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맞은 남자와 차인 여자는 왜 허기질까
  • 김형자┃과학 칼럼니스트 (sisa@sisapress.com)
  • 승인 2011.05.1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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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처녀의 애환을 다룬 영화 <브릿지 존스의 일기>를 보면 남자친구와 헤어진 여자, 미모의 연인에게 바람 맞은 뚱보 남자가 집에 돌아와 음식, 과자를 와작와작 씹어 먹으면서 쌓인 울분을 풀어댄다. 우리나라 여성들 또한 상처받고 실연당했을 때 유독 비빔밥을 마구 비벼 먹는다. 배부르면 소화제를 먹고라도 또 먹는다. 이것은 정서적 허기이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욕구 불만이 쌓여 있을 때 이를 단번에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쾌락적인 수단을 찾게 된다. 이때 가장 직접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먹을거리이다. 이러한 식욕은 세로토닌 호르몬 때문이다.

세로토닌은 식욕 중추에 영향을 주는 물질이다. 보통 기분이 좋을 때 식사를 하고 나면 세로토닌 분비량이 많아져 포만감을 느끼게 해 식욕을 억제시켜준다. 그런데 실연을 당해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적어지면서 식욕 조절이 잘 안 돼 무언가 마구 먹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사라지면서 대신 먹을 것에 손을 대는 원초적 반응을 보인다는 이 생물학적 연구 결과가 너무 인간적으로 느껴지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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