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다면 ‘싼값’에 써라
  • 송승용│㈜희망재무설계 이사 ()
  • 승인 2011.09.2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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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푼이라도 아끼는 알뜰 대출 전략 / 가능하면 금리 낮은 담보 대출 이용하고 건수는 최대한 줄여야
▲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대출 창구에서 한 고객이 은행 담당자와 상담하고 있다. ⓒAP연합

가계 대출 총액이 8백조원을 넘어섰다. 대출이 꼭 필요하지만 가계 재정의 건전성도 외면할 수 없다면 현명하게 대출을 이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현명한 대출 전략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사례1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엄선아씨는 올해 초 대부업체를 통해 1천만원을 대출받았다. 급하게 돈이 필요해 쉽게 대출받을 수 있는 대부업체를 이용했다. 하지만 연 44%의 높은 금리는 부담스럽기만 하다.

연 20%가 넘는 고금리 신용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면, 연 8.5~12.5%의 은행 대출로 바꿔주는 ‘바꿔드림론’을 이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은 신용등급 6등급 이하, 연소득 4천만원 이하(자영업자의 경우 국세청에 신고하는 소득 금액 증명원상의 소득이 있거나 3개월 이상 부가세 증빙 서류 필요)인 자로서 대출받은 후 6개월이 지나야 하고 1인당 3천만원 한도로 이용이 가능하다. 바꿔드림론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대출 가능 여부를 상담받은 후에 시중 은행 전 지점을 통해 신청 접수가 가능하다.

단, 현재 연체 중이거나 통신요금, 공과금, 세금 등을 포함해 금융 거래 장기 연체 기록이 있으면 저금리 대출로 전환되지 않는다. 엄씨는 바꿔드림론을 통해 연 44%의 금리를 연 12%로 낮췄고 연간 3백20만원의 이자를 줄일 수 있었다. 대출 금액이 1천만원이 넘어가는 경우, 초과 금액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소득 수준이나 상환 능력을 보고 저금리 전환 여부를 결정해준다. 바꿔드림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한국자산관리공사 1588-1288로 문의할 수 있다. 

사례2 직장인 오지섭씨는 오는 9월 말 마이너스 통장의 만기가 돌아온다. 오씨의 마이너스 통장 한도는 2천만원인데, 은행에 문의해본 결과 연장을 하려면 최소 10% 이상 원금 상환이 필요하고 금리도 기존 8%에서 10%로 올라간다고 한다.

마이너스 대출의 경우 1년마다 소득이나 재직 여부 등 신용도를 감안해 대출 연장 여부와 한도, 금리 조건을 심사한다. 오씨가 올해 초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직장을 옮긴 것이 신용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자신의 소득만으로 대출금을 상환하기가 쉽지 않은 오씨는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마이너스 대출금을 상환할까 고민 중이다.

원금 상환 없이 대출이 연장된다 하더라도 원금 2천만원에 대해 연 10%의 대출 금리가 적용되면 연간 이자 부담이 40만원 늘어난다. 집을 갖고 있다면 저리의 담보 대출을 이용해 이자가 높은 신용 대출을 상환하는 것이 좋다. 담보 대출의 경우 시중 은행과 달리 정부의 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이용해볼 만하다.

9억원 이하 주택을 갖고 있는 1주택자이면서, 주택 보유 기간이 소유권 이전 등기일자로부터 15년 이내여야 한다. 가령 만기가 10년인 u-보금자리론의 경우 연 5.0%의 고정 금리가 적용되며, 혼합형을 선택할 경우 3년 거치 기간 동안 4.6%의 이자만 내다 이후 고정 금리로 전환된다. 단, 중도 상환할 때에는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데, 1년 미만 2%, 1~3년 미만 1.5%, 3~5년 미만은 1%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오씨가 마이너스 대출금 2천만원을 한국주택금융공사의 u-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탈 경우 연간 100만원의 이자(매월 8만원)를 절감할 수 있다. 특히 부부 합산 기준 연소득이 2천5백만원 이하일 경우에는 소득 수준별로 연 4.0~4.5%의 낮은 고정 대출 이자율이 적용되는 만큼 조건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 긴급 자금이 필요할 경우 많이 이용하는 것이 보험사의 약관 대출이다. 약관 대출은 내가 유지하고 있는 보험의 해약 환급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상품이다. 가입한 보험 상품에 따라 대출 금리가 연 5.5~13.5%로 천차만별이다. 보험에는 보장성 보험과 저축성 보험이 있다. 보장성 보험의 약관 대출 금리(대략 9.5~13.5%)가 저축성 보험(5.5~6.5%선)에 비해 훨씬 높아서, 필요할 경우 금리가 낮은 저축성 보험의 약관 대출부터 이용해야 좋다.

약관 대출의 경우 수시로 상환이 가능하고 연체 이자 부담이 없으며,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약관 대출을 장기간 이용할 때는 대출 이자 부담으로 인해 보험료 자체가 올라가기 때문에 짧게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간 약관  대출을 이용한다면 차라리 가입한 보험을 해약해서 대출을 상환하고 저렴한 보험으로 갈아타는 것이 금전적인 면에서는 이득인 경우가 많다. 

카드론은 신용등급 하락의 원인

최근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카드론은 신용등급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실제로 단 한 번의 카드론 사용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2단계나 하락한 사례도 있었다. 신용등급 하락은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기에 대출은 가급적 은행권으로 집중시키는 것이 안전하다. 

사례3 내년 봄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전성갑씨는 현재 은행권 신용 대출을 비롯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대부업체 대출 등 총 다섯 건의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조만간 신혼 살림을 마련하기 위해 시중 은행에서 취급하는 연 4% 내외의 ‘근로자 서민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 하는데, 고금리 대출과 대출 건수가 많으면 대출이 힘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다.

은행권에서 추가 대출을 받을 때에는 기존 대출 건수가 많으면 불리해진다. 가령 1천만원의 대출을 받고 있는데 대출 건수가 1건인 경우보다 2백만원씩 다섯 건의 대출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 대출 심사에서 불리하다. 전씨가 은행에서 저리의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대출 건수를 줄이고 고금리 대출인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은행권 대출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

국내 은행보다 개인 신용 대출에 적극적인 일부 외국계 은행에서는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은 물론이고 대부업체(이때 대부업체 대출 건수는 1건 정도로 적어야 함)의 대출을 사용하고 있더라도 고금리 대출을 전환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 단, 고정 수입이 있어야 하고 직장이 안정적일 경우에 한해 대출을 해주고 있다. 전씨의 경우 외국계 은행에서 고금리 대출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아 현금서비스, 카드론 그리고 대부업체 대출을 모두 상환했고 다섯 건의 대출 건수를 세 개로 줄였다. 

대출은 가급적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부득이 이용해야 한다면 자신에게 유리한 방법을 찾아 부담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참고로 신용 대출 금리가 낮은 순서부터 높은 순서를 금융회사별로 정리해 보면, 은행 신용 대출 < 은행 마이너스 대출 <카드론(캐피털회사) < 현금서비스 < 저축은행 < 대부업체 순이다. 특히 저축은행의 신용 대출 금리는 평균 30% 내외로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과 별 차이가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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