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교과서로 ‘개념’ 다지고 EBS 강의로는 ‘유형’ 통달하라
  • 최병기│영등포여고 교사·대교협 대표강사 ()
  • 승인 2011.06.15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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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모의 평가 분석 통해 찾아낸 2012년 수능 대비 공부법과 대입 지원 전략

▲ 지난 6월2일 2012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가 전국 2천1백65개 고교와 2백65개 학원에서 동시에 실시되었다 ⓒ연합뉴스

<시사저널>은 이번 호부터 공부법, 대입 지원 전략, 논술·입학사정관제 대비법 등 학생과 학부모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 관련 기사를 매주 연재한다. 필진은 조효완 진학지도협의회 공동대표(은광여고 교사), 최병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표강사(영등포여교 교사) 등 일선 공교육 현장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지도하고 대입 진학 지도를 해온, 전문성을 갖춘 교사들이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

지난 6월2일 치러진 수능 모의평가는 여러 측면에서 주목되었다. 먼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이번 수능을 쉽게 출제해 ‘만점 1%’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EBS와의 연계도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체감 연계율’을 높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다. ‘불가능할 것이다’ ‘만점자가 1%가 된다면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져서 결국 학생들 부담이 커질 것이다’ ‘그래도 수능은 어렵게 출제할 것이다’ 등등이었다. 이번 모의평가의 난이도는 본 수능의 난이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했다. 모의평가를 치른 학생들의 반응은 ‘쉬웠다’와 ‘EBS와의 연계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라는 것이 대세인 것 같다. 그러나 수능을 쉽게 출제한다고 해서 모두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번 모의평가 결과를 세밀하게 분석해서 향후 학습 전략과 지원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해야 할 것이다.

▲ 한 학생이 EBS 수능 관련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다. ⓒEBS 제공

필자는 이번 모의평가 결과를 분석하기 위해 30여 개 고등학교의 가채점 결과를 분석해보았다. 결과는 학생들의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언어 영역은 너무 쉽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만점자의 비율이 1%가 아닌 2%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수능의 만점자 비율이 0.06%인 것에 비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평균 또한 80점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언어 영역 만점자의 표준 점수는 지난해 수능(140점)보다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리 가형의 경우에도 지난해 수능에 비해 쉽게 출제되었다. 만점자의 비율이 2%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능(0.02%)과는 큰 차이가 있다. 평균 점수도 50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만점자의 표준 점수는 지난해 수능(1백53점)보다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수 줄이기 위해서는 세밀하게 학습해야

수리 나형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만점자의 비율이 2%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 역시 지난해 수능(0.55%)에 비하면 큰 차이가 있다. 외국어 영역은 이번 모의평가에서 학생들이 다소 어려워했던 영역이다. 그러나 지난해 수능보다는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만점자의 비율이 1%가 안 될 것이지만, 지난해 수능(0.21%)보다는 늘어날 것이다. 결론적으로 언·수·외 영역은 이번 모의평가가 지난해 수능에 비해 확실하게 쉬웠으며, EBS와의 연계도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탐구 영역은 사정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이번 수능은 지난해와는 달리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한 학생이 최대 3과목까지만 응시할 수 있다. 대학에서 반영하는 것도 대체적으로 한두 과목이다.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학생들은 이번 모의평가에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모두 다소 어렵게 느꼈을 것이다. 가채점 결과를 분석해보아도 언·수·외보다는 만점자의 비율이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학생들이 아직까지는 탐구 영역에 매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반론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번처럼 언·수·외 영역이 쉽게 출제되면 부담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탐구 영역 1~2 문제가 당락을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분석이 절대적이지는 않다. 응시생 모두의 자료를 가지고 분석한 것도 아니고, 필자가 분석 대상으로 한 학교들이 전국의 평균이라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대체적인 경향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 EBS 인터넷 수능 강좌 녹화 현장에서 한 강사가 영어 과목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EBS 제공

수능이 이번과 같은 난이도로 출제되지는 않을 것이다. 9월 모의평가에서도 난이도를 검증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이번 모의평가 결과로 볼 때 9월 모의평가에서 언어 영역은 고난이도 문제를 한두 문제 정도 더 출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리 영역 또한 가형과 나형 모두 이번보다는 다소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어는 이번보다는 다소 쉽게 출제될 것이다. 수능의 난이도는 9월 모의평가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능을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할 것이라는 점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쉬운 수능’에 대비한 학습법과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좀 더 치밀한 학습 전략이 필요하다. 이번처럼 언·수·외 영역이 쉽게 출제된다면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한 문제의 실수로 등급이 변할 수도 있고, 표준 점수 차이도 크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수를 줄이기 위한 치밀한 학습 전략이 필요하다. 탐구 영역은 만점을 목표로 학습해야 할 것이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대다수 대학에서는 탐구 영역의 과목 간 난이도 차이에 따른 불리함을 다소나마 보완하고자 백분위를 활용한 변환 점수(‘보정 점수’라고도 함)를 반영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과목 선택에 따른 고민보다는 선택한 과목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는 학습 전략이 필요하다. 언·수·외가 쉬우면 탐구 영역의 점수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 3과목을 반영할 경우에는 과목 간 점수 차이를 다소나마 극복할 수 있었지만, 2과목만 반영한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상위권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은 시험을 잘 치렀다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실수 하나로 등급이 바뀌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들이 지원하는 대학들의 수시 전형에서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다소 높게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수능이 쉽다면 사소한 실수로 인해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언·수·외에서는 실수를 줄이기 위한 학습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수리 영역이 그렇다. 이번 수능의 수리 영역은 가형과 나형 모두 출제 범위가 확대되었다. 수능이 어려울 경우에는 이것이 큰 부담이겠지만, 쉽게 출제된다면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이다. 탐구 영역은 과목 선택에 따른 고민보다는 선택한 과목을 세밀하게 학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인문계열, 제2외국어·한문 영역 챙겨야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는 EBS와의 체감 연계율이 높고 쉬운 수능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수능이 어려울 때는 중·하위권 학생들이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수리 영역에서 그런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이번처럼 EBS 강의 및 교재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연계된다면 중·하위권 학생들의 학습 부담도 다소 완화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만큼은 어느 영역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집중하는 학습이 필요하다. 탐구 영역은 과목 선택이 중요할 것이다. 이들이 지원하는 대학들은 탐구 영역에서 변환 점수를 활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따라서 과목 간 난이도 차이에 따른 유·불리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전년도 결과나 모의평가 결과에 따른 과목 선택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탐구 영역의 과목 선택은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 첫째 고려 사항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을 공부하고 정리해서 자신이 원하는 점수를 획득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배우지 않은 과목을 혼자 공부하고 정리하는 것보다 훨씬 적게 소요될 것이다. 따라서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원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원점수가 잘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학습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지원하는 모집 단위와 관련된 과목을 선택한다면 그만큼 부담을 줄여서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문계열 수험생들은 제2외국어·한문 영역 응시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모든 대학에서 제2외국어·한문 영역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대학에서 반영하고 있다. 반영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제2외국어·한문 영역을 반드시 응시해야 지원할 수 있는 대학도 있다. 서울대 인문계열이 대표적이다. 둘째, 탐구 영역의 한 과목으로 인정하는 대학들이 많다. 즉, 제2외국어·한문 영역의 성적이 탐구 영역의 선택 과목 성적보다 좋다면 그것을 대체할 수 있다. 셋째, 제2외국어·한문 영역 취득 점수의 일정 비율(대체적으로 3~5%)을 가산점으로 반영하는 대학이 있다. 총점 몇 점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정시 모집에서 가산점은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인문계열 수험생들은 제2외국어·한문 영역을 응시하는 것이 정시 지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BS 연계 유형 분석한 자료 활용

▲ 서울 용산 대교문고 아이파크몰점에 마련되어 있는 EBS 교재 코너. ⓒ시사저널 윤성호

이번에도 체감할 수 있었듯이 수능과 EBS 연계율은 70%를 유지할 것이다. 더군다나 정부에서 발표하고 있듯이 이번에는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연계하겠다고 했다. 따라서 수험생 입장에서는 이것을 적극 고려한 학습 전략이 필요하다. 지난해에도 EBS와 70% 연계하겠다고 했고, 실제 연계했었는데 수험생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연계가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 모의평가는 달랐고, 앞으로도 다를 것이다. 따라서 EBS 교재와 강의를 적극 활용하는 학습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학생들이 참고할 만한 몇 가지 자료를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2010년 3월에 교과부가 발표한 ‘EBS 교재와 수능시험 70% 연계 방안 발표’ 보도자료이다. 이 자료에는 ‘70% 연계의 의미’ ‘연계 유형 예시’ 등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수험생 입장에서는 연계 유형을 알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다음으로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 계획>의 부록이다. 이 부록에는 올해 연계 대상 EBS 교재 목록이 수록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EBSi의 <6월 고3 모의평가 EBS 연계 내역 심층 분석>이다.

이 자료에는 영역별 연계 유형 및 연계 비율 등이 자세하게 분석되어 있기 때문에 이 자료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어떻게 연계되는 것인지, 어떻게 교재와 강의를 활용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다. EBS와 70%를 연계한다고 해서 연계하는 70%는 쉽고, 연계하지 않는 30%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또한, 연계하지 않는 30%를 엉뚱한 곳에서 출제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체감 연계율을 높인다고 해서 EBS 교재 문항을 그대로 출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따라서 평소 교과서를 통해서 기본 개념을 확실하게 다지고, EBS 교재와 강의를 활용해 개념을 확장하고 출제 유형에 따른 학습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모의평가 결과는 3주 정도 후에 나오겠지만, 수시 지원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수시 지원은 3학년 1학기까지의 내신 성적(정식 명칭은 ‘학교생활기록부 교과 영역 성적’이지만, 흔히 ‘내신’이라고 지칭하고 있음)과 모의평가 성적, 특히 이번 6월 모의평가의 영역별 백분위, 마지막으로 자신이 3년간 해 온 활동의 결과를 가지고 결정해야 한다. 입시는 철두철미하게 상대적으로 결과가 결정되기 때문에 자신의 주관적 판단으로 지원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학부모나 학생이 주관적 판단에 의해서 ‘미래형 성적 자료’를 가지고 지원을 결정한다. 여기서 말하는 ‘미래형 성적 자료’는 ‘대박 날 것으로 예상하는 수능 성적’과 ‘몇십 대 1 정도의 경쟁률은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대학별 고사(특히 논술) 능력’을 말한다. 그렇다 보니 수시에서 무분별하게 지원하는 경우가 있다. 몇몇 학생은 9월부터 10월까지 거의 매주 대학별 고사 시험을 보러 다니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서 수능 성적이 잘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올해는 특히 수시에서의 ‘미등록 충원 기간’이 설정되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극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수시 경쟁률도 예년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좀 더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담임교사의 판단을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올 입시의 최대 변수는 수시 모집에서 ‘미등록 충원 기간 설정’이다. 등록하지 않은 인원을 그대로 정시로 이월시키지 말고, 수시에서 추가 합격자 발표를 통해서 최대한 등록시키도록 하라는 것이다. 거의 모든 대학에서 두 번 이상 추가 합격자 발표를 할 것이다. 그만큼 정시 이월 인원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의 정시 모집 인원은 지난해보다는 줄어들 것이다. 수험생 입장에서 본다면 그만큼 수시 합격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고려한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정시는 모집 인원도 줄고, 쉬운 수능으로 인해 지원 전략을 수립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 실패해 다시 공부하는 수험생들은 이런 내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대입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할까. 다음 호에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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