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맛 잃은 과일, 살맛 잃은 ‘농심’…수심 깊어지는 ‘명절 잃은 한가위’
  • 조현주 기자 ()
  • 승인 2011.09.0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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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박은숙

추석 같지 않은 추석이다. 올 추석에는 햅쌀을 구경하기가 힘들다. 햅쌀뿐만 아니다. 햇과일도 보기가 어렵다. 사과와 배는 작황도 좋지 않은 데다가 아직 색깔이 들지 않았다. 올여름 계속된 비로 과일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한 달 전과 비교해 50% 이상 올랐다. 추석은 다가오는데 과일은 익지 않고…. 대목을 기대했던 농민들의 마음은 검게 타들어간다. 서울 근교의 과수원에서 만난 한 농민은 풋사과를 가리키면서 “올 추석 특수는 물 건너간 것 같다”라고 걱정했다.

과일값이 ‘금값’이 되면서 추석 선물 풍속도도 바뀌었다. 한우 세트나 상대적으로 값싼 생필품 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선물 풍속도만 바뀐 것이 아니다. 차례상 자체도 바뀔 전망이다. 과일·채소 가격이 폭등하면서 꼭 필요한 제수품만 상에 올리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지고, 힘겨운 추석을 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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