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이 되는 사람에겐 ‘승진 DNA’ 따로 있다?
  • 이명신│커리어케어 상무 ()
  • 승인 2011.04.2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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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태도·신뢰’ 삼박자 갖춘 T자형 인재가 두각

오래된 인재 논쟁이 있다. ‘능력과 태도’이다. 성격 나쁜 사람과는 일해도 능력 없는 사람과 함께 일을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능력은 가르치면 되지만 성격이나 태도는 가르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정답은 없다. 리더의 스타일만 있을 뿐이다.

임원급 인재 선발에는 여기 덧붙여 한 가지 요소가 더 들어간다. ‘신뢰’이다. 능력도 성격도 좋지만, 믿을 수 없는 사람을 임원으로 선발할 리더는 없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 회자되는 “외모는 예선, 마음은 본선이다”라는 말처럼, ‘능력은 예선, 신뢰는 본선’인 셈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은 임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인재에 대해 특별히 지원해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왜 그럴까? 요즘처럼 경력직을 선호하는 분위기에서, 다른 기업에서 투자하고 훈련시킨 임원을 영입한다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즉각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역시 신뢰의 문제이다.

단 한 번의 잘못으로 탈락하는 경우도 많아

기업의 1%, 별이 되는 사람들은 이러한 능력, 태도(성격), 신뢰를 모두 갖추고 검증된 사람들이다. 그러면 그 능력, 태도, 신뢰의 실체는 무엇일까?

 

먼저 능력은 해당 직무 분야의 전문성은 물론, 전략 및 재무 감각을 포함한다. 전문성이 높아도 전략 및 재무 감각을 갖고 있지 않다면, 자문위원의 성격이 강한 전문 임원이 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실질적인 임원이 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핵심 인재를 전문성과 다양성을 아우를 수 있는 ‘ T자형 인재’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T자형 인재를 선호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들이 대개 자학·자습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나 기업의 교육 체계에 의존하는 99%의 평범한 사람들은 T자는커녕 1자형 인재가 되기도 쉽지 않다. T자형 인재는 창의력과 열정으로 이 틀을 뛰어넘어 놀라운 방식으로 지식과 경험을 습득한다.

다음은 태도(성격)이다. 인간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만일 그렇다면, 사람 좋은 만년 과장님이 임원이 되어야 마땅하다. 기업에서 말하는 태도란, 성과와 연결될 수 있는 덕목, 즉 관리자로서의 자질과 태도를 말한다.

어느 대기업에 임원급 대리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자신이 며칠 동안 야근하면서 연구한 (대단치 않아 보이는) 업무 노하우를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주느라고 또 야근을 하는 사원이었다. 이 사원은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더 많은 지식을 창출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지식정보 사회에서는, 자신이 아는 지식을 승진의 무기로 이용하는 사람보다는 자신의 지식을 나눔으로써 더 큰 가치를 생산하려고 하는 사람이 리더십을 발휘해 임원이 되는 법이다.

마지막으로 신뢰이다. 신뢰는 1970년대식 충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부의 허물을 감싸되, 오류를 예방하고 난관을 지혜롭게 돌파해낼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신뢰=충성’으로 해석되어 ‘우리 회사’에서 20년 이상 성장한 사람이 핵심 임원으로 선발되었다. 지금은 핵심 임원을 외부에서 수혈받기도 한다. 전문적인 평판 조회를 통해 신뢰를 검증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신뢰를 깨는 행동은 단 한 번뿐일지라도 임원으로 가는 길에 치명적이다. 실제로 최종 면접 뒤 합격 단계에서 이 ‘단 한 번’으로 인해 탈락하는 경우를 보았다. 다 된 죽에 코 빠뜨려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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