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맞설 ‘잠룡’들의 전쟁
  • 한면택│워싱턴 통신원 ()
  • 승인 2011.07.19 12: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년 미국 대선 나설 공화당 후보들 경쟁 돌입…대다수 취약점 있어 누가 ‘태풍의 눈’ 될지 불투명

2012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단임으로 만들어버리고 백악관을 탈환하겠다는 공화당 잠룡들의 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내년 2월 초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 선거)를 출발점으로 시작될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아직 6개월도 더 남았지만 오바마의 맞상대가 되려는 10여 명의 공화당 잠룡들은 이미 ‘올인’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공화당 경선전에서는 태풍을 일으킬 만한 선두 주자가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유력 후보들이 대부분 취약점을 안고 있어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을 제압할 수 있는  대통령 후보를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 뉴트 깅리치 (68세)1943년 펜실베니아. 에모리 대학 튤레인대 역사학 박사.어머니 재혼으로 한국전 참전한 군인 출신 의붓 아버지 아래서 자라.주요 경력│전 하원의장 (조지아 지역구)강점│1994년 공화당 혁명 주도해 40년 만에 민주당 의회 종식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단점│세 번 결혼 등 사생활 문제.1998년 윤리 규정 위반으로 불명예 정계 은퇴. ⓒEPA 연합
10여 명에 이르는 공화당 잠룡들 가운데 초반 선두 주자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이다. 그는 지지율, 선거 자금 모금, 상대 후보들의 인식 등에서 가장 앞섰다고 평가되고 있다. CNN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 잠룡들 가운데 롬니 후보가 유일하게 49% 대 46%로 오바마 대통령을 물리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롬니 후보는 1947년 미시건 주지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올해 64세.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도 출마한 바 있다. 하버드 대학 법대를 나온 변호사 출신으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지냈다. 앞서 2002년 솔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금융 투자사를 설립·경영한 덕에 성공한 기업인+주지사 경력으로 경제 회복의 적임자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다.

롬니 후보와 공화당 보수파 본류의 지지를 얻기 위해 겨루는 후보는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이다. 그는 당내 지지율이나 대중적 인지도 면에서 롬니에 뒤지고 있으나 보수파 본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폴렌티 전 주지사는 1960년 미네소타 태생으로 올해 50세이다. 롬니 후보에 비해 13년이나 젊다. 미네소타 대학 법대 출신의 변호사로서 미네소타 연방 하원의원, 하원 원내대표, 미네소타 주지사로 이어지는 미네소타의 대표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더욱이 그는 15세에 어머니를 잃고 가족 중 유일하게 대학을 졸업한 입지전적 인물로 꼽히고 있다. 미네소타 주지사 시절에 세금 인상 없이 43억 달러의 적자를 해결한 점을 들어 공화당 정책의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바크먼·페일린, 두 여성 후보의 도전 주목

▲ 미셀 바크먼 (55세)1956년 아이오와. 윌리엄 매리 법대.주요 경력│현 연방 하원의원(미네소타).강점│보수파 상징 티파티 대표적인물. 잦은 언론 노출로 대중성 확보.단점│구호 위주. 실제 정치력 검증 안 돼. ⓒEPA 연합
공화당 잠룡들 중에서 새로운 다크호스는 미셀 바크먼 여성 하원의원이다. 미셀 바크먼 후보는 1956년 아이오와에서 태어나 올해 55세이다. 나이보다 젊고 세련된 이미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녀는 특히 풀뿌리 시민운동의 새 파워로 떠오른 티파티의 대표 주자로 언론에 자주 등장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

버지니아에 있는 윌리엄 앤드 매리 법대를 나왔으나 변호사 시험을 치르지 않고 미국 재무부에서 일하다가 정치에 입문했다. 아이오와에서 태어났지만 미네소타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치료 심리학 박사인 남편 마커스와 다섯 자녀를 두고 있으며, 10대에 임신한 여성 23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 유명세를 탔다. 미셀 바크먼 후보는 아직 공식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2008년 공화당 부통령 후보를 지냈고 이번에는 대권에 도전할 새라 페일린 전 부통령 후보와 ‘여성 후보’로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출마 선언을 했을 때 메이저 언론의 1면을 장식했던 다크호스 후보는 존 헌츠먼 전 중국 주재 대사이다. 그는 1960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올해 51세이다. 아버지가 설립하고 동생들이 경영에 참여하는 헌츠먼 사에서 중간 간부에 이어 부회장에 이르는 직책을 맡아 경영에 주력하는 도중 역대 대통령들로부터 부름을 받아 공직을 수행했다. 레이건 대통령 시절에는 유타 주 상원의원의 추천으로 하급 관리를 지냈으나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에 싱가포르 대사로 전격 발탁되었다. 헌츠먼의 그 당시 나이는 32세로 미국 역사상 최연소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아들 부시 대통령 때는 무역대표부의 부대표를 맡았다.

▲ 존 헌츠먼 (51세)1960년 캘리포니아. 유펜 대학.주요 경력│가문 기업인 헌츠먼 사에 재직하다가 역대 행정부에 의해 공직 수행.*아버지 부시-싱가포르 대사(32세 최연소 기록).*아들 부시-무역 대표부 부대표.*오바마-중국대사 유타 주 주지사도 역임.강점│기업 운영. 풍부한 공직 경험.아시아 지역에 대한 높은 이해도.중국어 능통.유타 주 시절 경제 붐, 헬스케어, 교육 개혁 성공으로80~90% 지지율 얻음.단점│몰몬교. 가문 기업의 이란 거래. ⓒAP연합
특히 민주당 출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출신인 헌츠먼을 2009년 중국 대사로 전격 기용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때부터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잠재적 라이벌을 미리 주저앉히려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결국 헌츠먼 후보는 대사직을 벗어던지고 중국 대사 출신이라는 타이틀만 하나 더 얻은 채 도전장을 던졌다.

헌츠먼 후보는 가문 기업을 경영한 능력과 다채로운 공직 경험 그리고 아시아 지역에 대한 남다른 이해도, 능통한 중국어 구사 등 여러 강점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유타 주 주지사 시절에는 경제 붐, 헬스케어 및 교육 개혁의 성공으로 80~90%라는 놀라운 지지율을 기록했던 것도 그가 바람을 일으킬 다크호스로 평가되는 요소이다.

롬니·헌츠먼, 몰몬교도라는 점이 걸림돌

하지만 공화당 잠룡들은 제각각 상당한 약점들을 지니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을 제압할 만한 매력을 발산하면서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지는 불투명하다.

롬니 후보는 이미 2008년 공화당 경선전에서 실패한 전력을 갖고 있다.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최대 취약점이 몰몬교도라는 점에서 이번에도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민 유권자들의 상당수는 몰몬교도 대통령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롬니 후보는 초반에는 사업가 출신이라는 장점을 살려 경제 살리기 마인드 등을 업고 선두로 나섰다. 그러다가 몰몬교도라는 것과 매사추세츠 주지사 시설의 전 주민 건강보험 실시 등 그의 약점을 파고드는 라이벌들의 파상 공세에 직면해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 팀 폴렌티 (50세)1960년 미네소타. 미네소타 대학 법대 출신 변호사. 가족 중 유일하게 대학 졸업한 입지전적 인물.주요 경력│전 미네소타 주지사. 연방 하원의원.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강점│미네소타 주지사 시절 세금 인상 없이 43억 달러 적자 해결 보수파 본류 지지.단점│대중적 지지도 미약. ⓒAP연합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존 헌츠먼 전 중국 주재 대사도 몰몬교도라는 점이 최대 약점이 되고 있다. 몰몬교는 유타 주를 중심으로 6백만명의 신도를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정통 기독교계에서는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헌츠먼 가문 기업과 이란과의 비즈니스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 때문에 그가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헌츠먼 전 대사의 아버지가 설립하고 친동생이 운영해온 헌츠먼 회사의 이란 지사가 이란의 미사일 등에 고체연료로 쓰이는 폴리우레탄을 공급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실제로 그가 중국 대사로 가게 되면서 이란 지사를 폐쇄한 기록이 있다. 헌츠먼 전 대사가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지면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고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미셀 바크먼 후보는 구호 정치로 바람몰이를 하는 데 주력해왔기 때문에 실제 정치력과 지도력을 검증받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보수파 본류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을지도 미지수로 지적되고 있다. 미움을 사면서도 관심을 끌고 있는 새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워싱턴에 흔한 엘리트도 아니고 경제 살리기에 능통한 식견이나 비전, 지식, 능력을 갖추지 못한 평범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신물 나는 기성 정치인과는 다른 모습이어서 대중들의 관심을 끌 만한 강점을 가진 인물로 평가된다. 그러나 과연 미국을 이끌 지도자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극히 회의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 미트 롬니 (64세)1947년 미시건 주지사 아들로 출생. 하버드 법대.주요 경력│매사추세츠 주지사 솔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위원장. 금융 투자사 설립 및 경영.강점│성공한 기업인, 주지사 등 경력으로 경제 회복의 적임자 구호 어필.단점│몰몬교 ⓒAP연합
▲ 새라 페일린 (47세)1964년 아이다호 출생, 알래스카에서 성장. 아이다호 대학.주요 경력│2008년 존 매케인 후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알래스카 주지사.강점│미움 사면서도 환호받는 인간미.단점│대통령감인지 회의적 시각. ⓒAP연합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