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오디션!” 음악학원 살판났다
  • 한수연 인턴기자 ()
  • 승인 2011.05.29 10:5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장 내 경연 행사 줄이어…학원·기획사가 함께 오디션 열기도
▲ ‘슈퍼스타S’서울 지역 예선 참가자들. ⓒ삼성 제공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도처에서 오디션 바람이 일고 있다. 관련 학원들이 성황을 이루고 직장에서도 경연이 한창이다.

1 지난 5월16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5층 다목적홀에 5인조 남성 밴드가 등장했다. 이들은 삼성그룹 임직원 서바이벌 오디션 ‘슈퍼스타S’의 서울 지역 예선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4월15일부터 ‘슈퍼스타S’를 진행하고 있다. 1차 ARS 녹음에 총 2천6백20명이 지원해 2백명이 추려졌다. 2차 예선은 전국 다섯 개 사업장에서 치러졌다. 남은 24명은 지난 5월26일부터 2박3일간 합숙 미션을 거쳤고, 현재 12명이 남은 상태이다. 삼성의 홍보 관계자는 “삼성의 대표 가수를 뽑는 만큼 회사별 경쟁이 뜨겁다”라고 말했다.

2 지난 5월27일 경기도 파주. 동아사이언스그룹 문화사업팀의 최은희씨(30)는 청중 1백20명 앞에서 화요비의 <그런 일은>을 열창했다. 사내 행사 ‘너는 가수다’에서다. 이날 대회에는 과학동아팀·출판유통팀 등 총 일곱 개팀이 참가해 장기를 뽐냈다. 최씨는 “서로 어떤 악기로 어떻게 연습하는지 비밀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이 행사를 통해 직원 각자의 개성을 알아가며 사이가 돈독해질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3 두 달 전 <슈퍼스타K 3> 1차 예선에 합격한 김 아무개군(18)은 요즘 강남의 한 대형 실용음악학원에서 맹연습을 하고 있다. 오는 7월2일 잠실에서 열리는 서울 지역 2차 예선을 위해서다. 그는 “학원에서 스킬을 알려주어 도움이 많이 된다”라고 말했다. 가수 지망생이자 대학생인 최 아무개씨(21)는 학기 중에 과외를 다섯 개 한다. 다음 달 보컬 레슨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최씨는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보컬 레슨에 목숨을 걸고 있다”라고 말했다.  

4 지난해 12월 입사한 직장인 박 아무개씨(31)는 퇴근길이 바쁘다. 홍익대 앞에서 일주일에 세 번 재즈댄스를 배운다. 그는 “회식자리나 야유회 등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만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배운다”라고 말한다. 직장인 정 아무개씨(36)는 재즈댄스 새벽반 학생이다. 야근이 잦기 때문이다. 정씨는 “밤늦게 일하고 새벽에 배우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일종의 생존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5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과 함께 실용음악학원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작곡가 김형석이 운영하는 케이노트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 이후 확실히 수강생이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작곡가 주영훈의 클라이막스 아카데미도 수강생이 늘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개원한 지 막 1년이 된 싸이렌음악원은 단체 레슨 수강생만 40여 명, 1 대 1 레슨 수강생까지 합하면 그 이상이다.

수강료는 학원별로 비슷하다. 1 대 1 개인 레슨의 경우, 케이노트는 월 4회(주 1회) 38만원, 싸이렌음악원과 목동경희음악학원은 월 4회(주 1회) 30만원이다. 수강 연령대는 주로 10~20대 중·후반으로, 이 중 20대 초반이 가장 많다.  

학원과 기획사는 오디션을 함께 열기도 한다. 케이노트는 매월 대형 기획사와 함께 오디션을 연다. 매회 신청 참가 인원만 20명이 넘는다. 지난 4월과 5월에는 각각 라이브 웍스 컴퍼니와 내가네트워크 기획사가 오디션을 열었다. 6월에는 T.O.P 미디어 오디션이 예정되어 있다. 이 학원 수강생 최 아무개양(16)은 “일단 오디션을 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