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영진 보수, 직원보다 3백배 뛰는 동안 기업 경쟁력은 ‘뚝’
  • 강청완 인턴기자 ()
  • 승인 2012.02.07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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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에 맞서는 99%’라는 슬로건으로 대변되는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가 금융자본주의의 맹주국인 미국에서 비롯된 데는 이유가 있다. 미국의 진보적인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일반 직장인에 비해 평균 보수를 2백50배 가까이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렌스 미셸 EPI 소장은 ‘지난 1965년 25배였던 일반 직원의 평균 급여와 최고경영자의 보수 대비율은 2010년 2백43배까치 치솟았다’라고 지적했다. 이 격차는 지난 10년간 빠르게 커졌다. EPI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1965~2010년 최고경영자 연간 보수 대비 일반 노동자 급여 그래프’를 보면 비율이 1995년 100 대 1이었으나 불과 5년 만인 2000년 2백99 대 1로 3배 가까이 치솟는다. 지난 2008년 금융 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 탓에 하락하는가 싶더니 2010년 다시 2백배가 넘었다.

다른 연구도 비슷한 결과를 보인다. 영국 워윅(Warwick) 대학 토마스 프로서 교수가 컨설팅회사 머서와 공동으로 미국 3백50개 기업 최고경영자 연봉을 조사한 결과 미국 최고경영자는 연간 평균 7천3백만 달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날마다 2만8천 달러씩 챙기는 셈이다. 이는 미국 일반 직장인의 평균 연봉에 조금 못 미친다. 하루에 버는 돈이 일반 직장인의 연봉에 버금간다는 뜻이다. 미셀 EPI 소장은 “미국 주요 최고경영자의 보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라고 밝혔다. 장하준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는 ‘미국 최고경영자들의 보수가 3백배 가까이 뛰는 동안 미국 기업 경쟁력은 오히려 떨어졌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일반 직장인들의 보수는 33년 동안 13%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PI가 2009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달러화 가치를 기준으로 한 미국 노동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1973년 18.90달러에서 2006년 21.34달러로 상승했다. 1년에 0.4% 오른 셈이다. 최고경영자의 보수가 가파르게 오른 2002~07년 일반 직원들의 평균 임금 증가율은 0.1%에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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