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주택 문제 해결해 “4년 더!”
  • 한면택│워싱턴 통신원 ()
  • 승인 2012.02.0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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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전략 여섯 가지 / 일자리 창출·불공정한 경제 시스템 개선 등 집중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인 버락 후세인 오바마 대통령이 “4년 더!”를 외치며 재선 캠페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월24일 밤(미국 시간) 행한 새해 국정연설과 그 다음 날부터 시작된 현장 세일을 시작으로 재선 전략을 가동하면서 백악관 수성에 본격 나섰다.

전략 ① 지지율·실업률 ‘마의 장벽 넘어라’

백악관 주인이 되는 데는 역사적으로 묘한 징크스들이 자주 회자된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징크스는 대통령 업무 지지율과 실업률이다. 이것들은 민심의 척도이기 때문에 현직 대통령이 재선되느냐, 아니냐를 판가름 하는 가늠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업무 지지율은 통상 50%를 기준으로 삼아 그 아래로 떨어졌을 때에는 현직 대통령의 재선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간주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직 50%를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지지율보다는 불신율이 약간 더 높다. 오바마 재선 캠프는 대통령의 업무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도 50% 돌파를 달성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 업무 지지율은 순간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만을 보고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좀 더 중시되는 마의 장벽은 실업률이다. 실업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민심이 이반되어 현직 대통령이 재선되기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실업률이 11월 선거 때에 9%대에 머무르면? 아마도 오바마의 재선은 물 건너갈 것으로 경고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미국의 실업률이 8.5%까지 내려갔다. 올 하반기에는 8.2%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8%대 중반의 실업률은 오바마 재선을 위태롭게 할 것이고, 8% 아래로 떨어지면 재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통해 실업률을 하락시키는 데 ‘올인’하는 이유는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권자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를 많이 마련해줘야 자신의 백악관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지난 1월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 참석한 오바마 대통령이 손을 흔들고 있다. ⓒ AP 연합

전략 ② 문제는 경제다

오바마의 재선 여부는 결국 미국 경제에 의해 판가름 날 것으로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1992년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을 물리친 빌 클린턴 후보가 외쳤다는 “It’s the economy stupid!(이봐 문제는 경제라고!)”라는 말이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되살아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새해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 address)에서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그는 최근 22개월 동안 3백20만명의 새 일자리를 회복시켰다는 것을 강조했다. 미국의 고용 시장은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8.5%로 내려가고 한 달에 20만명이나 고용이 늘어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직도 미국민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2007년 12월 시작되어 2009년 6월 끝난 미국의 불경기 1년 반 동안 8백4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는데 아직 절반도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바마 재선 캠프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분명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일자리와 함께 주택 시장을 되살려야 한다. 미국민들의 가계 빚 중 4분의 3은 주택모기지가 차지하고 있다. 모기지를 매달 내는 데 급급해 하고 있는데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줄어 집을 압류당하는 미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주택 시장에서는 2011년 한 해 동안 무려 3백45만채가 압류 절차에 들어가 2010년보다 20%나 늘어난 것으로 리얼티 트랙이 추산했다. 비어 있는 주택들은 2백만채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갖가지 처방을 내놓았지만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어서 주택 문제 해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략 ③ 안보 성과 내세워라

경제 회복에 재선 여부가 달려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오바마 재선 캠프에서는 안보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을 은근히 부각시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새해 국정연설에서 외교·안보 성과부터 내세웠다. 그는 “9년 만에 처음으로 이라크에서 전투에 참여하는 미군이 없어졌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 위협에 시달리지 않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이라크 전쟁을 끝내면서 미군을 전원 철수했고, 지난해 5월에는 네이비실 특수부대를 동원해 파키스탄에 은신하고 있던 빈 라덴을 제거하는 데 성공한 성과를 내세운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새해 국정연설을 하는 날에도 빈 라덴을 사살했던 네이비실 특수부대원들을 소말리아에 보내 해적들을 소탕하고 인질 두 명을 무사히 구출해내는 전과를 올렸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회장에 들어오면서 리언 파네타 미국 국방장관에게 “good job(잘했어요)”이라고 치하했을 때만 해도 무슨 말인지 몰랐던 미국 언론들은 그 다음 날 아침 인질 구출 작전을 대서특필했다. 미국민들은 온통 경제에 관심을 쏟고 있으나 오바마 재선 캠프에서는 이 빛나는 전과를 지속적으로 내세움으로써 이슬비에 옷 젖게 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듯하다.

전략 ④ 2% 대 98% 편 가르기

지난해 10월5일 미국 의회 앞에서 시위자들이 ‘일자리 창출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 XINHUA 연합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이번 새해 국정연설에서 분명하게 자신의 재선 전략을 선보였다. 핵심은 편 가르기이다. 공화당 진영에서는 계급 투쟁(Class Warfare)을 하자는 이야기라며 분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으나 최고 부유층 2%와 나머지 서민 98%의 편으로 나누고 있다.

미국은 현재 최고 부자들 2%가 부를 독점하고 나머지 98%의 국민들은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누구나 공평하게 분배받고 같은 룰을 적용받아야 한다”라며 극소수의 부유층과 대다수 국민 사이에 벌어진 경제적 갭을 줄여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100만 달러 이상을 버는 부자들은 최소한 30% 이상 세금을 내야 한다”라며 억만장자 워렌 버핏이 자신의 비서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면서 주창한 부자 증세를 촉구했다. 더불어 “연소득 25만 달러 미만인 98%의 미국민 가정에 대해서는 세금을 올려서는 안 된다”라면서 급여세 감면안의 재연장을 빨리 승인해달라고 요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은 극소수의 부유층에게 편중된 불공정한 경제 시스템을 바꿔 경제적 공평을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함으로써 중산층 서민들의 표심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되었다.

전략 ⑤ 공화 후보들의 약점을 파고들라

오바마 재선 캠프에서는 양강 대결로 좁혀진 듯한 공화당의 두 유력 후보가 서로의 약점을 물어뜯는 사태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적진의 이전투구는 자신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줄 가능성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선거에서 양자택일의 판이 펼쳐지므로 본인이 잘해서가 아니라 상대가 못해서 당선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화당의 백악관행 티켓을 놓고 양강 대결에 돌입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재산 논란, 전처 문제, 도덕성 등 갖가지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롬니 후보는 베인캐피탈을 설립해 운영하면서 망해가는 회사를 헐값에 사들여 직원들을 대량 해고하고 몇 명은 쥐어짜낸 후 수익을 올려 비싼 값에 팔아넘기는 방법으로 억만장자가 되었다는 인상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깅리치 후보는 수년간 프레디맥과의 계약에서 1백60만 달러를 받아 본인은 컨설팅 비용이라고 주장하지만 로비스트였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깅리치는 도덕성 굴레를 쓰고 있다. 두 번 이혼하고 세 번 결혼하는 과정에서 암 투병 중인 첫 번째 부인에게 병상에서 이혼장을 들이민 것, 클린턴 탄핵에 앞장섰는데 정작 자신은 불륜을 저질렀다는 것, 불륜 상대인 보좌관이 현 세 번째 부인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전략 ⑥ 격전지 절반을 지켜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 참석한 미트 롬니 후보(왼쪽)와 뉴트 깅리치 후보. ⓒ EPA 연합
2012년 11월6일 실시될 미국의 대선에서 승부는 이른바 스윙스테이트, 배틀그라운드 등 12개주에서 갈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 전국 50개주에서 대부분은 이미 승부가 났고 12개주에서 어느 당 후보가 많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백악관 주인이 결정된다는 관측이다. 그 12개주는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시건,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위스컨신, 콜로라도, 아이오와, 네바다, 뉴멕시코, 뉴햄프셔이다.

이들 12개주는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 후보가 모두 석권했던 곳들인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올해에는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오하이오는 공화당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 4개주를 잃어도 나머지 지역을 차지하면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백70명에서 2명을 넘기기 때문에 백악관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12개 스윙스테이트들을 지키는 데 총력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악의 경우 절반을 수성한다는 전략이다. 오바마 캠프에서는 롬니 후보가 상대가 될 경우 그의 부친이 주지사를 지낸 미시건 주가 격전지로 변할 수 있어 자동차 산업의 회생을 부각시키면서 일찌감치 공을 들이고 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플로리다를 잡기 위해 이민 옹호 정책으로 차별화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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