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태블릿PC 전쟁 ‘필살 승부수’는?
  • 최연진│한국일보 산업부 차장 ()
  • 승인 2012.03.1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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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아이패드’ 공개되면서 다른 제품에도 관심 고조…가격·부팅 속도 등 차별화돼 경쟁 치열할 듯

지난 3월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뉴 아이패드’에 대해 설명하는 팀 쿡 애플 CEO. ⓒ AP연합

올해도 태블릿 PC는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애플이 3월8일 새로운 태블릿PC인 아이패드3를 내놓으면서 태블릿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애플은 3월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르바부에나예술센터에서 차세대 태블릿PC인 ‘뉴 아이패드(New iPad)’를 공개했다. 세 번째 태블릿PC인 만큼 ‘아이패드3’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다른 이름이 붙었다.

뉴 아이패드는 일단 기능이 크게 개선되었다. 9.7인치 크기의 고해상도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기존보다 향상된 가로 2,048, 세로 1,536의 해상도를 지원한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이미 스마트폰 아이폰4와 아이폰4S에 적용되어 쨍한 화질을 과시했다. 스마트 기기의 두뇌인 중앙 처리 장치로는 기존 듀얼코어였던 A5 프로세서보다 크게 개선된 듀얼코어 A5X 프로세서가 장착되었다. 여기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애플 스마트 기기 최초로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LTE는 3세대 이동통신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다섯 배 이상 빨라서 무선통신의 초고속 인터넷으로 불린다. 그만큼 데이터 전송에 무게를 실었다는 뜻이다.

뉴 아이패드, LTE 추가해 두께·무게 늘어나

그러나 LTE 기능이 추가되면서 배터리 용량이 커져 두께와 무게는 기존 제품보다 늘어났다. LTE의 전력 소모가 크고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선택하다 보니 두께와 무게가 늘어났다. 그만큼 휴대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가격은 기존 아이패드2와 똑같이 내장 메모리 용량에 따라 4백99달러(와이파이 전용)에서 8백29달러(LTE 겸용)로 정해졌다. 대신 아이패드2는 일제히 100달러씩 내렸다. 국내에는 다음 달 이후에나 뉴 아이패드가 나올 전망이다. 뉴 아이패드는 3월16일부터 미국·호주·일본 등 12개국에 출시하고 23일부터 추가로 25개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토요타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7.7mm 두께의 태블릿 AT200을 국내 출시했다. 10.1인치 화면의 이 제품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했다. 삼성전자도 7인치 크기의 태블릿PC인 갤럭시탭2를 유럽에서 공개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인 아이스크림샌드위치를 탑재한 이 제품은 3월 영국을 시작으로 전세계에 출시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11.6인치의 대화면 태블릿PC도 준비하고 있다. 출시 시점은 미정이지만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OS와 강력한 성능의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HP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8 OS를 탑재한 태블릿PC를 3분기에 내놓기로 했다. 이 제품은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과 함께 LTE를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처럼 태블릿PC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지난해 태블릿PC 시장이 괜찮았기 때문이다. 태블릿PC는 아직까지 스마트폰처럼 많이 사용하지는 않지만, 지난해 의미 있는 숫자를 남겼다. 시장 조사 업체 주니퍼리서치는 지난해 전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을 5천5백20만대로 추산했으며 2016년에는 다섯 배 성장해 2억5천3백만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또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전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을 6천3백60만대로 추산했고, 2015년에는 3억2천6백30만대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쪽 전망치가 다르기는 하지만 태블릿PC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동일하다.

따라서 올해도 그만큼 태블릿PC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는 올해 전세계 태블릿PC 시장 규모가 1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급성장이 예상되는 올해 태블릿PC 시장의 새로운 경향은 지난해 말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가격 하락 현상이다. 이제 태블릿PC도 우후죽순으로 각종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저가형 제품임을 내세워 승부를 거는 제품들이 등장했다.

20만원대 태블릿PC도 출시 잇따라

삼성전자의 갤럭시탭2. ⓒ 삼성전자
가격 하락의 불씨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점으로 꼽히는 미국의 아마존이 내놓은 전자책 단말기 킨들파이어와 그 경쟁 업체인 반스앤노블에서 선보인 누크태블릿이다. 아마존이 지난해 11월에 내놓은 킨들파이어는 전자책이지만 다른 태블릿PC처럼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와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7인치 화면에 디지털카메라까지 갖췄다.

그만큼 전자책뿐만 아니라 인터넷 검색이나 동영상 감상 등 어지간한 태블릿PC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가격은 저장 용량이 8GB 제품인 경우 1백99달러에 불과하다. 우리 돈으로 20만원대이다. 여기에 인터넷 검색 속도는 다른 태블릿보다 빠르다. 자체 개발한 웹브라우저인 실크브라우저를 탑재했는데, 인터넷 검색 요청이 들어오면 태블릿PC와 서버가 일을 나눠서 하는 방법으로 검색 속도를 향상시켰다. 한 가지 단점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함에도 각종 응용 소프트웨어를 내려받는 안드로이드마켓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이용자들이 탈옥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해킹 기능을 이용하면 안드로이드마켓을 이용할 수 있지만,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안 된다는 점이 한계이다.

반스앤노블의 누크태블릿은 아마존의 킨들파이어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해 11월에 등장했다. 가격은 2백49달러로 킨들파이어보다 50달러 비싸지만 사양이 앞선다. 7인치 화면의 누크태블릿은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했고 저장 용량이 16GB로 킨들파이어보다 크다. 무엇보다 누크태블릿이 킨들파이어와 차이가 나는 점은 바로 안드로이드마켓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안드로이드마켓에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다.

이제 태블릿PC 시장은 스마트폰처럼 운용체제별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용체제를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진영과 애플의 iOS를 사용하는 아이패드가 있는데, 여기에 올해 새로운 변수가 나타났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8이다. 올해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전시회인 CES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운용체제인 윈도8을 공개했다. 윈도8은 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여러 가지 기기에 골고루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올해 윈도8을 탑재한 태블릿PC도 경쟁 대열에 새롭게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윈도8이 기존 윈도 시리즈와 다른 점은 획기적인 부팅 속도이다. 즉, 태블릿PC의 빠른 부팅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부팅 속도를 수초 이내로 크게 줄였다.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8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탑재되었을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응용소프트웨어 장터인 윈도스토어를 개설할 예정이다. 또 애플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처럼 인터넷에 자료를 저장해놓고 필요한 기기에서 불러서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지원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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