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에서는 매일신문이 ‘큰소리’
  • 김회권 기자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11.06.0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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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지목률로 ‘지역 대표 언론’에 꼽혀…대구방송·영남일보 등 토착 매체들도 2·5위

▲ 매일신문 편집국 내부. ⓒ매일신문 제공

매일신문은 2008년부터 최근까지 동남권 신공항에 관련된 사설을 40회 이상이나 쓸 정도로 이 문제에 관심을 쏟았다. 올해 3월, 정부는 신공항 백지화를 선언했다. 그날 매일신문의 홈페이지는 검은 제호의 ‘근조’ 형태로 바뀌었다. 검은 글자로 쓰인 ‘매일신문’의 제호 옆에는 ‘지방은 죽었다’가 새겨졌다.

대구·경북(TK) 지역 현안에 매일신문은 엄청난 정열을 투자한다.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된 뒤, 매일신문은 TK의 ‘창’이 되어 정부와 여당을 향해 날 선 공격을 했다. 정창룡 매일신문 편집국장은 “우리 지역 독자들이 최근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읽었던 기사가 영남권 신공항 관련 기사들이었다.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고 20~30년 이후에도 다음 세대들이 먹고살 수 있어야 하지 않나. 독자들의 호응도가 높았다. TK의 여론이 이처럼 하나로 결집된 적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시사저널>이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5월28~29일 실시한 TK 지역 여론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역 언론 매체’를 묻는 질문을 던졌다. 조사의 공정성을 위해 응답자에게 주관식으로 최대 세 군데까지 꼽아달라고 했다. TK 주민들이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 꼽은 곳은 매일신문(25.0%)이었다. 대구방송(TBC)이 18.8%로 그 뒤를 이었다. 중앙 방송인 MBC(18.6%)와 KBS(17.2%)가 3위와 4위를 각각 차지했다. 뒤를 이어 영남일보가 13.1%를 기록했다. 상위 5개 매체 중 지역 언론이 중앙 언론을 밀어내고 세 자리나 차지했다.

중앙 언론에 대한 선호도에서는 지역적 특수성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대표적 보수 언론인 조선·동아·중앙일보는 각각 6.0%, 3.4%, 1.6%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에 비해 한겨레(1.7%)의 영향력이 낮게 나왔다. 호남 지역 조사에서 한겨레는 광주(17.0%)와 전남(12.3%)에서 모두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천주교 대구교구 유지재단이 운영

매일신문의 전신은 1946년 3월1일 창간된 ‘남선경제신문’이다. 이 신문은 1950년 톱기사 본문에 이승만 ‘대통령(大統領)’을  ‘견통령(犬統領)’이라고 잘못 인쇄하면서 사장이 구속되었던 일화도 가지고 있다. 이후 천주교 대구교구 유지재단이 인수해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으며, 신문사 사장은 천주교 신부들이 맡는다. 이것은 매일신문의 강점이다. 정창룡 국장은 “지역 언론은 보통 개인 사업자가 사주인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사주로부터 독립된 편집권을 보장받고 있다. 독자만 생각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종이 신문의 위기는 매일신문에도 피할 수 없는 고민이다. 새로 입사하는 친구들을 어떻게 먹여살리느냐는 데스크의 고민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수익을 내고 있지만 온라인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두고 여러 가지 시도를 고려하고 있다. 방송 참여도 새로운 도전이다. 매일신문은 동아일보의 종편 ‘채널A’에 참여하고 있다. 정국장은 “온·오프라인 결합을 위해 통합 뉴스룸 체제로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아직 뾰족한 대안은 없다. 그래도 여론을 듣고 정보를 수집하면서 변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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