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전문가 5인이 분석한 ‘문재인의 경쟁력’
  • 김지영·조현주 기자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1.08.03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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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리서치 김미현 소장
‘30·40대층의 성향 변화가 지지율에 영향’

문재인 이사장의 지지율 상승은 문재인이라는 인물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지, 그것이 ‘투표로 이어지는 지지’가 강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문이사장에 대한 호감이 과거 ‘노풍’(盧風)이 불었을 때의 ‘노사모’처럼 ‘문사모’로 이어질지는 사실 의문이다. 문이사장에게 호감이 몰리는 이유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서울과 수도권 지역 30~40대의 실망감을 꼽을 수 있다. 또 최근 선거 결과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기본적으로 중도 혹은 중도 보수 성향이었던 30~40대층이 진보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성향 변화가 문이사장의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투표율이 높은 30대층이 야권으로 무섭게 돌변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해야 할 현상이다. 지금은 대중 사이에서도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강하게 생겨나고 있다. 30대와 40대 초반에서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상당히 강한데, 아직 손학규 대표와 유시민 대표로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다. 이 상황에서 김두관 경남도지사나 문재인 이사장이 가세한 경선판이 벌어진다면 야권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파괴력을 갖게 될 것이다.

 

 

밀워드브라운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상무  
“‘덜 정치인스럽다’는 것이 장점이자 약점”

문재인 이사장의 지지율 자체가 오르고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든 기존 정치인이 아닌 인물이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면 인지도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인지도가 올라가면 이런 여론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의 지지도는 불안정할 수 있다. 그가 선거를 통해 부침을 겪었다거나 실제 정치를 하며 검증 과정을 거치지도 않은 상태에서 나온 지지율이기 때문이다.

문재인의 부각은 사실 상징적인 의미로 볼 수 있는 것이지, 아직 실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단계이다. 아직 대중에게 정치인으로서 직접 나선 적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집권 의지가 있느냐 하는 점이다. 그는 이런 욕구를 대중 앞에 표출한 적이 없다. 그것을 표출하고 경쟁을 해야 실질적인 경쟁력이라는 것이 생긴다. 지금은 액션이 없고, 오로지 야권과 언론에서 부추기는 것만 있지 않나.

쉽게 말해 그는 아직 덜 정치인스러운 인물이다. 이것은 장점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실 자체를 나쁘게 말하면 그가 ‘간을 보고 있다’라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분석센터 윤희웅 실장
“김두관·문재인의 세력 연대가 관전 포인트”

문재인 이사장은 참신한 면도 있고, 과거의 인생 스토리가 재미있는 사람이다. 이 점에서 대중이 호응할 수도 있다. 특히 젊은 층이 열광할 만한 스토리를 많이 가졌다. 국정 경험도 있다. 거기에 영남 출신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아무래도 아직까지 진보 진영에서 보수층의 영남 후보 구도를 뛰어 넘을 카드가 많지 않다. 문이사장은 이것까지 갖추었다. 야권 통합의 열기가 강한데 문이사장은 특정 정당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점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문이사장은 아직 결심을 하지 않은 듯하다. 지금 그가 정치 행보를 걷는 듯이 보이는 것은 야권 후보가 많이 나오는 것이 진보 유권자들의 지지율을 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행동인 듯하다. 결국 야권이 힘을 받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결심에서 나온 행동인 것이다. 그 이상의 독자적인 출마 결심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어디든 인재가 있으면 자기 몸이 스스로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듯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치권에 뛰어들 가능성도 크다. 그렇다면 김두관 경남도지사와 문이사장의 세력 연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
“문재인, 야권 주자 1위 올라설 가능성 크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있다 보니 그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특히나 손대표의 지지율로는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을 깨기 어렵다는 것이 유권자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거기에 유시민 대표는 김해 을 지역 패배로 하락세를 잇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권 교체를 갈망하는 야권 지지층에서 손대표나 유대표 두 사람 만으로는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문재인 대망론이 나오자마자, 문이사장의 지지율이 실제로 오르고 있다. 문이사장은 친노 진영의 대표라고 볼 수 있는데 요사이 민주당 지지층까지 문이사장에게 주목하고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문이사장이 조만간 야권의 대권 주자 1위로 올라갈 가능성도 크다.

그의 경쟁력에 대한 검증은 이미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사실에서 드러난다. 실제 정치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민정수석도 지냈고 군 특전사 출신 등 여러 면에서 하자가 없다. 도덕성 문제에서도 우위에 있다. 정치권에서 이렇게 하자가 없는 인물을 찾는 것도 드물다. 이는 그의 지지율이 계속 상승할 수 있는 잠재적 요인들이다.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정한울 부소장
“노무현 대통령의 후광은 ‘약’이자 ‘독’이다”

지금 다시 ‘노무현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 사이에 ‘친노’ 열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열기를 타고 있는 사람이 문재인 이사장이다. 문이사장은 노무현 정권 시기에도 끝까지 곁을 지킨 인물이다. 개인적인 성향 차원에서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상당히 호감을 가질 만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에 대한 반발감이 크다. 문이사장은 정권 말까지 같이 욕을 먹은 사람이기 때문에 호감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같은 친노 세력이지만 유시민 대표는 정치적 계산에 따라 움직이고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는 듯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문이사장은 배신하지 않는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아주 큰 장점이다.

이제는 그가 정치적 결단을 내릴 시기이다. 그 이후 속히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결국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문제이다. 그가 대선 후보가 될 경우 노 전 대통령의 후광이 ‘약이자 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유력 주자로 성장하는 데는 ‘친노’ 성향이 기반이 될 것이지만, 결국 승산이 있는 야권 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노무현 시대의 공과에 대한 균형 잡힌 평가와 극복의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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