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자동차 선호하는 ‘알뜰형 CEO’도 적지 않다
  • 이석 (ls@sisapress.com)
  • 승인 2011.07.2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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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박성수 이랜드 회장,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 ⓒ시사저널 이종현

국내 재벌 총수 가운데는 저가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례가 적지 않다. 박성수 이랜드 회장의 전용차는 회색 카니발이다. 그나마 2004년에야 이 차를 구입했다. 그 전에는 1백30만원짜리 ‘싸구려’ 중고차를 몰았다고 한다.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은 최근 5년간 NF소나타를 타고 다녔다. 강회장의 애마는 벤츠S600이었으나 지난 2006년 전후로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국산차인 NF소나타로 바꿔 탔다. 전경련 회의 때가 되면 강회장의 소나타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고령에 안전 문제가 대두되면서 제네시스로 차량을 교체했다고 한다. 동아제약의 한 관계자는 “강회장은 평소 버스를 타고 다닐 정도로 근검절약하는 스타일이다. 측근의 권유가 없었다면 아직도 쏘나타를 타고 다녔을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현대가 2·3세들 역시 차에 대해서 인색하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는 현대차의 트라제XG를 타다가 최근 초록색 그랜드 카니발로 교체했다. 정몽준 의원은 지난 2006년 서강대 강연 때 카니발을 타고 왔다가 주목을 받았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나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역시 집안 행사 때는 카니발을 이용한다. 현정은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U&I 전무는 현대차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싼타페’를 몬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애마는 링컨 타운카이다. 이 차는 외제차임에도 구형 그랜저 정도의 가격이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김회장은 그동안 구형 모델을 이용하다가 최근 신형으로 교체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평소 수행비서 없이 출장을 다닐 정도로 검소하다. 차에는 돈을 들이려 하지 않는다”라고 귀띔했다.

세계의 억만장자 중에서는 가격대가 1천만원을 밑도는 저가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이가 적지 않다. 세계적인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인 페이스북의 젊은 CEO 마크 주커버그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는 현재 2006년식 혼다 피트와 2002년식 혼다 아큐라를 보유하고 있다. 차량 평가액은 각각 1천100만원과 1천3백만원이다. 세계적인 부호인 워렌 버핏 역시 2001년식 링컨 타운카를 이용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2000년식 링컨 타운카의 현재 시세는 5백50만원대이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창업주 지미 웨일스는 8백만원대의 현대 엑센트를 타고 다닌다. 골드만삭스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헨리 폴슨은 도요타의 프리우스를 탄다. 프리우스는 미국 시장에서 현재 2천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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