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려는 ‘형님’ 곁에 떠나지 않는 잡음들
  • 김지영 기자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1.12.1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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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역 특혜 예산·‘영포 라인’ 인사 전횡·보복 사찰 지시·한상률 골프 로비·저축은행 사태 연루 등 의혹 수두룩

이상득 의원이 12월11일 한나라당 당사에서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실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 ‘상왕(上王) 정치’에 대한 잡음은 끊이지를 않았다. 경북 포항 지역에 예산 투입이 늘어나면서 ‘형님 예산’ 논란이 일었다. 공기업을 비롯한 각종 인사에서 전횡을 저질렀다는 비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에 남경필·정두언·정태근 의원 등에 대해 ‘보복 사찰’을 지시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 등이 제기되었다.

이상득(SD) 한나라당 의원이 등장할 때마다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것이 ‘영포회’였다. 영일-포항 지역 인사들의 모임인 ‘영포회’가 사실상 공기업 인사 등 이명박 정부 초기의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시사저널>이 2009년 1월 특종 보도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골프 로비 의혹(<시사저널> 제1005호)도 한 전 청장이 SD의 측근들과 골프 회동을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형님 로비’ 의혹의 한 장을 기록했다.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는 이유로 국무총리실로부터 불법 사찰을 당했던 김종익씨 사건인 이른바 ‘민간인 사찰’ 논란 역시 그 배후가 ‘영포 라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SD가 거론되기도 했다.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서도 그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0월4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자들의 참모 역할을 했고, 당·정·청·재계 등과 다 관련되어 있다”라면서 SD와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의 실명을 언급했다. 이에 SD측은 “박태규는 만난 적도 없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MB 내곡동 사저’ 입안설도 불거져

<시사저널>은 지난해 11월22일 발매된 제1101호에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SD의 처조카 사위가 저지른 비위 사실을 축소·은폐했다’라고 특종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보도 직후인 11월25일 연평도 포격 사태가 터져 모든 여론이 연평도로 쏠리면서 당시 제기된 의혹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SD는 이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하려고 했던 ‘내곡동 사저’에서 불과 5백m 정도 떨어진 곳에 땅(4백41평)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내곡동 사저 부지에서 1㎞ 정도 떨어진 곳에도 대규모의 땅(4천2백62평)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2003년 국가정보원에 매각했던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시사저널> 2011년 11월22일자). 일각에서 “SD가 내곡동 사저를 처음 입안했던 것이 아니냐”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대통령 일가의 경기도 이천 선영과 가까운 곳에 고속도로 나들목(IC)이 건설되는 것과 관련해 불거진 특혜 의혹에도 SD가 거명되고 있다. 그는 “특혜는 없었다. 올바른 몸가짐에 최선을 다해왔다”라고 항변했다. 그에 관한 온갖 의혹들이 단순히 소문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실체가 있는 것인지는 향후 하나 둘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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