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이후’, 누가 신발끈 매나
  • 김회권 기자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11.08.31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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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나경원·원희룡 등 거론…민주당, 출마 선언한 천정배 이어 추미애·박영선 등도 채비

지금 여의도는 ‘오세훈 이후’에 대한 논의로 뜨겁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기대로 한껏 달아오른 쪽은 민주당이다. 주민투표가 사실상 야권의 승리인 만큼 서울시장 자리를 다시 찾아올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는 기대감 탓이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주민투표 무산은 보수적 가치의 패배와 다름없기 때문에 개혁·진보적 노선이 선명한 인물에 대한 출마 요구가 많을 것 같다”라고 점쳤다.

민주당 원내에서는 천정배 최고위원이 출마 선언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지난 8월25일 천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는 길목에서 중요한 결전의 장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공식적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선명한 개혁적 이미지가 강점으로 꼽힌다. 여성 의원들의 출마도 점쳐진다. 3선의 추미애 의원이 사실상 출마하겠다는 뜻을 굳혔고, 청문회에서 맹활약하며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박영선 정책위의장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유장훈·윤성호

한나라당, ‘초선 의원 차출론’도 대두

원외에서는 지난 6월 지방선거 때의 인물들의 움직임이 관심사이다. 오시장에게 0.6% 차이로 아쉽게 패한 한명숙 전 총리가 거론되고 있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미 지난번 선거에서 전투력 부족이 드러나지 않았나”라는 부정적 시각이 존재한다. CEO 출신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이계안 2.1연구소 이사장이 2전3기에 도전할지도 관심거리이다.

이인영 최고위원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가깝고 대표적인 486 정치인으로 개혁 색채가 강한 점, 그리고 야권통합특위 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유연한 야권 단일화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최고위원은 원내 진출과 당권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의 영입도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한나라당이다. 후보군을 구성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영남권 친박계의 한 의원은 “서울시장 보선은 친이계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되지 않았나”라고 잘라 말했다. 선거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고 가용할 수 있는 인력풀마저 줄어들었다.

대중성이 강한 나경원 최고위원은 가장 자주 오르내리는 후보이지만 이번 주민투표에 ‘올인’했던 전력과 대중적 인지도보다 뒤처지는 서민층 스킨십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나최고위원이 출마해야 관심을 끌어올 수 있다”라며 ‘페이스메이커 역할론’을 바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나최고위원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실제 8월25일 국회에서 만난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이미 나최고위원 쪽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라고 귀띔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를 언급했기 때문에 출마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진·권영세 의원 등 이번 주민투표에 부정적이었던 중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권영진·홍정욱 의원 등 참신한 인물을 내세우자는 ‘초선 의원 차출론’도 나오고 있다. 친서민적이고 개혁 성향이 강한 김성식 의원이 적임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제기되는 원외 인사 수혈론의 대상으로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현 동반성장위원장), 안철수 서울대 교수 등이 후보군이지만 “쉽지 않은 싸움에 누가 들어오려고 하겠나”라며 그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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