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감사위원회 의결을 3개월 늦추도록 했나
  • 김지영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1.06.15 05:0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저널>이 단독 입수한 감사원 자료 ‘2009년 이후 수시 보고 현황’에서 ‘MB 보고’ 사실도 드러나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9월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2010 장·차관 워크숍’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 두 번째가 당시 감사원장이던 김황식 국무총리이다. ⓒ연합뉴스

김황식 국무총리가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던 2010년 5월4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저축은행 부실 실태에 대해 청와대에서 독대해 보고했던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되었다.

<시사저널>이 단독 입수한 감사원의 ‘2009년 이후 수시 보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당시 감사원장으로 있던 김총리는 2009년 2월2일부터 감사원장에서 물러나기 직전인 2010년 8월27일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이대통령에게 감사원의 각종 감사 결과를 수시로 보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그 가운데 지난해 5월4일 보고 내용이 주목된다. 이 자리에서 김총리가 이대통령에게 ‘공공 기관 선진화 추진 실태’ 등 일곱 건을 보고했는데, 그중에서 세 번째 항목으로 ‘서민 금융 활성화 지원 실태’ 보고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바로 부산저축은행 등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감사 결과였다. 감사원은 ‘서민 금융 지원 시스템 운영 및 감독 실태’라는 감사명으로 감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이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이다. 

감사 기간은 두 달 정도였다. 1차 감사는 2010년 1월28일부터 3월8일까지 진행되었다. 곧바로 감사 기간을 연장해 3월10일부터 3월19일까지 추가로 실시했다. 그리고 3월22일부터 4월2일까지 2차 감사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감사 결과가 나온 지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인 그해 5월4일 김총리는 이대통령에게 저축은행의 부실 대출 규모가 수조 원에 이른다는 감사 결과를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청와대가 부실 저축은행 문제를 너무 안일하게 대응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0년 5월에 보고되었음에도 올해 1월에서야 삼화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를 내렸기 때문이다. 또한 감사원의 최고 의결 기구인 감사위원회가 정확하게 언제 감사 결과를 의결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의문으로 제기되었다. 저축은행 감사 결과 보고서에는 2011년 3월10일 감사위원회의 의결로 감사 결과가 최종 확정되었다고 명시되어 있다.

감사위원회 의결 날짜, 기록과 증언 달라

하지만 감사위원회의 의결이 이보다 훨씬 앞선 시점에 확정되었다는 증언이 나와 주목된다.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감사위원회의 의결일은 2010년 12월16일이었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처분 요구가 내려진 날짜는 2010년 12월22일이었다”라고 말했다. 감사 결과 보고서와 감사원 관계자의 증언이 전혀 다른 셈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 정무위원회에 소속된 한 관계자는 “왜 감사 보고서에 실제 의결된 날짜(2010년 12월16일)보다 3개월 가까이 늦추어진 날짜(2011년 3월10일)에 감사위원회 의결이 확정되었다고 기술했는지 의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자료를 더 취합한 다음 올해 국정감사에서 철저하게 따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문제의 3개월 동안 누가, 혹은 어느 세력이 중간에 개입해 감사위원회 의결이 늦추어지도록 했는지 검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