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투기의 미래 서울 에어쇼에서 날다
  •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 승인 2011.10.2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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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속 항공기 T-50B 편대의 곡예비행에 시선 집중

ⓒ공군 제공

대한민국의 방위 산업은 눈부시게 성장해왔다. 특히 2011년에는 T-50 초음속 훈련기를 인도네시아에 판매하면서 명실공히 육·해·공 모든 무기 체계를 수출하는 방위 산업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처럼 눈부신 발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지난 10월18일부터 23일까지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에서 열렸다. 2011년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 전시회(ADEX), 일명 서울 에어쇼이다.

최초의 에어쇼는 1909년 8월 프랑스 랭스에서 개최되었다. 무려 50만명의 관객이 모이면서 대성황을 이루었고, 이후 에어쇼의 기준을 세웠다. 에어쇼의 양대 산맥은 파리 에어쇼와 판보로 에어쇼이다. 홀수 해마다 실시되는 파리 에어쇼는 파리 근교의 르부르제 공항에서 벌어진다. 파리 에어쇼는 1909년부터 실시되어온 세계 최장수 에어쇼이다. 판보로 에어쇼는 짝수 해마다 영국 햄프셔의 판보로 공항에서 열린다. 원래는 영국 공군의 에어쇼로 1920년부터 시작되었지만 이후 항공업계가 진행하는 행사로 바뀌었다.

우리 공군의 3차 F-X 사업 놓고 각국 경쟁

한국에도 에어쇼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1996년 시작된 서울 에어쇼이다. 홀수 해에 열리는데, 행사 장소는 대통령 전용 공항으로 사용되는 서울공항이다. 에어쇼에 나오는 비행기의 상당수는 군용기이다. 특수 비행팀도 대개 그 나라의 공군 소속이다.

올해 8회를 맞이한 서울 에어쇼는 10월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 개최되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45개국 4백60개 방산 관련 업체들이 참여했으며, 전시된 방산 제품만 해도 95개종에 이르렀다. 특히 공군이 이번에 도입한 E-767 피스아이 조기경보기나 새롭게 개발된 한국형 헬기인 수리온이 공개되어 많은 관심을 끌었다. 민간 기종에서는 에어버스 A380이나 보잉 787 드림라이너가 자존심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에어쇼의 백미는 바로 특수비행팀의 곡예 비행이었다. 그 주역은 대한민국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로 모두 아홉 명의 조종사와 30명의 정비 요원 그리고 여섯 명의 지원 요원으로 구성된다. 블랙이글스는 1994년 창설된 이후 줄곧 A-37을 운용해왔는데, 2010년 12월부터는 우리가 만든 초음속 항공기 T-50B를 운용하고 있다.

어느 에어쇼에서든 관전 포인트는 전투기이다. 특히 우리 공군의 3차 차세대 전투기(F-X) 사업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F-35A, F-15SE, 유로파이터 타이푼, T-50 파크파 등 4개 기종들이 뜨거운 이슈가 되었다. 아쉽게도 실제 기체는 단 한 대도 에어쇼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상에서는 항공기의 공중전만큼이나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F-X 3차 사업에 참여한 회사들은 특히 우리 군이 개발하려는 차세대 국산 전투기인 KFX 사업(일명 보라매 사업)에 기술 협력을 제안하면서 첨단 전투기 제작 기술을 이전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8조원 규모의 사업을 놓고 미국과 유럽 각사들이 치열하게 경쟁했다.

특히 올해의 에어쇼에서는 수많은 방산 상담이 이루어졌다. 국내 2백10여 개 업체가 국산 방위 산업 제품들을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 에어쇼 현장을 뛰어다녔다. 또한 페루·인도네시아 등 6개국 국방부장관을 포함해 54개국 1백3명의 해외 군 고위 인사가 참석해서 다양한 상담이 이루어졌다. 아직 공식적인 집계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주최측은 현장 수주 계약 5억 달러, 수출 상담 50억 달러의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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