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최장수’, 12명이 ‘1년 이하’
  • 정락인 기자·홍재혜·고우리 인턴기자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2.02.07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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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돌연 사퇴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장관급으로는 최고령이자 최장수를 기록했다. 지난 1월27일 물러날 때까지 2기 연임을 하면서 무려 3년10개월간 자리를 지켰다. 그러면 현 정부에서 다른 장관급 인사들의 부침은 어떠했을까. <시사저널>은 정부 조직도를 기준으로 현 정부에서 장관급 자리를 거쳐갔거나 현직에 있는 총 84명의 과거와 현재를 상세히 분석했다.

2008년 2월19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초대 내각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월3일 장관급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갑작스레 물러났다. 대한민국의 장관직은 ‘관운’이 따라야 한다. 장관직에 오르기도 어렵지만 막상 그 자리에 올랐다고 해도 언제 갈릴지 모르는 운명이다. 몇몇을 제외하고는 장관(급)의 임기는 따로 정해진 것이 없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 부닥치면 언제든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장관이 바뀌는 이유도 여러 가지다. 천재지변이 생겼을 때, 대형 사건이나 사고가 터졌을 때, 어떤 정책을 두고 대통령과 노선을 달리할 때, 개인 비리가 발견되었을 때 등이다.

재임 기간도 천차만별이다. 적게는 며칠에서 많게는 8년 가까이 장관직에 있는 경우도 있다. 역대 최단명 장관은 국민의 정부 때 취임 3일 만에 경질된 안동수 전 법무부장관이다. 그는 장관에 임명되었지만 대통령에 대한 ‘충성 서약’을 담은 취임사가 문제가 되어 ‘3일 장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반면 박정희 정권 때 과학기술처장관을 지낸 최형섭씨는 무려 7년7개월 동안 장관직에 있었던 최장수 장관이다.

장관직을 오래한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업무 능력이나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운’이 뒤따라야 한다. 관가에는 오래전부터 대통령은 ‘천운’이 만들고, 장관은 ‘관운’이 따라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올해 집권 5년차에 접어든 이명박 정부의 장관들은 어떠했을까. 남은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면 개각은 끝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 장관들의 면모가 거의 드러났다는 뜻이다.

<시사저널>은 정부 조직도를 기준으로 장관(급) 이상 고위직의 신상을 파악해보았다. 그랬더니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의 장관(급) 이상 고위직(대통령 포함)은 현직을 포함해 총 84명이었다. 이 가운데 여성은 일곱 명이다. 가장 부침이 심했던 부처로는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가 꼽힌다. 이곳은 수장인 장관이 네 번이나 바뀌었다. 청와대의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까지 네 명의 실장이 거쳐갔다. 이에 반해 외교통상부, 환경부, 국토해양부, 국가정보원, 방송통신위원회 등은 장관들의 수명이 타 부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었다. 

2년 이상 재임한 장관은 18명

장관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이명박 정부의 최장수 장관(급)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다. 그는 2008년 3월26일 초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선임된 이후 2기 위원장으로 연임했다. 지난 1월27일 전격 사퇴할 때까지 무려 3년10개월간 재직했다. 방송통신위원장은 3년 임기가 보장되어 있다. 사퇴하지 않았으면 2014년 3월까지 자리를 보전할 수 있었다. 최 전 위원장은 올해 76세로 역대 최고령 장관이라는 타이틀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돈 봉투’ 의혹에 휩쓸리면서 ‘불명예 퇴진’이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장관과 이만의 전 환경부장관이 두 번째 장수 장관이다. 두 사람은 2008년 2월 현 정권의 출범과 함께 나란히 장관직에 올랐다. 재임 중 세 차례의 개각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살아남았다. 지난해 5·6 개각 때 물갈이 대상에 포함되어 물러났다. 재임 기간은 3년3개월이다.

정 전 장관은 역대 건설부, 건설교통부, 국토해양부 시절을 통틀어 최장수 장관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 전 장관은 재임 중 친자 확인 소송에 휘말리며 구설에 올랐으나 경질되지는 않았다. 친자 확인 소송에서는 최종 패소했다. 이 전 장관도 역대 환경부장관 중 두 번째 최장수 장관이다. 

2년 이상 재임한 장관(급) 이상(대통령 제외)은 18명이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2년11개월 동안 재임했다. 유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억세게 운 좋은 장관’으로 유명하다. 2010년 8월에 경질되었으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신재민 차관이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의 문제로 자진 사퇴하면서 7개월 정도를 장관직에 남아 있었다. 이임 장관이 장관직을 수행한 전례 없는 일이었다. 유 전 장관은 역대 문화부장관으로는 두 번째 장수 장관으로 기록되었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장관과 현인택 전 통일부장관도 2년7개월 동안 장관직에 있었다. 유 전 장관의 경우 현 정부 초대 외교부장관이 되며 승승장구했으나 딸의 외교부 특채 파문에 휩쓸려 불명예 퇴진했다. 현 전 장관은 역대 통일부장관 네 번째로 장수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장관도 2년을 넘겼다. 2009년 경제사령탑에 오른 윤 전 장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 때 4년3개월간 경제부총리를 역임했던 남덕우 전 총리에 이어 두 번째이다. 그만큼 경제수장의 자리가 부침이 심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류우익 대통령실장, 4개월로 ‘최단명’

반면 이명박 정부에서 관운이 짧았던 ‘단명 장관’은 누구일까. 재임 기간이 1년 미만인 장관(급)은 총 12명이다.

류우익 초대 대통령실장의 재임 기간이 4개월로 가장 짧았다.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의 경우 집권 초반에는 ‘왕실장’으로 불리며 청와대 참모진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쇠고기 재협상’ ‘촛불 민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류 전 실장은 초대 비서실장으로는 역대 최단명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이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멀어진 것은 아니다. 그는 주중 중국대사를 거쳐 지난해 8월 개각 때 통일부장관으로 내각에 들어왔다.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장관, 김성이 전 보건복지부장관,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은 재임 기간이 6개월이다. 또 세 사람은 임명 날짜와 퇴임 날짜도 같다. 이들은 현 정권 출범과 함께 장관직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으나, ‘광우병 역풍’에 휘말리며 중도 하차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불운한 장관’들로 꼽힌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지난해 1월 유인촌 전 장관에 이어 문체부장관이 되었으나, 그해 9월 경질되면서 ‘8개월 장관’에 그쳤다. 역대 문화부장관 중에서는 두 번째로 단명했다.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9개월)과 임태희 전 고용노동부장관(10개월)은 재임 기간은 짧지만 특임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수평 이동한 것이어서 ‘단명 장관’으로 보기는 힘들다.

이 밖에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장관, 유정복 전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전광우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재임 기간은 10개월로 단명 장관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장관은 지난해 9월15일 ‘대규모 정전 사태’가 터지면서 발목이 잡혔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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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정부 장관급 인사들              총 84명 

분류

직위

이름

나이

출신
지역

출신 고교 

출신
대학

재직 기간

현직

대통령

대통령

이명박

71

일본

동지상업고

고려대

2008.2~

현직

장관 이상

국무총리

한승수

76

강원

춘천고

연세대

2008.2~2009.9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이사회 의장

 

 

정운찬

65

충남

경기고

서울대

2009.9~2010.8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김황식

64

전남

광주제일고

서울대

2010.10~

현직

부총리급

감사원장

김황식

64

전남

광주제일고

서울대

2008.9~2010.9

국무총리

장관

기획재정부

강만수

67

경남

경남고

서울대

2008.2~2009.2

산은금융그룹 회장 겸 한국산업은행 은행장

 

 

윤증현

66

경남

서울고

서울대

2009.2~2011.6

윤경제연구소 개소

 

 

박재완

57

경남

부산고

서울대

2011.6~

현직

 

교육과학기술부

김도연

60

서울

경기고

서울대

2008.2~2008.8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안병만

71

충북

경기고

서울대

2008.8~2010.8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이주호

51

대구

청구고

서울대

2010.8~

현직

 

외교통상부

유명환

66

경기

서울고

서울대

2008.2~2010.9

세종대 석좌교수

 

 

김성환

59

서울

경기고

서울대

2010.10~

현직

 

통일부

김하중

65

강원

 

서울대

2008.3~2009.2

 

 

 

현인택

58

제주도

제주제일고

고려대

2009.2~2011.9

대통령실 통일정책특보

 

 

류우익

62

경북

상주고

서울대

2011.9~

통일부장관

 

법무부

김경한

68

경북

경복고

서울대

2008.2~2009.9

KH법률연구소 대표

 

 

이귀남

61

전남

인창고

고려대

2009.9~2011.8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

 

 

권재진

59

대구

경북고

서울대

2011.8~

현직

 

국방부

이상희

67

강원

경기고

육사

2008.2~20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