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없는 겨울’ 위해 먼저 할 일 ‘손끝 씻기’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1.11.2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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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질환 예방법 / 실내 환기시키고 충분한 휴식 취해야

호흡기질환 환자가 진료 후 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기침은 몸의 반사 작용이다. 호흡기 이상을 알리는 몸의 신호이다. 단순 감기부터 폐암 환자까지 기침 증세를 보이므로 대수롭지 않게 넘길 일이 아니다. 일시적인 자극에 의한 기침은 대부분 저절로 사라진다. 그러나 증세가 2~3주 이상 계속되면 병원에서 기침의 원인을 밝혀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향림 서울시북부병원 내과 과장은 “만성 기침을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원인 질환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증세가 3주 이상 지속하면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만성 기침의 원인이 흡연과 음주로 인한 경우가 흔하므로 담배와 술을 삼가야 치료에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감기와 독감이다. 겨울철에 추워서 감기에 걸리기보다는 밀폐된 실내 공간, 낮은 습도로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좋은 환경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어 전염될 위험이 크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실내를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한 예방법이다. 춥더라도 1~2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유입하면 된다.

감기 예방법으로 손 씻기 강조하는 이유

감기에 걸린 환자가 손으로 콧물을 닦은 후 다른 사람과 악수를 하면서 감기가 전염된다. 의사들이 감기 예방법으로 손 씻기를 강조하는 이유이다. 한 손으로 반대편 손가락을 하나씩 잡고 씻으면서 손가락 사이사이를 잘 문질러 주는 식으로 씻으면 된다. 특히 엘리베이터 버튼, 휴대전화, 컴퓨터 등 손가락 끝을 사용하는 기기가 많은 만큼 손끝을 비누로 신경 써서 닦을 필요가 있다.

충분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도 감기 예방과 치료에 절대적이다. 무리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약한 감기 바이러스에도 심하게 앓는다. 면역력을 올리려면 충분히 쉬면서 하루 세 끼를 든든히 챙겨 먹어야 한다. 영양분 섭취도 면역력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와 감염 횟수는 같으나 증세의 정도가 심하므로 흡연자가 가장 먼저 할 예방 행동은 금연이다.

의사들은 감기 환자에게 물을 자주 마시라고 한다. 기도의 점막이 마르면 감기에 걸리기 쉽고, 기침도 심해지기 때문이다. 따뜻한 물을 하루 여덟 잔 이상 마시는 것이 좋다.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수건, 빨래를 널어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방법도 기관지가 마르는 것을 막는다. 먼지가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며, 되도록 입이 아닌 코로 숨을 쉬는 것이 바람직하다.

감기에 효과가 있는 백신은 없지만, 독감은 예방 주사로 80% 정도 막을 수 있다.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 천식이나 기관지염 등 만성 호흡기질환이나 심장병 환자, 당뇨병이나 신부전증을 앓는 사람, 암 등으로 면역 억제 치료를 받는 사람은 반드시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았다고 일반 감기까지 예방되지는 않으므로 감기를 예방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감기보다 독한 증상을 보이는 독감은 몸살처럼 전신이 쑤시는 통증과 두통, 오한, 심한 열이 생긴다. 단순 감기는 3~4일 지나면 좋아지지만, 독감은 1~2주 이상 지속된다. 독감 발생 시기는 10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인데, 전파력이 좋아서 한 번 유행하면 전 국민의 10~20%가 감염되며, 심하면 40%까지 독감에 걸리기도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해야 하는 이유이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말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공기로 전파되는 폐결핵 균을 피하기 위함이다. 기침, 재채기, 가래에 있던 균이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가서 전파된다. 이 균은 신체 모든 기관에 병을 일으킬 수 있으나 89% 이상이 폐결핵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100명에 한 명꼴로 폐결핵을 앓고 있다. 

호흡기 치료 가글을 하는 모습. ⓒ 시사저널 박은숙

폐결핵·폐렴 예방 위해 가슴 X선 검사 필요

보통 대화를 나누면서 옮을 수 있으며, 환자가 뱉어내는 균의 수가 많을수록, 환자와 가깝게 접촉할수록, 접촉 시간이 길수록 결핵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기침과 가래가 나오고 쉽게 피곤하며, 밤에 식은땀이 나거나 심하면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으므로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가슴 X선 사진을 찍는 것이 좋다. 특히 당뇨나 간질환 등 면역이 떨어지는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폐결핵에 걸릴 확률이 높으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규칙적으로 가슴 X선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결핵균에 감염되어도 대부분은 면역력으로 이겨내지만 저항력이 약한 5~15%에서 발병한다. 따라서 평소 충분한 식사와 운동으로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아이는 면역이 약해서 결핵균에 감염되면 치명적인 결핵성 뇌막염이나 골수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예방 접종(BCG)을 해야 한다. 폐결핵 환자와 접촉했을 때는 예방을 위해 항결핵제를 9개월 이상 복용하는 방법이 있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기에는 문제가 있지만 어린이나 당뇨, 심부전 등 만성질환으로 면역이 떨어진 환자에서는 이 방법이 유효하다.

단순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질환이 폐렴이다. 폐렴은 폐 조직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을 말한다.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등 다양한 원인균이 폐에 들어가서 폐렴을 일으킨다. 폐렴의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며, 심하면 발열, 오한, 기침, 가래, 흉통, 호흡 곤란 등의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폐렴 환자의 80%는 발열을 동반하며, 객담(가래)은 초기에 점액성으로 양이 적지만 수일 내에 고름처럼 누렇게 변하고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원인균에 따라 증상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기침이 2주 이상 이어지면 병원에서 가슴 X선 검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권오정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장기적인 기침 외에 호흡 곤란 증세가 나타나면 응급으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입술이 파랗게 변하거나 정신을 잃고, 호흡 수가 1분에 30번을 넘으면 심각한 호흡 곤란으로 볼 수 있다. 또 각혈, 심한 흉통이 나타나도 병원을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추위 심할 땐 야외 활동 피해야 천식 예방

11~12월은 기온 변화에 민감한 천식 환자가 늘어나는 시기이다. 한 달에 45만명이 천식으로 병원을 찾는다는 통계도 있다. 차고 건조한 공기가 염증을 악화시키고 기관지를 수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기관지가 좁아지면, 우리 몸에 필요한 공기가 드나들기 어려워져 숨이 차고, 피리 소리와 같은 쌕쌕 소리(천명)가 들린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마른 기침(가래 없이 나오는 기침)이 몇 주일 동안 계속되거나 운동 후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야간이나 새벽에, 찬바람에 노출될 때 심하고, 감기에 걸리면 증상이 더 악화된다. 따라서 아침, 저녁에 찬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운동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추울 때는 실내 운동이 좋은데, 습도가 높은 실내에서 하는 수영이 바람직하다. 침구류와 수건을 세탁하고 햇볕에 잘 말리는 등 위생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기침을 많이 하면 목이 쉬고 칼칼한 이물감이 느껴지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생긴다. 목소리에 불편함을 느끼면 가장 먼저 찾아오는 신호가 쉰 목소리이다. 목소리는 성대가 정상적인 모습이 아닐 때 변하고 쉰다. 목소리를 많이 안 쓰던 사람이 큰소리로 오랫동안 말하거나 노래를 무리해서 부르거나 상을 당해 많이 울고 난 후에는 목이 쉬는데, 이는 성대 점막이 충혈되고 부어오른 상태이다.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성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또 소금물로 자주 입을 헹구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방법도 좋다. 습관적인 헛기침, 가래 뱉기 등은 삼가야 한다. 대부분 목 감기 정도로 생각하고 따뜻한 차를 마시거나 목에 좋다는 약을 먹지만 잘못 관리하면 다양한 목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일석 한강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목소리에 이상이 생기면 술, 커피, 담배를 피하고 물을 자주 마셔 목의 점막이 마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쉰 목소리가 2~3주 이상 지속되거나 목소리가 완전히 나오지 않는다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목 통증, 피가 섞인 가래,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고 목 안에 덩어리가 있는 느낌이 쉰 목소리와 동반하면 후두 내시경 검사로 후두염인지, 성대 결절과 같은 후두질환인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1. 충분한 수분 섭취
                                  
호흡기가 건조하지 않도록 따뜻한 보리차, 과일 차, 주스 등 하루 8잔의 수분을 섭취한다.

2. 습도와 환기

가습기, 빨래 등으로 실내 습도를 높이고, 1~2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시킨다.

3. 더운 목욕

자주 더운 목욕을 하되, 비누를 사용하지 말고 목욕 후에는 오일을 발라 피부 보습을 한다.

4. 체조와 운동

걷기, 스트레칭, 관절 운동을 하되, 매일 낮 시간에 외부에서 30분 이상 한다.

5. 적절한 옷과 신발

체온을 유지하는 옷과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신는다.

6. 고혈압, 당뇨병 환자 주의

만성질환 환자는 약 복용을 잊지 말고, 정기적인 혈압이나 혈당 측정으로 관리한다.

7. 어린이 건강 보호

사람 많은 곳을 피하고 실외 활동에는 체온 변화에 주의를 기울인다.

8. 금연과 절주

혈액 순환 장애 위험, 호흡기질환의 증가를 예방하기 위해 금연하고 과한 음주를 삼간다.

9. 철저한 예방 접종

독감 주사, 폐렴 예방 주사를 맞는다.

10. 적극적인 사회 활동

특히 여성과 노인의 우울증 방지를 위해, 추워도 적극적인 외부 활동이 필요하다.

자료│한강성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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