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재능의 요람’에 인재 ‘넘실’
  • 이춘삼│편집위원 (sisa@sisapress.com)
  • 승인 2011.10.2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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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 인맥 지도 | 충남 서산·태안
▲ 서산시 전경. ⓒ서산시 제공

서산시는 충청남도 북서부에 위치한 도농 복합 형태의 기초자치단체이다. 서쪽으로 태안군과 인접해 있다. 대산 석유화학단지, 서산 테크노밸리, 서산 바이오웰빙특구 등이 조성되고 현대오일뱅크·삼성토탈 등 대기업 본사가 들어서면서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1년 7월31일 기준으로 16만3천6백68명(6만3천9백52가구)이다. 태안반도에 있는 태안군의 인구는 2011년 7월31일 현재 6만3천34명(2만8천1백57가구).

1914년에 서산군, 태안군, 해미현이 서산군으로 통폐합되었다가 1989년에 서산시와 태안군으로 다시 분리되었으니 본래 한솥밥을 먹던 이웃이다.

서산시에서는 해미면 읍내리에 있는 해미읍성(사적 제116호)과 신창리의 개심사(대웅보전 : 보물 제143호), 고 정주영 현대건설 회장이 개척한 서산 간척지,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이 유명하다. 태안군은 안면도, 만리포로 대표되는 32군데 해수욕장, 천리포 수목원, 태안 해안국립공원 등 명소가 있어 널리 알려진 곳이다.

서산시는 오는 10월26일 실시되는 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바쁘다. 이완섭(한나라당)·노상근(민주당, 민노당·진보신당을 합쳐 단일화)·박상무(자유선진당)·임태성(국민참여당)·차성남(무소속) 후보가 나섰다. 전임 유상곤 시장이 회계책임자의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해 치러지는 선거이다. 뚜렷하게 우세를 보이는 후보가 없이 5명이 각축전을 벌여 10·26 재·보선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서산시-태안군 선거구에서 내년 총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은 현역인 변웅전 자유선진당 의원과 민주당의 조규선 전 서산시장이다. 한나라당에서는 문제풍 낙농진흥회 회장, 박태권 전 충남도지사,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이기형 우리파이낸셜 이사, 허영일 서산태안 당협위원장 간에 공천 경합이 벌어질 전망이다.

서산, 10·26 시장 재선거로 ‘들썩’

브라운관을 통해 낯익은 변의원은 15대 때 자민련 소속으로 서산·태안 지역구에서 처음 금배지를 달았다. 16대 때는 임기 말에 잠깐 전국구 의원직을 승계했고, 17대에는 민주당 문석호 의원에게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18대에 이르러 자유선진당 간판으로 당선되었다.

3선의 경력으로 18대 전반기 보건복지가족위원장을 지냈고 2011년 5월 이회창 전 대표가 사퇴한 후 당 대표를 맡았다가 10월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이 합치면서 심대평 현 대표에게 자리를 비켜주고 최고위원으로 남았다. 현역이기는 하지만 올해 71세인 그의 연령이 다소간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역민들은 말한다.

한나라당 후보로는 성완종 회장이 공천을 받게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서산장학재단 이사장, 충청포럼 회장을 맡는 등 지역구 관리가 탄탄하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태안 기름 유출 사고 피해 주민들을 위해 10억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현재 당협위원회를 맡고 있는 허영일 위원장의 경우 후보군의 한 사람으로 거명되고는 있지만, 스스로는 “후배 중에서 마땅한 인물이 나서면 서슴없이 후원자가 되겠다. 마음을 비웠다”라고 얘기한다.

이기형 우리파이낸셜 이사는 17대에 출마하고 18대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전력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까지 여의도행의 집념을 꺾지 않고 있다. 그의 부친인 이상희씨(작고)가 서산에서 6·7대 공화당 의원을 지냈다.

조규선 전 서산시장은 3회 지방선거에서 시장에 당선된 후 4회 선거에서 재선되었다. 그런데 2007년 2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2백만원을 선고받아 시장직을 상실했고 내년 2월에 피선거권이 회복된다.

관계 인물 중 이종명 국가정보원 3차장은 육사를 나와 사단장, 합참 전력발전부장을 지낸 군 출신이다. 김흥석 육군본부 법무계획과장도 육사 출신으로 군법무관 임용시험에 합격해 법무장교의 길로 들어섰으며 육군본부 고등검찰부장을 지냈다.

그 밖에 고위직 공무원으로 지철호 공정거래위원회 기업협력국장이 있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공직 생활의 거의 대부분을 경제기획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공정거래 업무에 종사했다. 카르텔정책국장, 카르텔조사국장, 경쟁정책국장을 거쳤다. 한편으로는 규제 개혁에도 관심을 가져 양조 산업에 가해지는 규제를 대폭 완화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한국의 술, 반세기의 바가지>라는 책을 썼다.

이헌기 한국한센복지협회 회장은 서산에서 출생했으나, 인천중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본적도 인천으로 옮겼다. 대처로 나가고자 하는 서산·당진 사람들은 해로가 연결되는 인천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회장은 철도청에 근무하며 철도노조 활동으로 노동운동과 인연을 맺어 한국노총 사무차장을 지냈다. 5공화국 출범 당시 민정당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11대 국회의원(민정당·전국구)을 지낸 다음 보건사회부 차관, 노동부장관,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보건복지부 주변 단체에 머물렀다.

인천시장을 지낸 안상수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 회장은 정계에 입문하기 전 동양증권 감사, 동양그룹 종합조정실장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인천시 계양·강화 갑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뒤 인천시장으로 두 차례 당선되었으나 5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송영길 시장에게 졌다.

그가 지난 5월 안양시의 44평 크기의 아파트를 이화여대에 기부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사별한 아내와 함께 처음 장만했던 보금자리이다. 1993년 아내 명의로 구입해 6년간 살았던 집이다. 안회장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로 아내 모교에 기부했다”라고 말했다.

서산 출신 법조인으로 가재환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변호사와 장기욱 변호사가 유명하다. 대전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가변호사는 대법원장 비서실장, 창원지법원장, 서울민사지법원장, 사법연수원장을 역임했다.

그와 동기인 대전고 38회 졸업생 중에는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 김종구 전 법무부장관, 임대화 전 특허법원장, 최준명 전 한국경제신문 대표이사 사장, 이종상 동양화가, 김인중 도미니크수도회 신부(스테인드글라스 화가), 민영진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등 쟁쟁한 인물이 많다.

장기욱 등 ‘수재’들 다방면에 배출

서산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소년기를 보낸 장변호사는 당시 지역 명문으로 이름을 날리던 공주중학교를 졸업했다. 경기고에 진학해 1년을 수료한 후 검정고시를 거쳐 서울대 법대에 입학해 수재라는 칭송을 들었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고시 사법과·행정과 양과에 합격한 그는 서울·부산·대전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했으며 12, 14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한나라당 서산·태안 지구당위원장을 끝으로 정계를 떠나 변호사 업무에 전념하고 있다.

언론인으로는 권문한 한국신문협회 사무총장, 박명훈 아시아경제신문 주필, 박철화 국민일보 편집부국장, 서배원 경향신문 논설위원, 이종재 한국일보 논설위원, 이창의 조선매거진 대표이사, 송광석 대전일보 편집국장 등이 있다.

권사무총장은 조선일보 수습기자로 입사해 편집국 부국장을 마치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취재 활동을 했으며, 2008년부터 현직에 재직 중이다. 박주필은 경향신문에서 경제전문기자로 활동했으며 편집국장, 논설위원실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창의 조선매거진 대표이사는 잡지 출판 업무에 오래 종사한 출판 전문인이며 한국잡지협회 회장을 맡아 출판계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류영창 대한전문건설협회 상임부회장은 경복고-서울대 토목과를 졸업한 토목공학 박사이다. 기술고시에 합격하고 건설부에서 근무해 서울지방항공청장, 한강홍수통제소장을 지냈다.

명호근 쌍용양회 대표이사 부회장은 경남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쌍용그룹에 몸담아 쌍용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쌍용화재해상보험 대표이사 사장, 쌍용양회 대표이사 사장을 차례로 역임한 전문경영인이다.

한영우 이화여대 이화학술원 석좌교수는 온양고-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평생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사연구회장, 문화재위원장, 국사편찬위원을 지낸 한국 근세사 학계의 원로이다. 서울대에서 정년퇴직한 후 한림대 한림과학원 특임교수를 지냈다. “한국인이 수많은 외적의 침입과 식민 지배, 혼란을 극복하고 오늘날 세계 일류 국가를 넘볼 만큼 성장한 생존의 힘은 어디에 있는가?” 50년 가까이 조선 시대를 비롯한 한국사를 연구하면서 자신이 품어왔던 의문에 대해 한교수는 지난해에 펴낸 <한국선비지성사>에서 “고조선부터 현재까지 한국을 이끌어온 전통 사상은 선비 정신이다”라는 답을 내놓았다. 한국인의 문화적 DNA이자 전통적 공동체 정신이 선비 정신, 선비 문화라는 것이다. ‘선비’는 조선의 유학자만이 아니라 한국사를 이끌어온 지성인을 가리킨다.

이 지역 출신 연예인으로는 가수 계은숙·심수봉 씨, 탤런트 윤문식씨, 개그우먼 이영자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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