직은 존재하지 않는다. 임원 자리에 오를 때까지는 열심히 일하다 보면 주변이나 조직에서 업무에 바친 노력을 인정해주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단 임원이 되면 커리어를 스스로 관리해야 하며, 그러한 능력은 대기업에서 익히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기업의 임원은 프로 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프로스포츠 선수와 비슷하다. 임원이라면 업무에서 탁월한 성과를 발휘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능력을 마케팅하는 데도 능해야 한다.

두 번째 이유는 임원이 되는 순간부터 동료 임원들을 관리하는 데에 탁월한 재능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같은 ‘수평적’ 관리 능력은 상사나 부하 직원을 관리할 때 사용하는 ‘수직적’ 관리 능력보다 그 중요성이 훨씬 크다. 수평적 관리 능력은 장기간 활용하지 않으면 학습하기가 어려운 팀 관리 능력이다. 수평적 관리를 통해 업무 성과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받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튀게’ 행동하면 ‘왕따’가 되기 십상이다. 이러한 점에서 균형을 맞추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학교생활이나 커리어 초반에 우리는 타인과 비교한 개인별 성과(개인 순위 등)를 바탕으로 평가를 받는다. 경쟁이 치열한 임원 레벨에서는 두 가지 능력 모두가 평가 대상이므로 두 능력 간의 균형을 맞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

세 번째 이유는 임원을 대상으로 한 코칭과 멘토링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면서 더 많은 코칭이 필요한 이유는 그동안 성공의 발판이 된, 능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실 임원으로 승진하기까지 결정적인 역할을 한 능력 중 대부분은 임원 자리를 유지하는 일에 그대로 활용하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임원이 된 다음에는 새로운 능력을 계발하는 한편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능력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거나 새로운 형태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임원 대상 코칭과 외부의 관점 및 견해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대다수 임원은 그같은 필요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필요를 느끼는 경우에도 남에게 자신의 단점을 털어놓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는 임원을 대상으로 한 코칭 프로그램이 많지 않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코칭 프로그램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최고의 임원 코칭 프로그램은 조직 내부에서 찾을 수 있다. 자신의 롤 모델이 될 만한 멘토를 찾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임원이 되는 법을 학습하고 코칭을 받는 데 가장 간단하고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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