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총기 사건이 낯설지 않은 까닭은…
  • 최현진│국제신문 기자 ()
  • 승인 2012.03.1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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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와 국가정보원은 총기류를 영화 소품으로 위장해 국내로 밀반입해 불법 대여한 밀반입 조직과 인터넷 상에서 권총을 판매한 일당을 검거해 조사를 벌였다. ⓒ 연합뉴스
부산에서 총기 밀반입 사건이 일어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선원이 개인 휴대용으로 몰래 반입한 것에서 조직폭력 세력이 연관된 것까지 다양하다. 주로 러시아 선박과 러시아 선원을 통해 반입된다. 부산은 러시아 선박의 주요 수리처로 이용되고, 러시아 무역상과 수산물 무역 등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일어난 총기 밀반입 사건 중에서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2003년 부산 영도 주택가에서 벌어진 러시아 마피아 권총 살인 사건이다. 러시아 마피아가 적대 관계에 있던 상대편 마피아 두목을 권총으로 살해한 사건이었다. 2003년 4월17일 오후 8시6분께 부산 영도구 영선동의 한 아파트 1층 현관에서 30대 러시아인이 러시아 마피아 두목 등 두 명에게 총기를 난사했다. 이로 인해 두목이 숨지고 한 명이 크게 다쳤다. 여기에 사용된 총은 소음기가 달린 러시아제 4.5구경 권총 두 자루로 이 남성은 모두 10발을 쏘았다. 이 사건 탓에 부산 시민은 밤길을 무서워했다. 부산이 러시아 마피아 활동의 근거지임이 확인됨과 동시에 총기가 유통된다는 사실 때문에 시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2006년에는 총기를 다량 밀반입하려 한 사건도 사정 당국이 적발했다. 부산지검 외사부가 중국에서 권총과 실탄을 가져와 부산항을 통해 밀반입하려던 40대 남성을 구속했다. 이 남성은 다롄 항에서 부산항으로 입항하는 무역선 컨테이너에 3.8구경 리볼버 등 권총 4자루와 실탄 1백15발을 몰래 숨겨 부산으로 가져왔다. 그는 권총과 실탄을 컨테이너 하단부에 실은 뒤 용접했다. 난로의 미닫이식 쓰레기받이로 위장해 반입을 시도했으나 물품 검사 과정에서 미리 첩보를 입수한 조사관에게 덜미를 잡혔다.

국내 선원이 필리핀에서 권총과 실탄을 구입해 부산항을 통해 밀반입한 사건도 있었다. 그는 필리핀 마닐라의 한 항구에서 미제 3.8구경 리볼버 권총 1정과 실탄 9발을 구입한 뒤 국내에 몰래 들여와 이를 팔려고 했다. 1996년 10월 부산세관과 국정원은 감천항을 통해 러시아제 총기류를 밀반입해 국내에 판매한 러시아 선원 두 명을 구속했다. 2001년 10월에는 감천항을 통해 입국한 러시아 선원이 부산 도심에서 공기권총을 쏘면서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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