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을 위해 피켓 든 ‘1인’
  • 고우리 인턴기자 ()
  • 승인 2012.02.28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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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효일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 국민대분회장

© 시사저널 박은숙
지난해 6월, 18년 동안 국민대에서 글쓰기 과목을 강의해온 황효일씨는 학교 본부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학교에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 분회를 설립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황씨는 학교 본관 앞에서 ‘해고 철회’ 1인 시위를 했다. 학교는 한 달 만인 지난해 7월 그를 복직시켰다.

그런데 복직된 지 6개월이 지난 2012년 1월부터 황씨는 다시 본관 앞에 섰다. 노조는 설립되었지만 본부가 강사 처우 개선을 위한 단체 협약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황씨는 2년 동안 근무한 강사를 정규직으로 인정하고 4개월로 단축된 강사 계약 기간을 6개월로 연장해 방학 동안 강사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강사의 처우가 개선되어야 학생들에게 양질의 수업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황씨가 다시 시위에 나선 이유이다.

황씨는 ‘수강 인원 줄이기 운동’을 통해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학생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았다. 서명에 참여한 학생은 총 4천100명으로 국민대 학생의 3분의 1이나 되었다. 국민대를 졸업한 그는 학부 시절에도, 강사가 된 후에도 100명이 넘게 듣는 수업에서는 소통과 토론이 불가능해 아쉬웠다.

시위를 통해 본부로부터 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대신 황씨를 응원하는 학생들을 얻었다. ‘황효일 교수님 해고를 반대하는 학생 모임’이 생기고 1인 시위 장소에 꾸준히 찾아와 돕는 20여 명의 학생도 있다. 황씨는 “학생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었다. 잘못된 상황을 개선할 때까지 교육자로서 사명을 가지고 시위에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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