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보다는 ‘전략’이 더 필요하다
  • 김동엽│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 ()
  • 승인 2012.01.1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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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대비 재테크, 어떻게 해야 하나 / 자식에게 집 물려주면 ‘바보’…주택연금 등 대안 찾아야

퇴직하고 나면 자산 관리 방법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현역 시절에는 주로 목돈을 만드는 데에 치중했다면, 퇴직한 다음에는 목돈을 맡겨두고 빼 쓰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 자산 관리 중심축을 적립에서 인출로 옮기는 것이다. 인출 계획을 세울 때 고려할 것은 수명 연장으로 인해 노후 생활 기간도 길다는 점이다. 한정된 노후 생활 재원을 가지고 족히 30~40년이 걸리는 은퇴 기간을 버티려면, 주먹구구식 절약만으로는 부족하다. 노후 기간 전반에 걸쳐 어떤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에 대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100세 시대 자산 관리에는 절약보다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 1  소득 공백기 징검다리를 만들자 

ⓒ 시사저널 전영기
직장인은 대개 55세를 전후해 정년을 맞는다. 이에 반해 국민연금은 빨라야 60세부터 받을 수 있고, 1969년 이후 출생한 사람들은 65세가 되어야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퇴직 후 국민연금을 수령할 때까지 짧으면 5년, 길면 10년 가까운 소득 공백기가 발생한다.

소득이 줄었다고 해서 씀씀이가 쉽게 줄어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출이 많은 시기가 55~65세 기간이다. 자녀 교육비와 결혼 자금뿐만 아니라 부모 부양에 따른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조급한 마음에 어떻게든 노후 자금을 불려볼 요량으로 무리한 사업이나 투자를 했다가 실패라도 하면, 현역 시절 평범한 중산층이 노후를 앞두고 빈곤층으로 전락하게 된다. 따라서 55~65세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노후 생활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역에서 노후 생활로의 연착륙에 성공하려면, 정년 후부터 국민연금 수령 때까지 소득 공백을 이어줄 징검다리가 필요하다. 이때 적합한 금융 상품이 퇴직연금과 연금저축이다. 두 가지 모두 55세부터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기 때문에, 정년 이후 국민연금을 수령할 때까지 소득 공백을 메우기에 적절하다.

즉시 연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즉시 연금은 다른 연금과 달리 목돈을 불입한 다음 바로 다음 달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퇴직한 다음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할 때까지는 연금을 많이 받고, 국민연금을 수령할 때부터는 연금을 적게 받는 스텝다운형 즉시 연금이 출시되어 은퇴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전략 2  ‘좋은 부모 콤플렉스’를 버려라 

가계 자산의 80% 이상이 부동산이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살고 있는 집이다. 따라서 상당수는 거주 주택을 노후 생활 재원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다. 그런데 집을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자니 살 곳이 마땅치 않다. 물론 큰 집을 팔아 작은 집으로 옮기거나 전세로 옮기면 남는 돈을 노후 자금으로 쓸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내놓지 않으면 집 팔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가진 것이 집 한 채밖에 없다면 무작정 헐값으로 내놓을 수도 없다.

살던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생활비 대기에도 벅찬데 매달 이자까지 내야 하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야금야금 대출을 받다 보면 대출 금액이 점점 늘어나고 이자 상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연금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주택연금이란, 집을 담보로 맡기고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아가는 일종의 역모기지 제도이다. 부부가 모두 60세 이상이고 9억원 이하짜리 1주택 보유자라면 가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주택연금을 신청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점이 자식에게 집 한 채는 물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요즘 자녀들의 생각은 부모와는 다르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부모에게 주택을 물려받는 것의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 만약 부모가 아흔 살까지 산다고 가정하자. 한 세대를 30년으로 보면, 자녀들 나이는 대략 예순 정도가 된다. 부모가 사망하면서 살던 집을 물려준다고 해도, 이미 환갑을 넘긴 자식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따라서 자녀 교육과 각종 생활비로 지출이 왕성한 40~50대에 부모가 주택연금을 받아 부양 부담을 덜어주는 편이 훨씬 큰 도움이 된다.

전략 3  오래 사는 아내를 배려하라 

한국 여자의 기대 수명은 84.1세이고, 남자는 77.2세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7년 정도 오래 산다. 게다가 초혼 연령도 남성이 31.8세, 여성이 28.9세로 남자가 여자보다 세 살 정도 많았다. 이 두 가지 사실만 가지고 단순히 계산하면, 아내가 남편보다 10년은 더 산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내가 남편보다 오래 산다면 노후 준비도 아내 중심으로 해야 한다. 보험회사나 은행에서 연금보험에 가입할 때는 피보험자 선정에 주의해야 한다. 종신형 연금보험은 피보험자가 살아 있는 한 보험회사로부터 계속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여유가 되면 부부 두 사람 명의로 각자 연금에 가입하면 좋겠지만, 만약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기왕이면 오래 살 확률이 높은 아내를 피보험자로 지정해두는 편이 유리하다. 연금보험의 피보험자는 가입한 다음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처음 가입할 때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종신보험을 노후 생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통상 종신보험은 근로 기간 중에 가장이 사망할 경우 유가족의 생활비를 충당할 목적으로 가입한다. 따라서 가장의 근로 기간이 끝나면 종신보험의 용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선, 가장이 은퇴한 다음 종신보험을 연금으로 전환해 생활비로 사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다수 종신보험은 연금 전환 특약을 두고 있어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남편이 사망할 때 받은 종신보험금으로 아내의 노후 생활비를 충당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부부의 생존 기간 동안 생활비나 남편 간병 자금으로 노후 생활비를 전부 써버린다고 하더라도, 남편이 사망할 때 받은 종신보험금으로 홀로 남은 아내의 노후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 이때 종신보험금은 남편이 아내에게 남겨주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이다.

전략 4  금융 투자 IQ를 높여라

노후에 쓸 자금은 무조건 안전하게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 투자 상식이다. 하지만 인생 100세 시대에는 이런 상식이 폐기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노후 생활 기간이 얼마 되지 않을 때에는 노후 자금을 안전한 곳에 보관해두고 찾아 써도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수명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노후 자금은 한정되어 있는데 지나치게 안전만 추구하다가는 자칫 노후 자금이 부족해져 낭패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주가 변동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이 큰 리스크였다면, 인생 100세 시대에는 자산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운용하다 생을 마감하기 전에 돈이 먼저 떨어지는 무전장수(無錢長壽) 또한 커다란 리스크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물가 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한다.

하지만 고령화와 저성장과 저금리가 지속되면,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 대안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이미 고령화와 저금리 기조가 정착된 일본의 은퇴자들 중에는 이머징 국가의 국채나 미국과 같은 해외 하이일드 채권 등에 투자하는 사람이 많다. 해외 투자에는 국내 투자가 안고 있는 고유 위험 이외에도 환율 변동이라는 또 다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다시 말해 채권 투자에서 얻은 수익을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로 다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런데 일본 은퇴자들 중에는 자신이 해외에 투자하는지도 모르고 펀드에 투자한 사람이 60%가 넘는다는 연구 조사 결과도 있다.

국내 은퇴자들도 고령화와 저성장으로 인해 저금리가 고착화되면 일본처럼 좀 더 높은 수익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금융 상품은 갈수록 복잡해져갈 것이다. 따라서 인생 100세 시대에 성공적인 자산 관리를 수행하려면, 평소 금융 상품과 투자에 대해 꾸준히 공부해 금융 투자 IQ를 높여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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