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난 점 빼면 인생 단점도 빠질까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1.12.1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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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빼기·관상 성형·주름 제거 시 유의할 점

서울 신사동의 we피부과 조애경 원장이 얼굴의 점을 빼는 시술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전영기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이 관상을 보고 신입 직원을 뽑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만큼 인상은 사회생활에 중요한 조건으로 통한다. 연말연시, 신학기, 취업, 승진 등을 앞두고 인상을 좋게 가꾸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피부과와 성형외과에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넘쳐 난다.

가장 손쉽게 인상에 변화를 주는 방법은 점을 빼는 일이다. 점(색소성 모반세포)은 피부의 멜라닌세포, 진피 속에 있는 모세혈관, 피하조직의 지방세포 등이 뭉쳐서 생긴다. 특히 빛에 노출되면 세포가 활발히 활동해 점이 겉으로 잘 드러난다. 피부가 하얀 사람이 점이 많다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점이 확실하게 보이는 것일 뿐, 피부색과 점의 개수는 상관이 없다. 점은 피부색보다는 유전적인 영향이 크다. 점이 있다고 해서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다만, 얼굴에 점이 많거나 특정 부위에 있으면 지저분한 인상을 준다. 당사자는 사회생활에 자신감을 잃는 등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유독 겨울철에 점을 빼는 사람이 많다. 점을 꼭 겨울철에만 빼야 할 이유는 없지만, 점을 뺀 후 관리하기에 겨울이 적합하다. 점을 뺀 부위가 자외선, 물, 땀에 노출될수록 피부 재생이 느려지고 감염될 가능성도 크므로 여름철을 피하는 사람이 많다. 또 점을 뺀 부위는 미관상 좋지 않은데, 겨울철에는 목도리 등으로 가릴 수도 있다.

비의료인에게 맡겼다가는 부작용 우려

점을 피부관리실 등에서 빼는 사람이 있다. 비(非)의료인이 의료 기기로 승인된 레이저 등으로 점을 빼는 행위는 불법이다. 무엇보다 점을 빼는 과정에서 감염되거나 점을 뺀 후에 피부색이 짙어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피부과 등에서 빼야 한다.

병원마다 점을 빼는 방법은 다르다. 칼을 이용하거나 레이저를 사용하기도 한다. 조애경 위클리닉 원장은 “칼이든 레이저든 점을 도려내서 빼는 방법은 같다. 다만, 레이저는 회복이 다소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주근깨, 기미, 흑자를 점으로 오인하고 잘못 치료할 수 있으므로 의료인의 진단을 받는 것이 순서이다. 또 검버섯처럼 보이는 흑색종이 있는데, 이것은 피부암의 일종이므로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점을 뺀 후에 몸살을 앓기도 하는데, 이것은 피부에 자극을 주어 신체 면역력이 약해진 탓이다. 시술 후에는 과로하지 말고, 술과 담배를 멀리해야 한다. 점을 뺀 부위에 딱지가 생기는데 이를 떼려고 할수록 피부 재생이 늦어지고 감염 우려도 커지므로 삼가야 한다. 점을 뺀 10명 중 4~5명은 점이 또 생긴다. 진피까지 뿌리가 깊은 점이 다시 올라오는 경우인데, 이런 점은 여러 차례 빼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겨울 방학 때 어린 자녀의 점을 빼주려는 부모도 있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어린이는 점을 빼지 말고 성인이 된 후에 빼라고 조언한다. 어린 나이에는 피부가 계속 변하고, 자외선 차단제도 잘 바르지 않아 성장하면서 점이 계속 생기기 때문이다.

연말연시에는 점(占)을 보는 사람도 많다. 경제 상황이 나빠지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관상점을 보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다. 관상점이 나쁘게 나온 사람은 이른바 관상 성형을 고려하기도 한다. 직장인 김연숙씨(27·여)는 “나이에 비해 유독 깊은 팔자 주름과 처진 입 꼬리가 두드러져 인상이 궁핍해 보이고 재물이 새나가는 관상이라는 말을 들었다. 물론 관상점을 전적으로 믿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 팔자 주름과 처진 입 꼬리가 심술궂게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관상 성형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관상 성형의 대표적인 부위는 눈과 코이다. 특히 직장인은 관운을 나타낸다는 긴 눈을 선호해 눈 양옆을 조금씩 트는 수술을 받는다. 눈의 좌우 대칭을 맞추는 눈매 교정술을 받기도 한다. 콧등은 정면과 옆에서 보았을 때 높이가 적당하고 곧게 뻗어야 인생에 굴곡이 없다고 한다. 또 콧구멍은 곳간 문과 같아서 앞에서 콧구멍이 보이면 재물이 모이지 않고 계속 나가기만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때문에 콧구멍이 보이지 않도록 보형물을 삽입하거나 코끝을 연장하는 수술을 계획하는 사람도 있다. 

관상이란 시대와 나라에 따라 달라진다. 과거에는 각진 턱이 좋은 말년 운을 가져다 준다고 여겼지만 요즘은 나이가 들어 보인다며 둥글게 만드는 양악 수술을 선호한다. 눈밑에 처진 지방을 제거해야 자식 복이 있다고 믿지만, 러시아에서는 오히려 두툼해야 재물복이 있다고 생각한다. 관상점은 어디까지나 미신인 만큼, 점술가의 말만 믿고 성형수술을 시도하기보다는 의료인과 상담을 통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

“관상 성형은 심리 치료하는 행위”

우진성형외과 박우진 원장이 관상 성형을 설명하고 있다. ⓒ 시사저널 전영기
박원진 원진성형외과 대표원장은 “얼굴형을 바꾸는 관상 성형은 다른 수술에 비해 과정이 복잡하므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성형은 직업상 또는 미관상 꼭 필요한 때 고려할 보조적 수단이다. 소극적인 생활보다 적극적인 생활로 나타나는 결과가 좋지 않은가. 이것을 운명이 바뀌었다고 여길 뿐이다. 관상 성형으로 운명을 바꿀 수는 없다. 성형은 운명을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니라 환자의 심리를 치료하는 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중력이 미치는 방향에 따라 안면 조직이 아래로 처지고, 자주 사용하는 얼굴 근육의 영향에 따라 피부가 깊게 파이는데, 이것이 주름이다. 그런데 얼굴 주름은 늙게 보이는 요인이다. 특히 코에서 입으로 이어지는 팔자 주름은 근심이 많은 인상을 준다.

주름에 대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말이 많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수술하라는 조언이 대표적이다. 물론 젊을 때 수술하면 회복이 빠르고 수술 전후 얼굴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아 자연스럽다. 그러나 주름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노화를 방지할 수는 없다. 나이가 들어 수술한다고 해서 결과가 나쁜 것도 아니다. 따라서 주름 제거 수술은 성형외과 전문의와 상담한 후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얼굴 주름살이 아래로 처진 정도가 심할 때에는 주름살 제거 수술을 상담해볼 필요가 있다. 귀 주위나 머리 부위의 피부를 절제해 늘어진 얼굴 피부를 당겨주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면서도 효과가 오래 가게 하는 수술법도 개발되어 있다. 부분 마취 또는 전신 마취를 하며, 입원 기간도 달라진다. 수술 후 보통 3주 정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효과는 10년 정도이다.

콧등, 입가, 미간, 눈가에 이른바 자글자글한 주름(가는 주름)이 있어 고민이라면 보톡스 치료가 효과적이다. 보톡스는 신경 독소의 일종이므로 보톡스를 맞으면 대개 다음 날부터 근육 마비 증세를 느끼고, 1~2주 동안 최고조에 달한다. 이 시기를 정점으로 점점 증세가 사라진다. 보톡스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은 6개월 정도이다. 보톡스를 맞은 사람 중에 10~30%에서 멍이 생길 수 있으나 1~2주 후에 없어진다. 1~3일 동안 두통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비의료인에게 보톡스 주사를 맞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용량 과다로 눈이 붓거나 심하게 마비되어 표정이 부자연스러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주사 부위가 부정확하면 눈썹이 처지기도 한다.

오갑성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이마에 깊은 주름이 있는 경우에는 보톡스와 필러(filler)를 보충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필러는 인공 콜라겐을 깊게 패인 주름진 자리에 주사해 메워 주는 효과를 낸다. 입술과 눈 주위의 잔주름을 레이저 화학 박피술로 없애기도 한다. 복부에서 채취한 지방을 주름으로 패인 곳에 주사하는 방법도 있다. 자신의 조직이므로 부작용과 거부 반응이 적다. 그러나 나이가 많으면 지방 세포 역시 노화하므로 효과가 작다. 지방이 신체로 흡수되어 효과가 없거나 감염·출혈을 할 우려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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