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폭 대 외국 조폭 ‘영토 전쟁’ 멀지 않았다
  • 정락인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1.06.0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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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조폭과 국내 조폭의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지금은 서로 연대하며 공생하는 관계이다. 악어와 악어새처럼 필요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외국 조폭은 국내 세력 확장을 위해 국내 조폭을 이용하고, 국내 조폭은 외국 조폭들을 내세워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청부 폭력을 사주하기도 한다. 지금은 서로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조직의 연대는 ‘시한부’이다. 외국 조폭의 조직원 수가 많아지고 자금이 확보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장영권 부산강서경찰서 지능팀장은 “양국 조직이 밀월 관계를 통해 세력을 확대하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서로의 등에 칼을 꽂을 것이다”라고 예견했다. 외국 조폭들끼리 세력 다툼을 벌일 수도 있다. 같은 국가 출신들이 다른 국가 출신의 조폭을 밀어내기 위해 합종연횡을 통해 연대하다가 어느 시점에는 자기들끼리 싸운다는 것이다. 물론 특정 지역에서 외국 조폭들과 국내 조폭들이 맞붙을 가능성도 있다. 지금은 서로가 부딪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을 뿐이다.

이재훈 경찰청 외사범죄계장은 “(외국 폭력배들이) 국내 폭력 조직과 비교하면 아직은 집단 범죄의 초기 형태에 불과하다. 하지만 향후에는 집단 간 세력 과시를 하거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출신국별로 대립·연대 과정을 거쳐 조직화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보았다. 경찰은 이런 상황이 오기 전에 외국 폭력배들을 발본색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외국인 폭력배의 광역화·조직화에 대비해 서울과 경기도를 비롯한 주요 지방경찰청에 ‘국제범죄수사대’를 만들었다.

국정원도 외국인 범죄 조직의 세력이 커지고 국내 진출이 늘어나면서 우리 국민들이 범죄의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때가 되면 국내외 조폭들의 밀월 관계가 깨지고 암흑 세계에서 ‘대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만약 국내외 조폭이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경찰들은 해외 조폭의 일방적인 승리를 점치고 있다. 우선 국내 조폭들은 연장(칼이나 도끼 등)을 사용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연장을 쓰는 순간 가중 처벌을 각오해야 한다. 반면 중국 흑사회나 삼합회, 베트남 조폭 등은 흉기를 사용하는 것을 예사로 알고 있다. 흑사회 조직원들은 손도끼를, 베트남 조폭들은 정글도와 교살용 쇠줄 등을 소지하고 다니며 폭행에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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