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지체’ 부를 수 있는 네트워크 폐해 꼬집다
  • 조철 기자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1.11.0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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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발견한 재앙의 전조 분석

▲ 과잉 연결 시대윌리엄 데이비도우 지음수이북스 펴냄312쪽│1만6천5백원

‘이게 다 인터넷 때문이야!’ 어떤 이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문자메시지를 띄웠다.

이 사람의 목소리를 듣거나 이 메시지와 관련한 사연을 들을 기회가 없는 사람이라면 어리둥절해할 수밖에 없다. 이 문자메시지가 어떤 면에서는 환호하는 목소리로 들리고, 어떤 면에서는 분통 터뜨리는 소리로 들린다. 인터넷 상에서 ‘연결’이 갖는 의미가 그렇게 이중적이다. 또 연결이 느슨할 수도 있고, 긴밀하고 강할 수도 있다.

돌아보면 최근 몇 년 사이 인터넷의 확산으로 엄청난 변화들을 겪고 있다. 한마디로 인터넷 때문에 죽고 산다고 할 만큼 희비가 교차하는 일도 많았다.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큰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인터넷 때문에 사라지는 업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과잉 연결 시대>를 펴낸 정보통신 기술 분야의 전문가는 미래에 ‘과잉 연결’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진단했다.

저자는 사람들이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멘션을 확인하며 카카오톡으로 여자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요즘의 변화된 일상에서 출발했다. 저자는 연결성에 따라 사회의 모습을 연결 이전(underconnected) 상태, 상호 연결(interconnected) 상태, 고도 연결(highconnected) 상태, 연결 과잉(overconnected) 상태로 구분하고,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연결 수단이 등장하면서 ‘연결 과잉’ 상태로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저자는 “연결 과잉 사회는 사회 각 주체들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 주변 환경이 각각의 변화 속도에 대처하지 못하는 단계에 이른다. 20세기 초, 미국의 사회학자인 윌리엄 오그번이 문화의 한 요소와 다른 요소 간의 변화 속도 차이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부조화를 ‘문화 지체(culture lag)’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듯이, 과도한 연결로 인해 우리 사회가 일종의 문화 지체 현상을 보일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저자는 연결 과잉 현상으로 “포지티브 피드백이 강화되면서 그 부작용이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포지티브 피드백’은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의 변화가 일어남으로써 또 다른 변화가 강화·증폭되어 시스템 전체에 원래보다 훨씬 큰 자극을 준다는 의미이다. 그 결과 사회의 각 시스템은 균형을 회복하지 못하고 변화에 휘둘리다가 사소해 보이는 사고에도 큰 문제점을 드러낼 것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2008년의 금융 위기 또한 ‘연결 과잉’을 통해 설명했다. 그는 ‘이율과 고위험 투자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아진 상황에서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이 더욱 유리한 조건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찾게 되고, 주택 가격을 감정하는 시스템이 조금씩 무너져내렸다. 저리 금융이 만든 서브프라임 시장의 광란, 이를 부채질한 인터넷, 점점 커진 부동산 버블, 저축보다는 끊임없이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 맞물려 포지티브 피드백을 형성했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자 호황은 순식간에 끝났다’라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 위기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의 연결 과잉이 몰고 온 극적인 변화들에 깜짝 놀랄 지경이다. 선거를 들었다 놓았다 했다. 대개 시대의 변화이니 따라가야 한다고만 생각한다. 그런데 저자는 ‘연결 과잉’이 비극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자가 책 말미에 인터넷의 폐해를 빗대어 적은 ‘원주민 부족의 철제 도끼’ 이야기는 많은 공감을 이끌어낼 듯하다. 원주민 부족이 석기 시대의 도끼를 잃어버리며 겪었던 ‘문화의 해체와 개인의 타락’을 현대인들이 이미 경험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모바일로 진화한 인터넷에 열광하는 인류는 과연 무엇을 해체시켜버리며 타락해갈까.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우장균 제공
기자란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우장균 한국기자협회장에게 물으면 “기자라고 다 기자인가. 기자다워야 기자이지”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 같다. 그는 서울경제신문에서 1년, KBS PD로 4년여 활동한 뒤, YTN 개국에 참여해 청와대 출입기자로 활동하다가 2008년 ‘MB특보’ 출신 사장 임명에 반대하다가 그해 10월 해고된 ‘해직 기자’이다. 2010년 1월부터 한국기자협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최근 <다시 자유 언론의 현장에서>(나남 펴냄)를 펴내며 자신의 ‘위치’를 전송했다. 그는 이 책에서 그를 포함해 많은 관객이 관람한 국내외 영화들을 매개로 우리 언론 현장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또, 언론인의 사회적 사명을 짚어보고 ‘자유 언론’을 수호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밝혔다.

얼핏 보면 영화 칼럼 같다고 말하자 “많은 이가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고민하다가 그런 형식을 취한 것이다”라고 답했다. 혹시 해직당한 뒤 영화광이 된 것은 아닌지 궁금했다. 영화 전문 기자로 전업해도 되겠다고 말했더니, “이 책은 사실 외침 같은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을 분들은 언론 현장의 후배 기자이거나 기자를 꿈꾸는 학생들이라, 문법 외듯 하는 소리를 늘어놓아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잘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라고 편집 과정을 털어놓았다.

책 머리말에 그는 ‘기자(記者)는 기록하는(記) 놈(者)이다. 사마천은 남성을 거세당하는 궁형이란 형벌을 당하고도 <사기>를 완성했다. 역사가와 기자는 기록하는 사람이다. 내 비록 사마천 손톱에 낀 때보다는 못하지만 기록하는 자로서의 그의 정신을 따라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기자의 사명을 말했다. 만만하게 볼 책이 아니다 싶어 확인하는 질문에 그는 “독자들에게 언론 현장이 얼마나 엄혹해야 하는지 말하려 했다. 언론계가 결코 만만한 분야가 아니라는 것을, 20여 년 겪은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드리는 경험담을 통해 깨닫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책 속에서도 ‘많은 젊은이가 화려함을 좇아 기자, PD, 아나운서 등 언론인이 되려고 한다. 그러나 저널리스트 정신이 없이 화려함만 좇다 보면 불을 찾아 헤매는 불나방이 될 수 있다’라고 썼다.

우장균 한국기자협회장은 해고 무효 소송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지만 YTN 사측의 상고로 대법원 최종심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최근 ‘유익하게 본’ 영화로 <최종 병기 활>을 꼽았다. 그가 쏜 ‘화살’이 ‘해고 무효’라는 과녁을 정확히 맞힐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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