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세는 모바일 광고이다”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2.02.28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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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동훈 구글코리아 대표 / “상위 100대 광고주는 모두 구글과 연관…언론의 관심도 높아져”

ⓒ 시사저널 박은숙
구글(google)은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엔진과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갖춘 기업이다. 이 기업이 최근 개발보다 광고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바일 기기 사용자가 늘어나자 모바일 광고, 특히 동영상 광고 유치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06년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youtube)를, 2009년 광고 기업 애드몹(admob)을 인수했다.

세계 모바일 광고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특히 한국에서 광고 유치전이 활발하다. 구글코리아는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광고 설명회를 자주 연다. 그런데 최근에는 광고주 유치에 언론까지 동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사에 구글 광고력이 자주 노출될수록 광고 수주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일부 광고주에게 필요한 내용을 언론에 노출하는 것은 불공정 비즈니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국 기업이 한국 언론을 자사 수익 창출을 위해 이용하는 행태라고 지적한다. 그 내막을 들어보기 위해 지난 2월22일 염동훈 구글코리아 대표를 만났다.

왜 모바일 광고 유치에 적극적인가?

모바일이 디지털 광고의 중심이 되었다. 컴퓨터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보다 휴대용 기기를 통한 인터넷 이용이 많다. 소비자가 모바일로 이동하자 광고주들도 옮겨오는 시기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 개발자와 광고주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구글이 한다. 또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 광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실제로 소비자와 광고주들의 움직임은 어떠한가?

지난 1월 모바일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해보았다. 총 매체 이용 시간을 100%로 볼 때, 모바일이 38.8%, PC 36.5%, TV 24.7%로 나타났다. 모바일 이용 시간이 컴퓨터나 TV를 앞질렀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반 휴대전화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고, 3G에서 4G LTE로 이동하면서 더 많은 사용자가 모바일을 폭넓게 이용한다. 이는 광고주를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모바일 광고를 계획한 광고주는 44%로 집계되었다.

구글의 광고 유치 마케팅의 핵심은 무엇인가?

모바일(mobile), 재미(entertainment), 소셜(social)을 2012년 마케팅 키워드로 삼았다. 설명한 것처럼 모바일 사용자가 늘어난 만큼 모바일 광고가 대세이다. 광고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단순 광고보다는 동영상 광고가 유용하다. 재미가 있으면 소비자들이 트위터 등으로 그 광고를 퍼뜨린다. 늘 가까이 두는 휴대전화나 태블릿PC를 이용해 광고에 관한 이야기를 실시간으로 나눈다.

특히 동영상 광고를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면?

소비자는 아는 사람의 말을 믿는 경향이 있다. 물건을 살 때 소비자의 90%는 아는 사람의 말을 신뢰한다. 또 인터넷에서 제품 사용기를 보고 신뢰하는 비율도 84%이다. 요즘에는 같은 제품 사용기를 보더라도 글자나 그림보다 동영상을 보는 사람이 늘어났다.

광고주는 얼마나 확보하고 있나?

정확한 숫자를 밝힐 수는 없지만, 상위 100대 광고주는 모두 구글과 연관되어 있다.

광고주들이 구글을 통해 광고해야 하는 이유, 즉 경쟁사와의 차별성은?

광고주들이 쉽게 모바일 광고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리치 미디어 템플릿)이 뛰어나다. 클릭 몇 번으로 어렵지 않게 모바일 광고를 만들 수 있다. 또 광고는 아이디어 싸움인데, 구글이 광고주들에게 제공하는 아이디어가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네이버·다음과 같은 국내 포털 사이트와 경쟁이 쉽지는 않겠지만 결과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구글은 최근 개인정보 수집 논란의 핵심이 되었다. 모바일은 휴대 기기여서 개인정보 수집 논란이 더 많이 제기되지 않을까? 

컴퓨터에서 쿠키(cookie)가 개인정보 수집 역할을 하는데, 모바일에서도 쿠키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지는 알아보아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소비자가 휴대전화로 현재 자신의 주변에 있는 식당을 검색했다고 하자. 개인 위치 정보를 이용해 근처에 있는 식당을 휴대전화 화면에 표시해준다. 이것이 모바일 검색 광고인데, 앞으로 이것은 스마트폰의 중요 기능이 될 것이기 때문에 구글은 합법적인 한도에서 위치 기반 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광고주들에게 필요한 구글의 광고 전략이나 차별성을 언론에도 설명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바일 광고 시장이 커지고 있다. 구글이 모바일 광고 사업을 강조하는 만큼 언론의 관심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언론에도 설명할 필요성을 느꼈다.

구글은 왜 광고 유치에 열 올리나  

지난 2월22일 오전 서울 역삼동에 있는 구글코리아 사무실에 염동훈 대표가 언론사 기자들을 불러모았다. 그 자리에서 염대표는 구글의 모바일 광고력을 강조하면서 광고주들이 구글을 통해 광고를 게재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년 동안에는 유튜브를 강조해왔다. 매달 2회 이상 언론사에 유튜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심지어 찰리 채플린 1백22번째 생일 기념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는 내용도 언론사에 뿌렸다. 유튜브를 언론에 노출시켜 광고 유치 효과를 노린 셈이다. 지난 2006년 구글이 인수한 유튜브는 구글의 핵심 광고 유치 수단이다.

기업이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할 목적으로 언론을 이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마케팅이고, 그 내용은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정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관심이 없는, 일부 광고주에게 필요한 내용을 언론에 뿌리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광고주에게 자사의 광고력을 프로모션하는 내용을 언론에 알리는 것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뉴스 가치성이 떨어진다. 여러 기업 광고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등의 정보라면 몰라도 광고력을 자랑하는 식의 언론 보도 요청은 무리수이다”라고 말했다.

구글코리아가 광고 유치에 열을 올리는 배경은 무엇일까? 구글은 스마트폰 광고 시장에서 세계 1위이고,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 점유율도 43.4%로 1위이다. 그렇지만 인터넷 검색 프로그램인 브라우저(크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를 쉽게 넘지 못했고, 세계적인 포털 사이트 구글 자체도 국내 시장에서는 네이버에 밀린 상황이다. 애플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2011년 4분기 매출 성장률이 73.3%인 데 반해 구글의 성장률은 25.4%에 그쳤다. 구글은 광고 유치로 탈출구를 찾으려는 것이다.

유튜브에 이어 광고 기업 애드몹을 인수했고, 스마트폰 광고 전담 임원 보직도 신설하고 모바일 광고 유치 직원도 대거 채용했다. 구글은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광고 유치를 위한 총력전을 펴고 있다. 세계 모바일 광고 시장 규모에서 아시아 지역은 2010년 53.4%(8억6천8백만 달러)를 차지했다. 미국은 18.7%이고 유럽은 15.8%이다. 모바일 사용이 활발한 한국은 아시아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나라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한국 모바일 광고 시장은 2015년 약 6천9백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84%에 이른다. 2015년 전체 광고 시장 전망치 15조원 중에서 40% 이상이 모바일, 스마트TV 등에서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구글은 광고 유치에는 적극적이지만 소비자가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거의 입을 열지 않는다. 2010년 불법 위치 정보 수집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구글코리아는 위치 기반 서비스를 하기 위해 스트리트뷰 차량(거리를 촬영하는 차량)을 운영하면서 와이파이 네트워크 정보와 데이터까지 수집했다. 이메일, 암호, 웹페이지 주소 등이 소비자 동의 없이 유출된 것이다. 경찰이 수사에 나선 후에야 구글코리아는 실수라고 해명했다. 이성춘 KT경제경영연구소 팀장은 “구글의 최대 목표는 안드로이드 확산을 통해 모바일 검색 및 광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다. 구글은 동영상 콘텐츠를 무료화해서 소비자가 모이도록 한다. 광고 수주를 늘리려는 방법이다. 그러나 동영상 품질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태블릿PC에서 동영상을 보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스마트TV 등 큰 화면에서는 화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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