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보다 빠르고 정확하게…로스쿨 입학은 ‘메가’가 책임진다?
  • 김세희 기자 (luxmea@sisapress.com)
  • 승인 2011.06.07 21: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메가MD·메가로스쿨 등 ‘메가’의 힘은 여전하다. ⓒ시사저널 윤성호
‘메가’는 성인 교육 시장에서도 통했다. 메가스터디는 지난 2006년 말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입시 학원인 파레토아카데미의 지분을 취득하며 전문대학원 수험 시장에 진출했다. 2004년 파레토아카데미는 매출액 15억원의 영세한 업체였지만 메가스터디에 인수된 후 2010년 매출액 2백17억원으로 대폭 성장했다. ‘메가’를 등에 업은 메가MD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날개를 단 것은 로스쿨 입시 전문 메가로스쿨도 마찬가지다. 메가로스쿨은 이미 동종 교육업계의 절대 강자로 자리 잡았다. 메가로스쿨에 다니는 한 학생은 “이 학원이 이미 이쪽에서 대세로 자리 잡았고, 강사들의 수준도 매우 높다. 입학과 관련한 정보도 빨라서 상담을 하면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영향력이 너무 커서일까. 중요한 사안조차도 메가로스쿨에 위임하는 대학교측의 무책임한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리고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학생들이 하나 둘 생기는 등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인하대 로스쿨 설명회에 참석한 김 아무개씨는 “입학 기준이나 LEET(법학 적성 시험) 점수, 그 밖에 세부 항목들을 학원에 위임하는 것이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김씨가 말하는 ‘학원’은 메가로스쿨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그는 “‘내일 모레 메가로스쿨이 설명회를 하니 자세한 것은 거기 가서 들으면 더 잘 알 수 있다’라고 하더라. 대학교가 주최하는 설명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그 학교가 어떤 기준으로 뽑는지 자세한 내용을 직접 듣고 싶어서 가는 것인데, 입시를 대표하는 교수가 나와서 그렇게 말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메가로스쿨에서 개최하는 입시설명회는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일부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는 대신 메가로스쿨이 주최하는 설명회에 참가 신청을 하기도 한다. 메가로스쿨의 영향력을 방증하는 단적인 사례이다.

입학 상담을 하면서도 느낄 수 있다. 메가로스쿨에서 로스쿨 입학 상담을 한 학생은 “점수를 얘기했더니 상담하는 분이 경력, 영어 능력 등을 얘기하며 ‘아마 ○○대학교 추가 몇 번일  것이다’라고 말해주었다”라고 말했다. 꽤 자세한 상담 내용이다. 그는 “선생님은 어떻게 아시냐고 물었더니 ‘내가 입시와 관련되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학교측) 사람을 알고 있다’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입시 시장에서 빠르고 구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수험생에게도 학원에게도 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무언가 찜찜하다”라고 했다. 그는 “솔직히 이 학원에 다니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는 하다. 하지만 대학을 공교육 범주에 포함시킨다면, 공교육이 오히려 사교육에 주도권을 내준 것 아닌가 해서 꺼림칙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