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하면 돈 된다’며 아직도 생겨나는 경제 매체들
  • 반도헌│미디어평론가 ()
  • 승인 2011.11.1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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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좋은 실적 보여준 신생 매체들 더러 있어 과도한 경쟁에 따른 경영난 등 부작용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

ⓒ일러스트 찬희

미디어업계에 경제 매체 창간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신문, 잡지, 인터넷 매체를 망라해 각 매체들이 경제 매체 창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구 단위의 한정된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경제 매체까지 등장했다. 미디어 시장 상황이 불안한 탓에 너나할 것 없이 비교적 쉽게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경제지 창간에 매달리는 것이다. 한정된 시장에서 이처럼 경제 매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창간되다 보니, 과도한 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언론사가 돈벌이에만 급급하다 보면 저널리즘 본연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언론사들이 경제 매체 창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최근 몇 년 사이 새롭게 선보인 경제 매체들이 비교적 좋은 경영 실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매체로 출발한 머니투데이·이데일리·이투데이 등은 업계에 안착하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고, 종합 일간지에서 창간한 조선경제i·동아비즈니스리뷰·이코노미인사이트 등도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창간 열풍 이끈 ‘수익성 보장’ 점점 어려워져

경제 신문의 호황은 경영 실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디어경영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경제 신문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매일경제, 한국경제, 머니투데이 등 경제 신문 8개사의 매출액은 2007년 4천8백47억원에서 2010년 5천2백68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등 종합 일간지 10개사의 매출액은 2007년 1조7천90억원에서 2010년 1조4천5백1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면에서도 종합 일간지, 경제지, 스포츠지, 지역 일간지 중에서 지난 4년 동안 꾸준히 흑자를 기록한 것은 경제지가 유일하다. 자연스럽게 부채 비율도 꾸준히 감소세를 나타내며 안정된 경영 실적을 보여주었다. 인쇄 매체가 전반적으로 불황에 빠진 상황에서 경제지들은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주은수 미디어경영연구소장은 “경제지는 고정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금융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경영 성적이 좋은 편이다. 세계적으로도 경제지가 성장하는 추세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일간지 지난 4년간 매출액 추이 현황 (2007~2010년)  (단위 : 백만)

구분

2007

2008

2009

2010

전년대비

증감액

증감률

매일경제

184,400

193,632

187,524

197,679

10,155

5.40%

한국경제

120,699

123,962

118,898

123,525

4,627

3.90%

헤럴드경제

51,538

52,064

51,977

54,666

2,689

5.20%

서울경제

40,420

40,622

37,364

40,786

3,422

9.20%

머니투데이

31,825

34,941

34,138

39,664

5,526

16.20%

전자신문

28,105

29,069

29,392

32,673

3,281

11.20%

아시아경제

16,585

22,923

24,634

26,778

2,144

8.70%

디지털타임

11,132

11,394

11,198

11,082

-116

-1.00%

8개사

484,704

508,607

495,125

526,853

31,728

6.40%


그렇다고 해서 경제지 앞에 장밋빛 미래만 놓여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경제지 창간 열풍의 주 요인이던 수익성 보장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한정된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지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최근에는 시장을 잠식당한 종합 일간지들의 반격도 거세다.

새 경제 일간지 창간을 추진해온 세계일보는 당분간 검토를 보류하기로 했다. 지난 4월 온라인 경제 뉴스 매체 ‘세계파이낸스’를 선보인 세계일보는 이를 확장해 경제 일간지를 창간하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지인 ‘스포츠월드’를 경제 신문으로 재창간하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정호원 세계일보 기획조정실장은 “종합편성 채널의 등장으로 광고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고 기자들이 연쇄 이동하는 시기여서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기에 맞지 않다. 시장 상황에 맞춰 매체 창간이 이루어질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미지수이다”라고 밝혔다.

“언론사 기능 망각” 비판의 역풍 맞기도

경제지 창간에 외부 자본이 유입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경제지가 호황을 누리면서 최근 기업들이 경제지 창간에 직접 뛰어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몇몇 경제지들은 기업의 안정적 투자를 바탕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해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익 추구를 기본으로 하는 기업적 경영 방식으로 문제를 겪고 있는 경우도 있다.

건설사를 모기업으로 하는 한 경제 신문사는 최근 경영 상황이 악화되어 차장급 이상 간부들의 월급이 한 달째 체불되고 일부 기자들의 국민연금도 미납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를 그만둔 기자들의 퇴직금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신문사는 경제 일간지로서는 비교적 후발 주자였음에도, 단기간에 사세를 확장하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기존 시장에 진입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상당한 규모의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 신문의 성공을 발판으로 무리하게 미디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코스닥 업체를 인수해 우회 상장을 추진한 것이 문제였다. 이 과정에서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고 경기 침체로 모기업 상황까지 안 좋아지다 보니, 현재는 구성원의 월급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경제지가 돈줄로 인식되면서 언론사로서의 기능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경제 매체들은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재테크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어 투기를 조장하고 자산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익을 좇다 보니 기업에 대한 비판과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은 많이 약화되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에 부정적인 기사를 무기 삼아 광고를 수주하는 등 좋지 않은 관행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 경제 신문사 기자는 “기업의 부조리한 면을 포착하더라도 기사로 세상에 빛을 보기 전에 광고로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영진이 기자들에게 기대하는 능력도 기사 생산보다는 광고 수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런 경향은 더 심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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