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LTE 대전’ 앞둔 통신 3사
  • 김세희 기자 (luxmea@sisapress.com)
  • 승인 2011.08.1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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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와이브로 4G에 밀려 지지부진한 LGU+·SK텔레콤, 문제점 보완해 ‘진검 승부’ 별러

▲ 왼쪽부터 KT 이석채 회장,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 SK텔레콤 하성민 대표이사. (왼쪽부터) ⓒ 시사저널 윤성호, ⓒ 시사저널 자료, ⓒ 시사저널 박은숙

4세대(4G) 이동통신 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상용화된 지 한 달여가 흘렀다. SK텔레콤(대표이사 하성민)과 LG유플러스(이하 LGU+·부회장 이상철)는 지난 7월1일 4G LTE 상용화의 시작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당시 SK텔레콤은 올해 하반기에 약 30만명의 가입자를 모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KT(대표이사 이석채)가 4세대 서비스인 ‘와이브로 4G’로 상승세를 주도하며 가입자 54만명(8월3일 기준)을 돌파하고 있는 데 반해 SK텔레콤과 LGU+는 5천명 수준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해서 KT의 판정승을 예단하기에는 이르다. KT가 오는 11월 본격적으로 LTE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지면서 통신 3사의 LTE 진검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11월 LTE 대전’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이유이다.

지난 7월1일 SK텔레콤은 서울 지역에서, LGU+는 서울·부산·광주 지역에서 각각 LTE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초기 이용자들의 통화 품질에 대한 경험이 LTE 서비스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판단해 서울 지역에만 안테나 기지국(RU) 1천7백72개, 디지털 기지국(DU) 6백9개를 구축했다. 건물 안, 지하 등 어느 곳에서나 터지는 ‘완벽한 4G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28년간 800MHz 대역에서 축적한 망 구축 및 운용 노하우를 100% 활용하고 기존에 구축된 100만개 800MHz 중계기를 4G에 활용해 차원이 다른 통화 품질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제한적인 커버리지로는 가입자 유치 힘들어  

▲ (맨위) SK텔레콤, (아래 왼쪽)LG유플러스, (아래 오른쪽)KT와이브로.

LGU+ 역시 ‘속도전’을 예고하며 일찌감치 전국적인 망 구축에 나섰다. 이상철 LGU+ 부회장은 지난해 7월1일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2012년 7월까지 수도권과 광역시 중심으로 LTE 서비스를 개시하고, 2013년 7월에는 LTE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저주파 대역의 800MHz 주파수를 할당받은 것을 계기로 그동안 LGU+가 가지고 있었던 치명적인 단점인 3G 공백을 메우고 차세대 통신인 4G로 직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전국망 구축 계획은 애초에 계획되었던 것보다 조금 더 앞당겨지고 있다. 현재 서울·부산·광주 등의 거점 지역에서 시작된 LTE 서비스는 오는 9월 말에는 서울 및 수도권 전체와 대다수 광역시를 포함하는 지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LTE 상용화가 연착륙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한 가지가 여기에서 발생한다. 아직까지 지역적 한계를 가지고 있는 제한적인 커버리지는 새로운 가입자를 유인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4G LTE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속도에서조차 이론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은 멀어지고 있다.

이론적으로 SK텔레콤이 내세우는 LTE는 하향(다운로드) 최대 75Mbps, 상향(업로드) 최대 37.5Mbps를 제공하는 차세대 네트워크이다. 이 속도는 기존 3세대 WCDMA망과 비교했을 때 하향에서는 5배, 상향에서는 7배 빠른 수준이다. 와이브로와 비교했을 때에도 약 1.9배 빠른 속도이다. 그러나 실제 사용 속도와는 차이가 있었다. 실제로 서울 종로구청 앞에서 속도를 측정해본 결과 SK텔레콤은 하향 0.41Mbps, 상향 1.38Mbps를, LGU+는 하향 3.86Mbps, 상향 13.8Mbps를 기록했다. LGU+가 SK텔레콤에 앞서기는 했지만, 양사 모두 이론적인 수치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휴대전화 대리점 매니저는 “TV에서 광고를 많이 하고 우리도 4G 홍보에 나서면서 문의를 하는 손님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판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열에 하나도 안 된다. 솔직히 손님들이 진짜 원빈처럼 속도가 나오느냐 물으시면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르다’라고밖에 할 말이 없다. 아직까지 망이 불안정하고 전용 단말기도 출시되기 전이어서 연말이나 내년 초가 되어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원빈’은 한 이동통신사 TV 광고 속 영화배우 원빈을 말하는 것이었다. 몇 초도 안 되어 다운로드가 끝나는 속도의 기적은 아직까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전용 단말기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사용 가능한 단말기는 노트북에 꽂아 쓸 수 있는 USB형 모뎀과 LTE를 와이파이 신호로 변환시켜주는 라우터 등 두 종류에 불과하다. 상황이 아직 이렇다 보니 아예 LTE 단말기를 판매하지 않는 대리점도 있다. 오히려 당장 수요가 많은 KT의 와이브로 4G 판매 밀어주기로 돌아선 대리점들도 있다. LGU+ 관계자는 “아직 서비스 런칭 단계이고 단말 자체에 대한 수요가 없다 보니 가입자 수가 많지는 않다. 10월 LTE 스마트폰 출시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용 스마트폰은 SK텔레콤과 LGU+가 각각 9월, 10월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9월 초 LTE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하반기에 5종의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LGU+는 10월부터 LG전자와 삼성전자에서 LTE 스마트폰 2종을 출시하고, LTE용 패드 등을 포함해 올해 안에 3~4종의 LTE 단말기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단말기 상용화 이후 본격 경쟁 돌입 전망 

KT 역시 단말기 상용화 시점에 맞춰 LTE 서비스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기는 오는 11월부터다. 수도권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된다. 김연학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LTE 서비스 지역을 도심권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다. 전용 단말기 상용화 이전까지는 전국망 서비스를 갖출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KT는 3세대 WCDMA와 비교해 저렴한 요금과 빠른 속도, 4세대 LTE와 비교해 넓은 커버리지와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는 와이브로 4G로 다른 이동통신사들과 경쟁해왔다. 그러나 11월부터는 다르다. 이제는 LTE 경쟁이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고객들에게는 모뎀이 아니라 휴대전화 단말기가 중요한 만큼 경쟁사와 비교해 뒤쳐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상철 LGU+ 부회장 또한 “4G LTE는 지금까지 어떤 네트워크도 제공하지 못했던 가장 빠른 속도로 고객 생활 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세계를 열어줄 것이다. 모든 국민이 더욱 개인 중심적인 스마트 비서를 가지고 더욱더 편리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계획대로라면 다가오는 11월, 통신 3사의 본격적인 LTE 대전이 시작된다.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누가 먼저 웃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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