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기업과의 비즈니스 확대가 주 목적이다”
  • 임수택│편집위원 ()
  • 승인 2011.08.30 22: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JETRO 서울사무소의 오오스나 소장 인터뷰

ⓒ임수택 제공
일본 이시가와 현 가나자와 시 출신인 오오스나 JETRO 서울 소장은 와세다 대학 문학부와 같은 대학 공공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1979년 JETRO에 입사해 싱가포르센터 차장, JETRO 아시아경제연구소 국제교류 연수실장을 거쳐 지난 3월 여성 최초로 JETRO 서울사무소장에 취임했다. 그는 “한국은 처음이지만 한국 음식, 생활 습관 등에 위화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라며 한국 생활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요즘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한국어를 ‘열공’하고 있다. 등산을 좋아해 주말에는 한국 지인들과 북한산, 인왕산을 오르며 서울 시내에 등산할 수 있는 산이 있다는 것을 부러워했다. 한국과의 인연을 소중히 살려 앞으로 한국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다방면에 관심을 보이는 열성파이다.

3·11 일본 동북부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일본 기업들은 어느 정도의  피해를 보았는가?

지난 5월에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 제조업 5백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24.8%가 일본 지진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테이코쿠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 관련 도산은 7월 말 시점으로 2백58건이다. 부채 총액은 1천2백97억4천4백만 엔으로 1995년 한신 대지진 때의 연간 6백억7천4백만 엔의 두 배가 넘는 규모이다. 대지진 이후 서프라인 체인이 두절되어 세계 제조업뿐만 아니라 후쿠시마 등 동북부 각지의 첨단 부품 소재 제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큰 규모의 제조업을 하는 회사의 경우 모기업에서 동북부 지역에 있는 공장이나 관련 회사에 사람, 기계, 자금을 제공하고 서프라인 체인을 복구하는 데 최선의 지원을 한 결과 빠른 속도로 복구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일본이 직면하고 있는 시장의 포화 상태, 엔고, 원전 사고와 같은 문제의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전력 부족, 인프라 등도 회복되지 않아 일본 경제의 먹구름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원전 재점검으로 한여름에 일본 전체에 전력이 부족한 상태이다.

일본 기업들이 생산 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데?

JETRO 서울사무소에서는 8월 초 ‘지진 이후 한국 내 일본 기업의 움직임’에 대해 긴급 조사를 실시했다. 대지진 영향으로 한국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은 거의 없다. 그러나 해외 생산 거점의 하나로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본 메이커는 있다. 현재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오래전부터 검토하고 있었다. 한국의 경우 EU 등과의 FTA 루트의 활용, 낮은 법인세, 낮은 원화 가격, 낮은 전력 및 인건비 등이 매력적이다. 한국에 진출하고 있는 일본 기업의 예를 들면, 5월27일 야마구치 현에 있는 우베코산이 사는 아산시에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폴리마이드를 생산하는 법인을 설립했다.

6월28일 도레가 경북 구미시에 탄소섬유 공장을 착공해 향후 10년간 1조3천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8월5일에는 JX닛코닛세키에너지가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울산광역시에 1천2백억 엔을 투자해 석유화학 제품 및 윤활유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지진 이후 서프라인 체인의 불안을 해소하는 일환으로 일본의 부품 공급사에게 제조 거점을 한국에 두었으면 하고 바라는 움직임도 있다. 한국에 진출하는 일본 기업은 제조업이 많지만 최근에는 레스토랑 체인, 운수, 인재 알선 등 다양하다.

최근 한국 지자체에서 관심이 많은데 일본 기업들의 반응은?

일본의 큰 제조회사 간부의 말에 따르면 일본 기업이 한국에 투자하는 것은 지진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한국 대기업과의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한국 기업들의 빠른 대응, 가깝기 때문에 공급의 서프라인 체인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로컬 서프라인 체인으로부터 수요가 클 것이라는 기대 등이다. 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전을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인프라, 세제, 전력 공급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했으면 한다.

한·일 간의 산업 구조가 경쟁적인 면도 있지만 상호 협력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모델도 있을 것 같은데?

몇 가지 예가 있다. 미쓰이물산과 대우건설이 몽골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수주(약 1천억 엔), 스미토모상사와 한국전력이 아부다비 발전 사업 참가(약 15억 달러), 미쓰비시상사와 한국가스공사가 인도네시아에 LNG 제조 판매를 착수한 것(약 2천3백억 달러) 등이다. 일본의 자금력과 한국의 해외 경영 전략이 하나가 된다면 좋은 상생 모델이 될 것이다. 한·일 기업이 협력해서 투자한 금액은 플랜트, 인프라, 자원 개발로 약 1조7천5백억 엔 정도이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JETRO의 RIT(지역 간 교류 사업)란 무엇인가. 그리고 한국과의 관계는?

1998년 시작한 일본과 해외 지역 간의 경제 교류 사업이다. 예를 들면 후쿠시마와 원주 간의 의료기기 교류 사업이 있는데, 대지진 이후에도 원주시는 후쿠시마와 계속 교류를 원하고 있다. 또 오이타와 충북 오창은 반도체 산업에서 협력하고 키타큐슈는 창원과 기계 산업에서 협력하고 있다. 중소기업 간의 기술 교류 계약도 진행되고 있다. JETRO는 한·일 간에 ‘하나의 경제권’을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한·일 기업 각각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일본 기업은 자금력과 인재, 경험이 있다. 한국은 오너십과 빠른 의사 결정, 도전 의식이 넘치는 것 같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